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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이들의 복음화’는 ‘가난한 교회’와 함께 고민해야”
  • 최진
  • 등록 2016-05-26 16:37:30
  • 수정 2016-05-26 16:4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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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수원가톨릭대학교에서 ‘아시아 주교회의(FABC) 복음화 노력과 가난한 이들을 위한 관심’ 학술심포지엄이 열렸다. (사진출처=가톨릭프레스 DB)



가난한 이들에 대한 관심을 통해 한국교회가 아시아 복음화를 이끌기 위한 방향을 모색하는 학술 심포지엄이 21일 수원가톨릭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렸다.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회장 김동원 신부)이 주관한 ‘아시아 주교회의(FABC) 복음화 노력과 가난한 이들을 위한 관심’ 학술심포지엄 주제 중 하나인 ‘가난한 이들의 복음화에 관한 사회교리적 고찰’에는 서울대교구에서 10년 넘게 빈민 사목을 해 온 이기우 신부(서울대교구)가 주제발표를 맡았고 김근수 소장(해방신학연구소)이 논평했다. 


문희종 주교(수원교구 보좌주교)는 기조강연을 통해 “복음화의 의미가 단순히 그리스도 신자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인들이 처한 가난과 억눌림의 현실에 관심을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아시아 지역의 복음화를 위해서는 복음에 나타난 예수의 메시지를 생각과 행동으로 옮겨, 삶 속에서 그리스도의 구원과 해방을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주교는 한국 교회가 복음화의 본질을 고민하고 재정립해, 가난하고 억눌린 환경 속에 사는 이들의 삶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하느님 나라의 증거는 근본적으로 인간해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교회가 가난하고 억눌린 이들의 삶에 동참하고 타 종교와 함께 협력해 정의로운 아시아 지역사회를 건설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기우 신부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이 복음을 통해 드러난 계시적 요구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느님께서 강성한 이집트 민족이 아니라 노예 생활 중이던 이스라엘 민족을 자신의 백성으로 삼았고, 이스라엘 민족 안에서 예수도 율법학자와 부자가 아니라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을 찾아 함께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신부는 성체가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것을 믿는 것처럼 교회가 가난한 이들을 선택해야 하는 것은 계시에 대한 믿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가난한 이들의 복음화는 신학적인 당위성을 논하기보다는 방법론적인 실천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교회가 가난한 이들의 복음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당부하며, ‘빈민 사목의 선교 본당 확대, 사제 양성과정에서 사회교리 교육 강화, 평신도 사회교리 강사 양성 과정’ 등을 제시했다. 


복음화의 의미가 단순히 그리스도 신자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인들이 처한 가난과 억눌림의 현실에 관심을 두는 것


발제의 논평을 맡은 김근수 소장은 한국 교회가 ‘가난한 이들의 복음화’를 논하기에 앞서 스스로가 ‘가난한 교회’인지를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가난한 교회’ 없이 ‘가난한 이들에 대한 복음화’ 논의는 자칫 허무한 탁상공론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가난하지 않은 교회가 가난한 이들을 이해하고 접근하기란 쉽지 않으며, 가난한 이들도 가난하지 않은 성직자의 사목을 신뢰하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가난한 이들을 복음화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보다 ‘어떻게 하면 교회는 가난해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선행돼야 한다며, 교회 스스로가 ‘가난한 교회’ 문제를 깊이 고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난한 이들은 이미 교회를 선택했지만, 교회는 여전히 가난한 이들을 선택하지 못해 망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소장은 교회가 복음화를 논의하고 문헌을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난한 이들의 복음화’를 외치는 성직자의 생활이 가난한 이들에게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하느님 나라와 가난한 이들보다 교회를 먼저 생각하는 교회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하느님 나라 중심주의로 옮겨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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