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3일 일요일 70일차.
대전 월드컵 경기장 맞은 편에 있는 화원 앞 에서 일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지난 여름에는 바로 이 곳에서 그 기나긴 여정을 끝냈지만, 오늘의 그 곳은 또 다른 시작 이었습니다.
70일차.. 이제 겨우 이 곳 까지 온 것인지, 벌써 여기 까지 온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가장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신 날 이었습니다.
아빠 뒤에서, 제 뒤에서, 은미언니 뒤에서, 근우 오빠 뒤에서, 삼중이 삼촌 뒤에서 열 분이 넘는 분들이 함께 엎드려 주시고, 오십분이 넘는 분들이 함께 걸어 주셨습니다.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따라온 아이들도 오늘은 더 많았습니다.
엄마를 따라 온 여섯살 인호는 절을 하고 있는 엄마가 재미 있어 보였는지
엄마 옆에 엎드려 폴짝 폴짝 절을 하고 배도 함께 밀어 주었습니다.
왜 엄마가 그렇게 절을 하고 있었는지 나중에 인호가 알게 되겠죠.
지금도 알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반가운 사람들이 많이 오는 행복한 주말 이지만, 또 헤어지는 사람이 많은 쓸쓸한 주말 입니다.
내일은 모처럼 쉬는 날 입니다.
힘이 들어서 더 그렇게 느끼는 것 인지 정말 오랜만에 쉬는 것 같습니다.
한 절, 한 절.
한 걸음, 한 걸음.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리고 그 분들이 정말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이아름 : 세월호 희생자 승현군의 누나이자, 이호진씨의 딸이다. 아름양은 지난 2월 23일부터 진도 팽목항에서 광화문까지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