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픈 사람과 장애인들을 위한 자비의 희년’ 미사를 봉헌하며, 아픈 사람들과 장애인을 외면하고 격리하는 사회를 비판했다.
교황은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라는 성서 말씀을 인용하며, “우리는 세례성사를 통해 그리스도와 함께 새로 태어났고 그 분 안에서 질병, 고통, 죽음의 궁극적인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질병과 나약함을 직면하도록 불림 받았으며, 질병과 나약함은 우리가 존재의 의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언급했다. 우리들은 개인의 의지로 질병을 극복하려고 하거나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치료약에 의지하려고 하지만, 사실 치료제가 있다 해도 극소수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픈 사람들과 장애인들을 외면하는 사람은 생명의 참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환상 속에서 산다
교황은 “신체를 돌보는 것이 강박적이고 큰 사업으로 변질된 시대에서는 ‘불완전함’은 숨겨야 하는 것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완전함은 완벽함을 추구하는 우리 사회의 행복과 평온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기에, 경제적 비용을 이유로 병자와 장애인들을 구석지고 외딴 곳으로 격리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생명의 참된 의미는 한계와 고통을 받아들이는 것과 연관이 있는데 “아픈 사람들과 장애인들을 외면하는 사람은 생명의 참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환상 속에서 산다”고 비판했다. ‘완벽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로 구성된 사회는 더 나아질 수 없고, 사람 간의 연대와 존중이 있을 때 사회가 성장할 수 있다며, ‘하느님께서는 강한 것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약한 것을 선택하셨다’는 사도의 말씀을 언급했다.
교황은 육체적인 고통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는 “사랑이 결핍된 ‘슬픔’이란 질병이다. 이 질병은 중요한 관계에서 실망을 하거나 배신을 당해서 생긴 상처로, 자기 자신 안에만 갇혀서 사랑을 하는 삶의 기회를 잃게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우리는 사랑할 수 있을 때에만 행복에 도달할 수 있고 “참된 도전은 더 사랑하는 것”이며, 단순한 미소 한 번으로도 마음에서 큰 사랑이 우러나온다고 말했다.
교황은 수난의 순간에도 우리를 사랑하신 예수님에 대해 ‘예수님은 사랑이란 치료약으로 치유하시는 의사’라고 표현했다. 여러 질병과 장애는 우리가 봉헌해야 할 사랑의 목록이며 주님의 육신에 힘겨운 투쟁의 표징으로 새겨진 모든 상처들은 사랑으로 변화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