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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창조질서를 훼손한 결과”
  • 최진
  • 등록 2016-03-14 18:55:32
  • 수정 2016-03-14 19: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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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9월 14일, 생명평화미사와 탈핵천주교연대 출범식을 마친 후, 사제단이 선도로 영덕성당을 출발해서 영덕읍내를 거쳐 영덕군청까지 평화적 행진을 하고 있는 모습. ⓒ 장영식


‘핵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5주기를 맞아 12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에서 추모문화제를 열고 ‘탈핵시민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우리 사회가 핵발전소를 늘리기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교훈 삼아 안전한 자연에너지 사업 육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80여 개의 종교·환경·시민단체가 모인 공동행동은 이날 선언문을 통해 원전이 없는 사회를 염원하는 각 단체의 뜻을 밝혔다. 또한,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의 상황을 담은 사진 전시회를 통해 시민들에게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알렸다. 행사에 참여한 종교단체들은 자연 조화를 거스르고 생명을 파괴하는 핵발전소 신설 계획을 중지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탈핵천주교연대와 예수회 사회사도직위원회는 우리 사회가 인간의 능력이 향상될수록 그것을 제한하는 능력도 함께 키워야 한다는 사실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통해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은 자연에너지로 돌아서기 위한 기술·재정적 능력이 충분하므로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탈핵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핵천주교연대는 “우리는 핵분열을 통해 선악과를 이미 따먹었고, 세상의 다른 존재들과 조화롭게 살도록 만들어진 창조질서를 훼손했다. 그 결과가 바로 체르노빌이고, 후쿠시마이다”라며 “자연의 선물, 하느님의 선물인 햇빛과 바람을 모으며 함께 탈핵의 길로 나가자”고 호소했다.

 

▲ 12일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5주기를 맞아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사진출처=환경운동연합)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핵발전이 먹음직스럽고 탐스러워 보일지라도 생명으로 충만한 지구의 질서를 거스르는 죽음의 열매”라며 “핵발전은 산과 들과 바다를, 사회를, 마을을, 사람들을 죽음으로 이끌어가는 우상이며, 탐욕과 전쟁의 본성을 감추고 있는 회칠한 무덤이다. 더 늦기 전에 이 어처구니없는 현실에서 돌아서야 한다”고 말했다.

 

불교생명윤리협회는 “원자력 발전은 생명을 죽이는 에너지이기 때문에 불교생명윤리의 원칙을 벗어나는 것”이라며 “청정한 지구를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평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한국 사회가 탈핵으로 나가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불교환경연대는 ‘만물과 인간은 서로 은혜의 관계’이므로 과학 문명을 이용할 때에도 자연을 고려한 도덕적인 자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우리 사회가 이기적인 삶을 반성하고 탈핵을 통해 생명과 평화를 중시하는 길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21세기 최악의 방사능 누출사고로 평가받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2011년 3월 11일 일본 미야기 현 산리쿠(三陸)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지진으로 초대형 해일이 일본 도호쿠(東北) 연안을 강타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지진과 해일의 여파로 후쿠시마 핵발전소는 정전됐고 냉각수 공급에 문제가 생긴 상황에서 원자로 3기의 노심(core)이 녹아내리면서 원전 건물 4개가 폭발해 방사능이 누출됐다.

 

사고 이후 5년이 지났지만, 사고지역을 중심으로 환경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현장을 정화하는데 약 40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환경 전문가들은 최소한 10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핵발전의 위험과 문제의 심각성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6월 ‘제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통해 2029년까지 영덕, 삼척, 울진 등에 12기의 핵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한국 천주교는 영덕 핵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며 ‘탈핵천주교연대’를 출범, 신규 핵발전소 건설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연대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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