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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세습, 예수 그리스도의 자리 찬탈하는 것”
  • 최진
  • 등록 2016-06-14 1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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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이하 세반연)이 교회 세습의 실상과 문제점을 짚어보며 올바른 사목의 방향을 성찰한 연대보고서 「교회 세습, 하지 맙시다」를 발간했다. 


이번 연대보고서는 세반연이 한국 개신교의 교회 세습 문제를 진단하기 위해 진행했던 여론조사와 실태조사, 심포지엄과 좌담회 등의 내용을 집약한 것이다. 또한, 한국 개신교의 고질적 병폐 중 하나로 지적되는 교회 세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신학적·학술적 성찰과 대안을 제시했다. 


세반연은 한국 개신교회에 만연한 교회 세습이라는 악습이 더는 뿌리내리지 못하게 하고 올바른 사목 현장을 위한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이번 연대보고서를 출간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출범한 세반연은 주요 교단에서 ‘세습방지법’이 채택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조사와 학술회의 등을 통해 교회 세습 반대운동의 대중적 지평을 넓혀 왔다. 


책임 집필을 맡은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연구위원 배덕만 교수는 한국의 가족주의 문화가 세습자본주의와 성장지상주의, 개교회 중심주의 등과 섞이면서 한국 개신교 특유의 교회 세습 문화가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배 교수는 교회 세습이 만연하게 된 사회문화적 원인으로 가족주의를 제시했다. 그는 “교회 세습의 밑동은 (유사) 가족주의 의식이다”라며 “재벌가의 세습과 권력가의 세습 형태, 우리가 모두 저지르고 있는 각각의 세습 형태의 뿌리는 모두 같다. 이것이 가족의 테두리를 넘어 지연·학연으로 뻗어 나가고, 국민 전체로까지 내뻗어 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근본적·신학적인 성찰을 통해 교회 세습이 갖는 문제점을 설명했다. 교회세습은 신자들의 공동체인 교회의 본질을 부정하는 왜곡된 신앙이며, 성직자 스스로가 자신의 이단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의 성장은 성령·신자·성직자가 함께 이룬 것이므로 성직자가 교회의 특별한 지분을 주장할 수 없다”며 “성직자가 자신의 자리를 자식에게 물려줌으로써 교회를 실질적으로 사유화하는 것은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자리를 찬탈하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교회 세습의 당사자인 성직자들이 스스로 세습의 부당성을 깨우치기 어렵고, 교단에서도 성직자들의 영향이 강력하므로 교회 세습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교단과 성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활동, 언론을 통한 여론 형성, 그리고 학문적 대안과 대중 계몽을 위한 다양한 학술활동 등이 지속해서 전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이번 연대보고서 출간을 통해 한국 교회의 부패와 추락을 견인하고 있는 세습의 고리가 끊어지고 개혁과 부흥을 향한 교회개혁의 방향전환이 일어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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