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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준공식, 반대 시위 가운데 진행돼
  • 최진
  • 등록 2016-02-26 19:10:02
  • 수정 2016-02-26 20: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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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제주해군기지 준공식이 열린 가운데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은 해군기지 정문 인근에서 강정마을을 `생명평화문화마을` 선포했다. (사진출처=강정사람들)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관광미항) 준공식이 26일 오후 2시 해군기지 연병장에서 진행됐다. 제주해군기지 입지선정 후 9년여, 반대운동 3,207일째 만이다. 같은 시간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단체 회원 200여 명은 해군기지 정문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정마을을 ‘생명평화문화의 마을’로 선포했다. 


‘제주의소리’에 따르면 이들은 선포식을 통해 강정마을이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인류의 고향이 될 것이라고 밝히며, 전쟁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해군기지가 평화의 전진기지로 탈바꿈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동안 주민과 활동가들에게 가해진 공권력의 폭력에 대해 정부와 해군은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제주해군기지는 대한민국을 강대국들의 패권 경쟁의 제물로 만드는 것이며, 스스로가 전쟁의 소용돌이 한복판으로 뛰어드는 것”이라며 “제주해군기지 준공을 엄히 꾸짖으면서 다시 한 번 ‘생명평화마을 강정’을 ‘생명평화문화마을 강정’으로 재선포한다”고 밝혔다. 


▲ (사진출처=강정사람들)


▲ 25일 강정 해군기지 공사장 앞에서 `강정 생명평화 미사`가 집전됐다. (사진출처=강정사람들)


특히 “강정은 해군기지 마을이 될 수 없고 앞으로도 생명과 평화의 문화가 넘실거리는 마을로 살아갈 것”이라며 “하늘의 순리대로 인간의 도리가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해군기지가 없어지고 평화의 전진기지로 탈바꿈되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상생과 화합은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한 사과가 이뤄질 때 비로소 가능하다”며 “국민을 적으로 여기며 제주해군기지를 추진했던 정부와 해군은 이제라도 깊은 반성과 성찰을 통해 사과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준공식에 참석하는 황교안 국무총리 차량을 기다리다가 경찰에 둘러싸여 삼엄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이들은 선포식에 앞서 특별 제작한 장승을 세우고 고사를 지냈으며, 평화를 상징하는 노란 페인트를 밟으며 ‘인간 띠 잇기’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이날 준공식이 열린 해군기지 맞은편 임시천막에서는 강정 평화 미사가 이어졌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문정현 신부(전주교구)는 해군기지 건설이 시작부터 거짓으로 진행된 사업이라고 지적하며, 구럼비를 되찾을 때까지 희망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감춰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제주해군기지의 진실이 드러나면 온 세상이 놀랄 뿐 아니라 탄압받고 고통 받던 우리도 해방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6월 서귀포시 강정마을이 해군기지 건설 장소로 결정됐지만, 유치를 결정한 마을 임시총회에 전체 마을주민 중 86명만이 참석해 절차적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마을 주민들과 천주교를 비롯한 종교계, 시민사회 단체들은 지난 9년 동안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했지만, 결국 기지는 준공됐고 강정은 군사기지 마을이 됐다. 제주해군기지는 이번 준공을 통해 즉각 군항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됐지만, 크루즈항 부대시설 등은 완공되지 않았고 빨라야 내년 하반기부터 민항의 기능 수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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