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지역 천주교가 23일 오전 11시 경북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한반도에 사드배치 반대를 위한 성주지역 4개 본당 생명평화미사’를 봉헌했다. 대구대교구 3대리구에서 주관한 이날 미사에는 성주지역 4개 성당(성주, 가천, 선남, 초전) 신자, 그리고 칠곡군 왜관 성 베네딕도 수도회 수도자와 성직자 등 4백여 명이 참석했다.
또한, 김항곤 성주군수와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 백철현 성주사드배치저지 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 등 투쟁위 소속 간부들과 성주 군민 1백여 명도 미사에 참석해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데 뜻을 모았다.
미사 주례를 맡은 이강태 성주성당 주임신부는 “사드 배치의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 평화기원 미사를 봉헌했다”며 “사드 배치가 수도권 방어에 대한 현실적 실효성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한반도가 새로운 냉전체제의 중심이 된다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강론을 맡은 권오관 선남성당 주임신부는 정부가 진실과 진심이 부족한 자세로 성주군 사드배치를 강행하기 때문에 군민들이 이를 반대하고 있다며, 앞서 진행된 열흘간의 촛불 문화제를 통해 평화를 염원하는 군민들의 진심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권 신부는 “2014년 무기를 제일 많이 수입했고 2015년에도 무기수입 세계 10위를 기록한 대한민국이지만, 정부는 아직 무기에 배고파한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강력하게 반대했지만, 황교안 국무총리, 한민구 국방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안전하다’, ‘문제없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제대로 된 설명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는 사드문제를 ‘성주만의 문제’, ‘님비문제’로 치부하고 있고, 언론은 거기에 반대·적대세력, 폭도를 덧붙였지만, 성주의 사드문제는 성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다”라며 “군민들은 충분한 설명과 이해도 구하지 않은 정부의 일방적인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진실과 진심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고 강조했다.
미사 후 이강태 신부는 사드배치 반대 투쟁을 위해 후원금 5백만 원을 투쟁위 측에 전달했다. 또한, 성주지역 4개 성당은 30일 선남성당을 시작으로 다음 달 6일 초전성당, 13일 가천성당, 20일 성주성당에서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릴레이 평화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
앞서 15일 천주교 주교회의는 무기를 통해서는 평화가 이룩될 수 없다는 천주교회의 입장을 밝히며, 정부의 사드배치를 반대했다. 또한 13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전쟁행위가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범죄임을 강조하며 정부의 사드배치 강행을 규탄했다.
개신교와 불교계도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성명서 발표에 이어 매일 군청에서 진행되는 촛불집회에도 참석하고 있으며, 27일에는 성주유림연합회가 사드 반대 결의문을 발표하고 청와대에 상소문을 전달할 예정이라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종교계의 활동이 계속될 전망이다.
노광희 투쟁위 홍보단장은 “기독교연합회와 불교계도 사드 배치 반대 집회를 요청할 계획이다”라며 “성주의 5만 군민들은 종교계를 비롯한 각종 단체와 힘을 모아 사드 배치 반대 투쟁을 확대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