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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구장 최기산 주교, 심장마비로 선종
  • 최진
  • 등록 2016-05-30 22:23:14
  • 수정 2016-05-31 10: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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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천주교 인천교구 제2대 교구장 최기산 주교가 심장마비로 선종했다. ⓒ 최진


천주교 인천교구 제2대 교구장인 최기산 주교(68)30일 인천 서구 가톨릭 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에서 심장마비로 선종했다.

 

최기산 주교는 이날 오전 348분 심장마비로 인한 심정지 상태로 119 구급차에 의해 충북 건국대학교 충주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이후 심장박동이 미약하게 돌아왔으나 오전 655분 국제성모병원으로 이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시 심정지가 일어났으며 750분 국제성모병원으로 이송됐다.

 

▲ 국제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 ⓒ 최진


천주교 인천교구는 교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인천교구장 최기산 보니파시오 주교님께서 오늘 오전 1140분 하느님의 품으로 선종했다고 발표했다.

 

인천교구 사무처장 오용호 신부는 전날 일정에도 특별히 무리는 없었다. 주교님께서 원래 심장이 안 좋으셔서 약을 가지고 다니셨다는데 새벽에 일이 생겨 건대 병원으로 긴급 이송을 했고 이후 국제성모병원에 계시다가 1140분에 장치를 뗐다고 말했다. 최 주교는 작년 12월에도 심장 관련 질환으로 국제성모병원에 수일간 입원한 바 있다.

 

한편 인천교구가 밝힌 최 주교의 선종 시간을 두고 혼선이 빚어져 오전시간 SNS를 통해 선종이 아니다라는 말이 퍼지기도 했다. 인천교구는 최 주교의 선종 소식을 오전 1125분에 밝혔고, 인천교구 성령쇄신 봉사회도 같은 시각 최 주교의 선종 사실을 밝히고 회원들의 기도를 부탁했다.

 

또한 인천 연수구 동춘동 성당은 오전 108분 본당 홈페이지를 통해 최 주교의 선종을 알리고 이미지와 함께 관련 소식을 전했다. 메신저 등에서 최 주교의 선종과 장례 일정이 공개된 것은 오전 8시 이전이다.

 

▲ 동춘동 성당 홈페이지에 공지된 최기산 주교의 선종 공지. 교구의 선종 발표보다 1시간 30분 가량 이른 시간에 선종관련 소식이 전해졌다. (사진출처=가톨릭프레스 DB)


오 신부는 교구가 밝힌 선종 시간보다 앞서 발표된 최 주교의 선종 소식들에 대해 오보이고 잘못된 것이다고 밝혔다.

 

국제성모병원 관계자는 선종 소식을 아침에 들었지만 언제 응급신고가 들어왔고 이송됐는지 등 자세한 내용은 파악 중이다. 새벽에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도착했지만, 심폐소생술 등으로 호흡을 유지하며 중환자실에서 계시다가 1140분 선종하셨다“1140분은 의사 소견에 따른 사망 시간이기 때문에 교구의 발표가 맞다고 설명했다.

 

최 주교의 빈소는 인천교구 주교좌성당인 답동성당에 마련됐으며, 오후 2시부터 죽은 이를 위한 미사가 봉헌됐다. 이후 홀수 시간마다 미사가 봉헌됐고 교구청 4층 강당에서는 연도가 이어졌다.

 

선종 소식이 전해진 첫날임에도 불구하고 최 주교의 선종을 애도하는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연도를 바치기 위해 교구청을 올랐던 신자들은 강당을 가득 채운 인파로 다시 건물에서 내려와야 했다. 이들은 다음 연도를 봉헌하기 위해 교구청 1층과 성당마당에서 수십 분간 기다리기도 했다.

 

▲ 최 주교 빈소는 답동성당에 마련됐으며, 교구청 4층 강당에서는 연도가 이어졌다. ⓒ 최진


이날 최 주교의 선종 미사에 참석한 전 베로니카 씨(효성동 성당)주교님이 돌아가셨다고 해서 성당에 오면서도 실감이 안 났는데, 미사를 드리면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교구의 최고 어른이신 주교님이 선종하셨다는 소식에 마음이 뚫린 것 같다. 기도 속에서 주교님을 만나고 싶다고 심경을 밝혔다.

 

입관예식은 31일 오후 4시이며 장례미사는 62일 오전 1030분 답동 주교좌성당에서 봉헌된다. 장지는 인천교구 하늘의 문 묘원 성직자 묘역이며, 삼우미사는 64일 오전 11시에 봉헌된다.

 

▲ 이날 답동주교좌성당은 최 주교의 선종을 애도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 최진


최 주교는 1948516일 경기도 김포에서 태어나 1975년 사제로 서품된 뒤 인천 부평1동 성당 보좌신부를 시작으로 백령·김포·해안 성당 등에서 사목했고, 1999년 주교로 서품돼 2002년 인천교구 제2대 교구장으로 착좌했다.

 

최 주교는 2004년부터 6년간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보장하고 사회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고자 노력했다. 용산 참사에서 드러난 국가폭력에 맞서 한국 천주교를 대표해 목소리를 냈으며, 특히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정당성을 지적하며, 신자들에게 교회가 지향하는 환경 교리를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올해까지 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위원장과 성직주교위원회 위원장,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상임이사 등을 맡으며 가톨릭 인성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모색하고 한국 천주교와 인천교구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2015년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의 건강보험 부당청구가 내부직원의 제보와 언론보도로 세상에 알려지고 인천성모병원의 돈벌이 경영과 노조탄압 의혹이 커지자, 최 주교는 노조 측과의 면담을 일체 거부하고 외면했다.

 

보건의료노조와 인천 시민·사회단체들은 종교기관에서 운영하는 병원이 노동자를 탄압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축적하고 있다고 규탄하며, 사태해결을 위해 최 주교와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최 주교가 인천·국제성모병원 사태에 대한 매듭을 풀지 못하고 갑자기 선종함에 따라, 성모병원 사태 해결은 차기 인천교구장에게 넘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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