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제들의 희년을 맞아 “자비는 하느님 백성의 모든 삶을 성사로 만드는 길”이며 “사제들이 사람들을 자비롭게 바라보는 시선은 신학교에서부터 익혀 모든 사목활동에서 드러나야 한다”면서 사제들에게 자비를 실천하라고 당부했다.
사제들의 희년은 1856년부터 시작돼 3일인 오늘 160주년을 맞이하며 지난 1일부터 3일동안 관련 행사가 진행됐다. 바티칸라디오에 따르면 교황은 이틀째인 2일 세계 각국에서 모인 사제, 신학생들에게 ‘자비’를 주제로 영성강의를 했다.
“가난한 이들과 병자들을 위해 헌신할 때 그리스도의 향기가 난다”
교황은 영성강의에서 하느님 자비를 담는 그릇은 우리의 죄인데, 죄는 밑빠진 독과 같아서 은총이 금방 사라지도록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느님 자비는 우리의 죄보다 더 크다면서 “우리 마음이 메마르고 척박한 땅이라 할지라도 하느님 은총은 마음 속에 뿌리내릴 것”이며, “하느님은 자비와 용서의 씨를 뿌리는 것을 절대 멈추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하느님 자비의 육화이자 부활하신 예수님의 몸에 있는 상처는 '자비의 그릇'이라는 표징이며, 이 상처는 하느님으로부터 용서받은 우리 죄와 은총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아이를 바라보는 어머니의 눈빛으로 우리를 보는 마리아의 시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시선에서 우리를 찾고 계시는 하느님의 눈빛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의 가난과 죄를 하느님 사랑으로 엮어 예수님 모습으로 보여주며, 진정한 모습으로 영혼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사제가 지녀야 하는 자비로운 자세에 대해 말했다. “가난한 이들과 병자들을 위해 헌신할 때 그리스도의 향기가 난다”는 리마의 로사 성녀의 말을 인용하면서, 비참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은 우선적으로 교회의 사랑을 받는 대상이 된다고 언급했다. 교회는 과오와 실수를 범하기도 했지만 가난한 이들에게 자비를 실천할 땐 언제나 성령의 이끄심을 따랐다고 덧붙였다.
“신자들은 가난한 이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고, 인내심으로 가르치며 용서하는 사제를 존경한다”고 말했다. 또 “사제의 많은 잘못을 용서하기도 하지만, 돈은 자비를 잃게 하기 때문에 돈과 관련된 문제에선 다르다”고 밝혔다.
자비는 삶의 방식 그 자체이며 사람들을 자비롭게 바라보는 사제의 시선은 신학교에서부터 익혀 모든 사목활동에서 드러나야 한다
교황은 “자비는 삶의 방식 그 자체”이며 “사람들을 자비롭게 바라보는 사제의 시선은 신학교에서부터 익혀 모든 사목활동에서 드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 사람들에게 필요한 자비의 활동이 무엇인지에 대한 표징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간음한 여자에 대한 예수님의 자비를 통해, 예수님은 그녀를 단죄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다시 돌아보고 돌아설 수 있는 시간을 주셨고, 그녀에게는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해주셨다며 이는 자비로운 시선으로 과거를 바라보도록 하고 미래에 대한 용기를 주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해사제는 하느님 자비를 만날 수 있는 도구가 돼야”
이어 교황은 고해사제로서의 모습과 자비의 실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고해실은 진리로서 자유를 주는 만남의 장소가 되도록 하고, “고해사제는 하느님 자비를 만날 수 있는 도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고해실을 찾을 땐 이미 회개하고 있으며 좀 더 나은 모습으로 변하길 바라는 것이니, 고해사제는 그들에게 권력자나 재판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자비가 이런 모습이 되지 않도록 도와준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말씀은 치유와 돌봄과 같은 표징으로 드러난다며 "주님께서도 당신의 활동으로 사랑과 자비를 보여주셨으니 우리는 주님께 받는데만 그치지 않고 내어주기도 하면서 자비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