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이 살아야, 우리도 산다.
세상 어디에도 도시만 있는 나라는 없습니다. 먹거리를 만들어 생산하는 농민이 존재해야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생존해 나갈 수 있습니다. 노동자 농민들이 생산한 먹거리와 상품이 있어야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생존할 수 있습니다.
이랑에 물대고 흙덩이 고르고 골라 밀 곡식 기르던 농민 백남기 임마누엘 형제가 경찰의 물대포 직사 살수에 의해 쓰러져 사경을 헤메다가 317일 만에 하느님 곁으로 떠나셨습니다. 농민으로 살아가면서 스스로 농민임을 언제나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그는 박근혜 정부가 대한민국의 농민을 위한 정책을 펴지 않는 것에 분노하고, 농민을 위한 올바른 대안과 정책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며, 논과 밭이 아닌 아스팔트 거리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공권력의 폭력적인 직사 물대포에 결국 선종하셨습니다.
맨몸으로 농민과 도시민, 노동자와 도시민들이 함께 사는 대동세상을 외쳤던 농민 백남기 임마누엘 형제는 국가 폭력에 의해 사망하였습니다. 그런데 죽은 사람은 있지만 죽인 사람은 없는 현실에 분노합니다.
사람이 쓰러지고 1년여 가까이 중환자실에 누워 삶과 죽음을 넘나들고 있던 시간동안 폭력진압의 책임자 누구도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불법시위, 폭력시위만 언급할 뿐 그들이 저지른 일에 대해선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사인이 명백하고 유가족이 원하지 않는데도 돌아가신 분의 시신을 부검하겠다는 검,경의 후안무치한 모습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박근혜 정부에 요구합니다. 더 이상 국민을 죽이지 마십시오. 백남기 농민의 억울한 죽음을 모욕하지 마십시오. 유가족과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진실규명과 책임자를 처벌하십시오.
하느님께서 말씀하십니다.“네가 무슨 짓을 저질렀느냐? 들어보아라. 네 아우의 피가 땅바닥에서 나에게 울부짖고 있다. 이제 너는 저주를 받아, 입을 벌려 네 손에서 네 아우의 피를 받아내 그 땅에서 쫓겨날 것이다.”(창세기 4,10)
주님! 백남기 임마누엘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
더 이상 국민을 죽이지 마라 !!!
2016년 9월 29일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