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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김근수] 세월호 참사 2주기, 가톨릭프레스 1주년
  • 김근수
  • 등록 2016-04-16 12:01:28
  • 수정 2016-04-17 18: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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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진


오늘은 세월호 참사 2주기이자 가톨릭프레스 창간 1주년이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가족들의 슬픔과 고통을 하느님께서 위로하시고 그 억울함을 달래주시기를 빈다. 


세월호 참사 2주기가 되었지만 무엇 하나 속 시원히 드러난 게 없다. 참사 원인과 구조 방치, 책임자 처벌 등 반드시 밝혀야 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방해한 것이 4·13 총선에서 박근혜 정권과 여당이 참패한 이유 중 하나였다. 야당들은 세월호 참사 진상을 밝히는데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기 바란다. 


가톨릭프레스는 세월호 참사를 창간 정신의 핵심으로 삼았다. 역사의 희생자를 편드는 새로운 가톨릭 언론을 만들자는 것이다. 언론은 공정성이라는 구호 아래 중립이라는 껍질 속에 숨지 않았던가. 그저 그렇고 그런 또 하나의 언론이 되기 위해 가톨릭프레스가 생긴 게 아니다.


가톨릭프레스에 중립은 없다. 가난한 사람들을 편들고 교회 안에 목소리 없는 사람들을 편들 고 있다. 루카복음이 부자를 비판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편들었듯이, 가톨릭프레스는 권력자를 비판하고 평신도를 격려하고 있다. 


가톨릭프레스에 성역은 없다. 교황대사도, 주교도, 사제도 성역은 아니다. 성역을 내심 설정하고 성역을 비판하는 시늉만 하는 그런 가톨릭 언론과는 다르다. 가톨릭프레스에 자기 검열이나 타협은 없다. 


가톨릭프레스는 일방통행을 반대한다. 일방통행은 소통이 아니라 불통에 불과하다. 그래서 주교들과 사제들이 평신도를 향해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글은 우리가 질리도록 오래 보아 왔다. 그래서 가톨릭프레스에는 평신도들이 쓴 글과 평신도의 생각을 드러내는 글이 대부분이다. 


얼마 전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병인 순교 150주년 기념 사목교서에서 이렇게 말했다. “가난한 이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선의와 경험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이러한 자세가 없다면 우리의 복음 선포는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셈이 된다” 좋은 말이고 적절한 말이다.


먼저 주교들에게 묻고 싶다. 지금 한국천주교회는 모래 위에 집을 짓고 있지 않는가. 주교들이 앞장서고 있지 않는가. 가난한 교회,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교회를 만들라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교들에게 당부했지만, 주교들은 부자들을 위한 부유한 교회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지 않는가.


주교들에게 좋은 문헌과 말씀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먼저 모범을 보이라는 것이다. 모범 없는 말씀은 공허하기만 해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 주교들부터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 


교황청 국무장관 피에트로 파폴린 추기경은 교회 언론이 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진실을 위해 봉사하라고 당부했다. 전적으로 옳은 말이다. 가톨릭프레스의 길이 그 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 시절에 교회 안에 진보의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 교회 쇄신의 분위기를 강조해야 한다. 하느님이 주신 이 기회를 우리는 그저 허무하게 보내고 말 것인가. 


한국 천주교회의 진보 언론인 가톨릭프레스는 아직 할 일이 많다. 능력은 부족하고 여력은 없다. 독자들과 후원자들의 성원에 감사할 뿐이다. 가톨릭프레스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을 우리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옳은 길을 간다. 가톨릭프레스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그 누가 뭐라 해도, 우리는 우리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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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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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mrdkim2016-04-16 15:47:10

    언론 편집사라고 해서 중립을 고수하다보면 이미 만들어져 있는
    다른 카톨릭 편집사들과 똑 같아 지지싶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성경에 뜨겁지도 차지도 않고 뜨듯미지근한 것을 주님은 뱉어 버리신다는
    구절도 있지 싶다...

    욕을 먹더라도 가난하고 소외된자 편에 서서 일한다는건 하늘에 상급을
    쌓아 놓는 일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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