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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를 떠나는 이유, “믿음과 기대가 없다”
  • 최진
  • 등록 2016-09-29 16:3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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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발표된 미국 공공종교연구소(PRRI)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현대인들이 종교를 떠나는 현상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9세부터 29세까지인 20대 청년층에서 비(非)종교인 비율은 30년 전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엑소더스: 미국인들은 왜 종교를 떠나는가, 그리고 왜 돌아올 것 같지 않은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믿는 종교가 없다’며 자신을 무신론자로 밝힌 응답률은 8월 기준 25%를 기록했다. 같은 조사에서 미국 비종교인 비율은 1986년 7%, 1996년 12%, 2006년 16%였지만 최근에는 10%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특히 청년의 비종교 인구 비율 증가가 두드러졌다. 18~29세까지 비종교 인구 비율은 39%를 기록해 나이가 젊을수록 종교를 갖지 않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는 30년 전 10%대에 불과했던 20대 비종교인 비율보다 4배가 증가한 것으로 연구소는 “세대 간 종교 격차가 날로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비종교인 절반 이상(60%)이 ‘종교에 대한 믿음과 기대가 없다’는 답변을 선택해 종교를 갖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종교에 대한 불신이라고 설명했다. 종교에 대한 믿음이 없어진 이유로는 ‘종교적 가르침을 더는 신뢰할 수 없다’는 답변이 높았다. 


성적 소수자에 대한 태도와 성직자의 성추문이 종교 생활을 그만두게 했다 


종교생활을 하다가 비종교인이 됐다고 응답한 사람 가운데 29%는 성적 소수자에 대한 종교인들의 배타적 태도와 부정적 설교가 종교 생활을 그만두게 만든 이유라도 응답했으며, 응답자의 19%는 성직자의 성추문 때문에 종교 생활을 그만뒀다고 답했다. 인종별 구분에서 백인의 경우 개신교와 천주교는 큰 변화가 있었으며, 특히 가톨릭을 믿는 백인의 비율은 1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미국인 31%는 가톨릭 가정에서 자랐다고 응답됐지만, 성인이 됐을 때 까지도 가톨릭 신자라고 응답한 사람은 21%였다. 또한 미국인 13%는 가톨릭 신자임을 밝히면서도 미사 전례에 참석하는 인원은 2%에 그쳤다. 


또, 자신이 가톨릭 신자라고 응답한 사람들은 부모의 종교와 연관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가 모두 가톨릭 신자일 경우, 성인이 돼서도 가톨릭 신자로 남아있는 경우가 절반 이상(66%)이었지만, 부모 중 한 명이 다른 종교를 갖고 있을 경우에는 39%만이 가톨릭 신자로 남았다.



▲ (사진출처=PRRI)



한국, ‘종교가 본래의 뜻을 잃어버렸다’는 응답이 63%


한국의 종교계 상황도 미국과 유사한 결과를 보여줬다. 지난해 한국갤럽이 조사한 ‘한국의 종교 실태’와 ‘종교의식’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비종교 인구 비율은 19∼29세가 69%로 가장 많았고 30대 62%, 40대 49%, 50대 40%, 60세 이상 32%를 기록했다. 종교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을 꼽은 응답자가 64%였는데, 이는 미국보다 높은 기록이다. 


또한, ‘종교가 본래의 뜻을 잃어버렸다’는 견해도 63%를 기록했고, ‘종교가 진리를 추구하기보다 교세를 확장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는 부정적 평가는 68%를 기록했다. ‘종교가 헌금을 지나치게 강조한다’는 응답도 65%를 기록했는데, 비교적 헌금 강요도가 적다고 여겨지는 천주교에서도 59%의 응답자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답했다. 


성직자에 대한 인식, 더 이상 나빠질 수 없을 정도


‘품위나 자격 미달의 성직자가 많은가’라는 질문에는 종단과 상관없이 응답자의 86%가 그렇다고 답했다. 지난 2004년 조사에도 성직자의 자격 심사 문항에서 응답자의 87%가 부정적인 답변을 했었다. 이에 대해 한국갤럽은 “‘자격 미달 성직자가 늘지 않았다’고 해석하기보다는 ‘이미 10년 전부터 국민 10명 중 9명은 자격 미달 성직자가 많다고 느껴왔다’는 것”이라며, 이는 성직자에 대한 인식이 더 이상 나빠질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한국과 미국 종교 실태 조사에서 종교에 실망해 종교를 불신하거나 종교를 떠나는 현상이 늘어남에 따라, 각 종교들이 자신들의 교리를 강요하기 이전에 기본적인 윤리관과 도덕성을 함양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 10년마다 종교인구 통계 조사가 진행되며, 올 연말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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