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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3차 청문회 시작, “진실은 훼방에 굴하지 않는다”
  • 최진
  • 등록 2016-09-01 20:34:09
  • 수정 2016-09-01 20: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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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부터 이틀간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대강당에서 세월호 3차 청문회가 개최된다. (사진출처=416연대)


양일간 열릴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의 3차 청문회가 1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 대강당에서 시작됐다.


정부는 지난 6월 30일 특조위 강제종료를 통보했지만 특조위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진상규명 과제가 남아있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청문회를 통해 참사의 원인규명과 승객 구조에 실패한 책임 여부를 파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통한 안전사회 건설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광화문농성장에서 단식농성 중인 피해 가족들도 이날 청문회장을 찾았다. 특조위 이석태 위원장은 단식 중이라 심신이 힘든 가운데 청문회장을 찾은 유가족들에게 감사와 사과의 말을 전했다. 


“정부는 최소한의 조사활동비 지급을 중단하고, 재직증명서 발급을 거부하는 등 조사관들의 신분까지 위협 한다”


이 위원장은 정부가 급여와 출장비 등 최소한의 조사활동비 지급을 중단하고, 재직증명서 발급을 거부하는 등 조사관들의 신분까지 위협한다고 전했다. 또한 앞서 청문회 개최장소로 사학연금공단 대강당을 사용하기로 하고 대관료까지 지불했지만 돌연 취소를 당했다며, 협소한 청문회 장소에 대한 사죄의 뜻을 밝혔다. 


그는 “‘청문’이라함은 문자 그대로 충분한 설비를 통해 정확하게 듣고 볼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특조위는 정부로부터 아무런 예산의 뒷받침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었다”며 “그러나 물리적인 조건이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는다. 청문을 통해 밝혀진 증거와 사실에 진지하고 정숙한 자세로 귀 기울일 때 진실은 우리 각자의 마음에 와 닿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특히 “그동안 진상규명에 매진해야 할 특조위 조사관들은 정부의 온갖 방해로 고통을 받았다. 그러나 이 모든 제약에 굴복하지 않고 오로지 진실 찾기의 여정을 계속해왔다. 오늘 이 3차 청문회가 그 노력의 결과물이다”고 강조했다.


“청문회 자리가 비좁은 이것이 이 사회의 현실이다”


▲ 이 위원장은 청문회 장소로 사학연금공단 대강당을 사용하기로 하고 대관료까지 지불했지만 돌연 취소를 당했다고 밝혔다. (사진출처=416연대)


본격적인 청문회 시작에 앞서 유경근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피해자단체 모두 진술을 통해 특조위에 대한 감사와 당부의 말을 전했다. 유 집행위원장은 16일째 단식 중이면서도 분명하고 단호한 어조로 세월호 진실규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유 집행위원장은 “오늘 청문회 자리가 비좁은 이것이 이 사회의 현실이다. 안전한 사회를 열망하는 국민의 뜻이 방해받고 가로막히는 현실이다”라며 “바로 이 현실에서부터 우리는 다시 시작해야 한다. 불평으로 이겨낼 수 없다. 먼저 보낸 우리 아이들과 가족들 앞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는 마음과 힘을 모아 이 현실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 집행위원장은 특조위 이석태 위원장이 지난 7월 27일 단식을 시작하면서 “나는 세월호 이준석 선장처럼 배와 승객을 버리고 가는 선장이 아니다. 나는 이 특조위라는 배를 지켜낼 것이다”라고 말했던 사실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며, 피해 유가족과 국민의 마음을 되새기며 포기하지 않고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유 집행위원장의 발언 이후 본격적인 청문회가 시작됐다. 제1차 제1세션 청문회 주제는 ‘4·16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의 미흡한 진상규명’ 중 ‘세월호 CCTV 수거 및 처리 과정 등에서 정부의 은폐 및 의혹사항’에 대한 청문이었다. 


“증인으로 채택된 전·현직 공무원 대다수가 청문회 출석에 불응… 그러나, 진실을 드러내는 방식이 반드시 한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 제2섹션에서는 세월호 철근 등 화물 과적이 복원성에 미친 영향에 대해 다뤘다. (사진출처=416연대)


그러나 증인 출석을 요구받은 이춘재 당시 해양경찰청 경비안전국장과 장진홍 해군 해난구조대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이춘재 전 국장은 특조위의 출석 요구에 출석 여부와 사유조차 밝히지 않았으며, 장진홍 대장은 직무수행을 불출석 사유로 밝혔다. 


이 위원장은 “특조위 운영을 도와야 할 해수부는 오히려 이번 청문회가 특별법에 어긋난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해수부의 주장은 아무런 법적인 근거가 없는데, 이런 부당한 해석이 결국 오늘 출석하지 않은 증인들의 불출석을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조위는 지난 1, 2차 청문회를 통해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가 청해진해운으로부터 시작됐다는 사실, 정부와 해경이 세월호 승객 구조를 위한 어떤 지시도 조치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 해경이 AIS 항적도·TRS 교신기록 등을 조작·편집했고, 검찰은 이러한 증거자료를 기반으로 수사를 진했었다는 사실, 그리고 청해진해운과 국정원과의 모종의 관계가 있었다는 의혹 등을 직·간접적인 증거를 통해 새롭게 제시했다.


이번 3차 청문회에서는 세월호 참사 당시 국가는 어떤 조치를 했는지, 그 책임을 과연 다했는지 분야별로 나누어 확인하게 된다. 또한 ‘전원 구조’와 최근에도 논란이 된 언론통제 경위 등과 같은 언론문제도 다룬다. 



특히 특조위는 온전한 선체인양이 미수습자 수습과 더불어 참사 원인을 밝히는데 필수적인 증거로 여기고 있는 만큼, 세월호 인양 후 절단 계획을 밝힌 해수부의 발표에 대한 검증도 진행될 전망이다. 


이어 증인으로 채택된 전·현직 공무원 대다수가 청문회 출석에 불응했기 때문에 청문회는 앞서 진행했던 증인과 대면 형식의 청문회와 달리 동영상과 음성녹음, PPT 등의 자료를 활용해 청문회의 의미를 살릴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진실을 드러내는 방식이 반드시 한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조위는 유가족과 국민 성원에 힘입어 보다 다양한 형식의 청문회를 준비해왔다”며 “오늘 청문회에서 방청객들은 여러 심문위원이 제시하는 다양한 방식을 통해 마치 증인들이 이곳에 와서 답변하는 것처럼 공감할 것이다. 공유되는 진실의 소중한 조각들을 우리는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이 위원장은 특조위가 유가족과 국민들 성원에 힘입어 다양한 형식으로 청문회를 준비했다며 진실의 소중한 조각들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사진출처=416연대)


특조위가 배포한 청문회 안내문에 따르면 청문회 출석 요구를 요청한 41명의 증인 중 8명만 참석 의사를 밝혔다. 세월호 참사 당시 언론통제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이춘재 해양경찰청 경비안전국장 등 정부와 해경, 경찰 관계자는 모두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직무수행을 이유로 청문회 출석을 거부하거나 아예 출석여부와 불출석 사유조차 밝히지 않았다. MBC와 KBS 관계자들도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정현 전 홍보수석과의 통화로 청와대 보도 개입 논란을 일으킨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은 청문회에 참석 의사를 밝혔다. 


▲ 세월호 3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 (사진출처=416연대)


특조위는 청문회 출석을 ‘직무수행’ 등의 이유로 거부하거나 출석 의사조차 제대로 밝히지 않은 증인들에 대해서 법적 고발조치에 들어갈지 차후에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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