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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선생의 정신은 우리가 이어 받겠다”
  • 문은경
  • 등록 2016-10-02 11:19:20
  • 수정 2016-10-02 12: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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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지난 25일 선종한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를 열었다. 이날 3만여명의 시민들이 백남기 선생의 추모를 위해 대학로로 모였다. (사진출처=백남기대책위)


물대포를 맞을 때 막아주지 못해서, 317일 동안 사경을 헤매면서 살려달라고 애원해도 아무것도 해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오늘 (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는 지난 25일 선종한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가 열렸다. 백남기투쟁본부측 추산 3만여명(경찰측 추산 7500명)의 시민들이 추모대회에 참가했다. 


가톨릭농민회 정현찬 회장은 추모발언에서 백남기 선생을 애타게 불렀다. “물대포를 막지 못하고 살려내지 못한 미안함때문에라도 이번엔 당신의 시신에 절대 칼을 대지 못 하도록 지켜내겠다”는 울분을 토했다. 


▲ 정현찬 회장은 고 백남기 선생을 애타게 부르며 ˝당신의 시신에 절대 칼을 대지 못하도록 지켜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사진출처=백남기대책위)


또한 살인정권이 백남기 선생의 정신마저 짓밟지는 못할 것이며 당신이 평생 살면서 애타게 말하던 통일과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받쳤던 그 정신을 우리가 꼭 이어받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어 살아있는 우리들에게 위임하고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라며 故 백남기 선생의 넋을 위로했다. 


상복을 입은 백남기 선생의 차녀 백민주화씨는 “진실을 숨기기 위해선 많은 노력과 거짓들을 동원해야한다”며 “그것들이 쌓여서 감당하지 못할 정도가 돼서 끝내 무너질 것이고, 변치 않고 늘 그 자리에 있는 진실만이 더 빛나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 백민주화씨는 ˝진실을 숨기기 위해 동원된 거짓들은 쌓이고 쌓이다 끝내 무너질 것이고, 변치 않고 늘 그자리에서 있는 진실만이 더 빛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출처=백남기대책위)


이어 비록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아버지 자식으로서 감당해야 할 몫이고 이 암울한 시대의 몫인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사인의 증거가 넘쳐나는데 어느 자식이 아버지 시신을 또 다시 수술대에 올려 정치적인 손에 훼손시키고 싶겠습니까”라며, 가족들은 부검을 반대한다는 뜻을 강하게 밝혔다. 


백민주화 씨는 (경찰들이) 이같은 희생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면 “양심 있는 경찰들은 집회 참가자들을 끝까지 잘 보호해달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번 추모대회에는 참사 900일을 맞는 ‘세월호 유가족들’도 함께 했다. 자신을 ‘예은 아빠이자 백남기 선생님의 아들’이라고 소개한 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슬픔의 눈물을 분노의 행동으로, 연대의 행동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며 더 이상 세월호에서, 물대포에 의해서 죽어가는 사람이 없도록 이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 추모대회엔 세월호 참사 900일을 맞는 세월호 유가족들도 참석했다.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세월호에서, 물대포에 의해서 죽어가는 사람이 없도록 이 세상을 우리가 바꾸자고 말했다. (사진출처=백남기대책위)


이 세상을 바꾸는 것은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아닌 바로 ‘우리’


추모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결의문 낭독 후 故 백남기 선생의 영정을 앞세우고 행진을 시작했다. 시민들이 종로1가에 도착하자 무장한 경찰들이 투입돼 시민들의 앞을 가로막아 대치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 무장한 경찰들이 시민들의 추모행렬을 가로막았다. (사진출처=백남기대책위)


백남기투쟁본부는 백남기 선생이 물대포에 맞고 쓰러진 르미에르 빌딩 앞 사거리에서 집회를 열고 서대문구 경찰청까지 행진 신청을 했지만, 경찰은 이날 오전 ‘주요 도로 구간’이라는 이유로 행진 금지를 통보했다. 


경찰의 강력한 저지에 시민들은 “싸우자는 것이 아니라, 단지 백남기 선생께 헌화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경찰이 이에 응하지 않아,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종로 한복판에 임시 분향소를 마련해 추모를 한 뒤 해산했다.


▲ 결의문 낭독으로 추모대회를 마무리한 후 시민들은 고 백남기 선생의 영정을 앞세우고 행진을 시작했다. (사진출처=백남기대책위)


▲ (사진출처=4.16연대)


▲ 시민들은 경찰들의 강력한 봉쇄에 가로막혀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종로 한복판에서 고 백남기 선생의 임시 분향소를 차리고 헌화를 했다. (사진출처=백남기대책위)


한편, 이날 세월호 참사 900일을 맞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는 ‘세월호 참사 900일 문화제’가 열렸다. 오후 6시부터는 대학로에서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에 참석했던 인파가 합류하면서 광화문광장은 수많은 인파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참석자들은 ‘특조위는 내년까지’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살인정권 퇴진’ 등의 구호를 외쳤다.


▲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900일 문화제`에도 수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 (사진출처=4.16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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