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이정배) 영화로 보는 세상 : 권력이 교회를 세우고, 교회는 주민을 돌보고
  • 이정배
  • 등록 2016-07-14 09:50:50

기사수정

 


대대로 살아온 집을 빼앗으려는 절대 권력에 맞선 한 남자가 있다. 두 번째 아내와 첫째 부인의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적어도 그는 아내와 아들을 끔찍하게 사랑한다. 어느 날 그 아내마저 죽고 아들은 대책 없이 방황한다. 집은 권력자인 시장에게 넘어간다. 더욱 끔찍한 일은 남자가 아내를 죽인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고 재판을 받게 되고 15년형을 받아 교도소에 수감된다.


아내의 죽음으로 괴로울 때, 러시아 정교회 신부를 만난다. 그가 묻는다. “자비롭고 전능한 신은 어디 있죠?” 신부는 답한다. “당신의 신은 모르겠군요. 당신은 누구에게 기도하죠? 교회에서 본 적 없는데. 금식도, 영성체도 고해도 안 하잖소?” “촛불 켜고 그러면 죽은 아내가 돌아옵니까?”라고 다시 묻자, 신부는 모른다고 대답한다. 그러자 “아는 게 뭡니까?”라고 묻는다.


마지막 장면에서 신부는 강론을 통해 말한다. “하느님은 힘이 아닌 진리와 함께 하신다” 또한 “신은 힘이 아닌 사랑에, 교활함이 아닌 주님의 지혜에, 분노와 미움이 아닌 용기에 거한다”고 말한다. 교회에는 독실한 신자이며 절대 권력자인 시장이 가족과 함께 맨 앞자리에 있다. 그는 어린 아들이 다른 데 눈길을 돌리자 위선적으로 말한다. “하느님이 다 보고 계셔-.”


종교기관은 권력과 영합하려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자기 존재를 위한 본능일지 모른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종교는 본능에 저항하기 위해 생겨났다. 적어도 발생 초기에는 그러한 노력이 엿보였다. 점차 가시화되고 일정 기관으로 인정되면서 타락하기 시작했다. 기관에 출석하는 사람과 출석하지 않는(또는 못하는) 사람을 구별하기 시작했다. 이어 권력의 시녀가 되었다.


TAG
키워드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