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천주교, 불교, 개신교 등 국내 7개 종단 협력기구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는 2016이웃종교화합대회를 개최했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가 29일 오전 11시 서울 장충동 그랜드 앰배서더 호텔에서 ‘2016 이웃종교화합대회’를 개최했다. 천주교와 불교, 개신교 등 국내 7대 종단 협력기구인 종교인평화회의는 이날 행사를 통해 지난 30년간 역사를 돌아보고, 향후 종교계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모색했다. 

이날 30주년 행사는 ‘화합으로 하나 된 30년, 미래를 향한 한국종교인평화회의’란 주제로 열렸다. 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장 김희중 대주교(광주대교구장)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 원불교 한은숙 교정원장, 천도교 이정희 교령 등 각 종단을 대표하는 종교인들이 참석했다. 

종교인평화회의는 이번 행사가 공존을 위한 종교인들의 뜻을 확인하고 불통의 사회를 소통의 사회로 바꾸기 위한 종교계의 협력을 다짐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을 맡은 김영주 목사는 과거 종교 간 교류와 화합에 주력했던 종교인평화회의가 이제는 다양한 사회적 갈등에 적극적으로 노력해 종교적 해법으로 협력과 연대의 시대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우리는 지난 30년간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상과 이념의 갈등이 깊었던 시대를 살았다. 그러한 시대에 종교인평화회의가 출범해 사회의 가치를 찾고자 노력한 것은 시기적절한 행위였다”며 “지금까지 종교 간 이해와 화합을 위한 30년을 보냈다면 앞으로는 협력과 연대를 통해 우리 사회의 발전을 도모하고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할 시기다”고 말했다. 

▲ 김 목사는 앞으로는 협력과 연대를 통해 사회 발전을 도모하고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 최진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정치인들은 동영상을 통해 축사를 전하며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해 종교계가 화합과 치유의 해결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오늘날 우리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헤매고 있고 서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 또한 대한민국의 내일을 전망하기 힘들며, 이런 상황 속에서 사람들의 마음은 각박해졌다”며 “이처럼 다차원적인 갈등과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시대에 우리 사회를 대표하는 7대 종단이 모여 화합과 배려의 아름다운 울림을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종교인들이 한데 모여서 이웃종교와 화합의 의지를 확인하고 소통하는 상생의 정신이 우리 사회에 더욱 커져 나가길 바란다”며 “앞으로 종교계가 환경과 자살, 저출산, 노동 등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찾아 행복을 위한 방향을 발굴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종교인들은 더욱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덕담과 함께 주최 측이 마련한 ‘약속의 나무’에 각 종교계의 바람을 적어 걸었다. 종교인평화회의는 “다름도 아름답다는 가치를 지키고, 평화를 위해 전진하는 종교인평화회의가 되겠다”며 “출발점은 다르지만 더욱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어나가자”고 선언했다. 

▲ 이날 종교인들은 약속의 나무에 각 종교계의 바람을 적어서 걸었다. ⓒ 최진

종교인평화회의는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2박 3일간 일정으로 ‘이웃종교스테이’ 행사를 진행한다. 각 종단 지도부와 신도들은 서로의 성지와 종교시설을 교차 방문하면서 타 종교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소통할 예정이다. 10월에는 ‘전국종교인화합마당’ 토크콘서트를 통해 서로의 종교를 잘 이해하고자 노력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가 열린 장충동 그랜드 앰배서더 호텔은 30년 전 종교인평화회의가 발족한 곳이다. 종교인평화회의는 1986년 제3차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ACRP)에서 당시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앞두고 공동체 회복을 위해 종교인들이 나서야 한다는 취지로 출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