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그리스 레스보스 섬에서 로마로 돌아오는 기내 기자간담회에서 난민캠프의 어린이에게 선물 받은 그림 두 장을 공개하며 인류애를 강조했다.
교황이 소개한 그림 중 한 장은 바다에 빠져 죽은 아이가 그려진 그림이며, 또 한 장은 바다에 빠진 난민들을 보며 태양이 눈물을 흘리는 그림이다. 교황은 태양이 그려진 그림을 보여주면서 “태양이 난민을 향해 눈물을 흘릴 수 있다면 우리도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아픔을 표현한 그림을 통해 평화를 염원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티칸 라디오에 따르면 교황은 바티칸으로 데려온 난민들이 모두 무슬림 가정인 점에 대해서는 “그리스도교나 무슬림이라는 종교를 기준으로 가정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인류가 지난 세기 동안 세운 장벽이 인류의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으며, 벽을 세우기보다는 협력의 다리를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권고문 ‘사랑의 기쁨’과 관련해 교황은 언론이 이혼과 재혼한 사람들에게만 관심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교황은 세상의 초석이 되는 가정의 일치가 위협을 받고 있지만, 이러한 현상이 크게 주목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가정이 받는 위협으로 젊은이들의 결혼 기피현상과 그로 인한 출산율 저하, 맞벌이 부부 증가 등을 예로 들었다.
앞서 교황은 그리스 레스보스 섬 난민캠프를 찾아 격려와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난민캠프 연설에서 교황은 “인류가 인도주의적 해결책을 마련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난민캠프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교황은 난민들과 포옹했으며 난민들은 교황을 환영했다. 또한, 어린이를 포함한 난민 12명을 바티칸으로 데려갔다.
교황의 난민캠프 방문은 지난 2013년 이탈리아 람페두사 섬의 리비아 난민캠프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이번 레스보스섬 난민캠프 방문은 유럽연합(EU)이 사실상 난민 수용을 포기하면서 3,000여 명에 달하는 수용 난민들이 추방될 처지에 놓인 시기라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영국 일간신문 가디언은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가 난민을 거부하는 유럽 지도자들을 꾸짖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교황이 자신의 상징적인 힘으로 또다시 세계의 변두리를 비췄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