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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특조위, “강제종료 관계없이 진상규명 이어갈 것”
  • 최진
  • 등록 2016-10-05 19:38:13
  • 수정 2016-10-05 19:4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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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세월호 특조위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특조위 활동기간 강제종료 통보와 관계없이 실질적인 조사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최진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는 5일 오전 서울 중구 나라키움 빌딩에 위치한 특조위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와 여당의 법 해석에 따른 특조위 활동기간 강제종료 통보’와 관계없이 실질적인 조사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이석태 위원장과 권영빈 상임위원(진상규명소위원장), 박종운 상임위원(안전사회소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특조위의 진상규명 활동을 방해하거나 비협조로 일관해온 정부의 태도를 지적하며, 새로운 의미의 특조위 활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석태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강제 종료 조치와 관계없이 실질적인 조사활동을 계속하라는 유가족과 시민의 명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권영빈 상임위원은 “진실규명이라는 길 속에 세월호 특조위는 작은 구성 부분이다”라며 “특조위가 이런 상황이 됐지만, 진실규명을 위한 여정은 계속될 것이다. 특조위도 그 여정에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 이석태 위원장은 강제 종료 조치와 관계없이 실질적인 조사활동을 계속하라는 유가족과 시민의 명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 최진


또한 “세월호 인양은 특조위 존속만큼 중요한 문제다. 그 안에 미수습자 아홉 분이 있고, 세월호 선체는 진상규명을 위한 제1의 증거물이다”라며 “그러나 해수부는 인양일정을 한 번도 투명하게 밝힌 적이 없다. 특조위는 정부에 의해 불법적으로 해산을 당했지만, 인양문제는 국민과 함께 과정을 지켜볼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석태 위원장은 “선체 인양은 국가의 도리를 다하고 참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 중요한 것인데, 해수부와 인양을 맡은 상하이 셀비지(Shanghai Salvage)는 인양에 차질이 생길 경우 다른 계획이 없다고 한다”며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900일이 지나도 국민을 인양업체에 맡겨 놓고 정부는 아무 계획이 없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특조위’와 ‘국민 특조위’가 투톱으로 조사활동을 이어나가는 방향 될 것


박종운 상임위원은 특조위가 발간한 중간보고서가 정부에 의해 중단돼 준비·수정 단계에서 멈췄지만, 안전사회를 위한 근본적인 접근을 시도했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 상임위원은 “‘왜 구조하지 못했을까’를 생각하면 123 경장의 문제만이 아니다. 다른 사람이 그 자리에 있었어도 마찬가지였다. 이것이 규제 완화와 민영화의 문제다”라며 “세월호참사는 국민을 구조하는 것을 민영화하려는 순간에 난 사고다. 해경이 처음부터 직접 구하겠다는 마음으로 훈련했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다. 근본적인 원인을 밝히고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박 상임위원은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이 종료된 이후 국회가 별도의 진상규명 기구를 꾸리자는 여당의 주장에 대해 “인양된 선체를 특조위가 조사하기로 돼 있었는데 특조위를 빠르게 해산시키다 보니 그 간격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배경 자체가 미봉책으로 나온 것이지 여당이 제대로 된 조사를 위한 대안을 내놓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평가했다.


▲ 박종운 상임위원은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국민 특조위`를 만들자는 논의 대해, 세월호 특조위-국민 특조위가 투톱으로 조사활동을 이어나가는 방향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 최진


그는 “특조위는 인적 요건인 ‘조사관’이 있어야 하고 물적 요건인 ‘예산’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국가 조사 기구에 대해서 인적·물적 기구를 다 없애고 활동할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며 “그 대안으로 나온 것이 국민 특조위이고 제2의 특조위인데, 특조위 관련법을 개정할 경우 또 여러 가지 문제를 삼아 시간이 지체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국민 특조위’를 만들자는 논의에 대해서는 “세월호 특조위와 국민 특조위가 투톱으로 조사활동을 이어나가는 방향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조위 활동기간 연장 등의 내용이 담긴 특별법 개정에 대해서는 계속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특별법이 개정되거나 새로 만들어진다면 특조위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던 정부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막을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상임위원은 “특조위를 실효성 있게 만드는 법률 조항이 들어가야 한다. 특조위가 무력했던 것은 자료가 눈앞에 있는데도 주지 않으면 못 가져왔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라며 “수사권은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참사와 관련한 자료를 수집할 수 있는 ‘압수수색 영장 청구권’을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 권영빈 상임위원은 참사 관련 자료를 수집할 수 있는 `압수수색영장 청구권`을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 최진


또한 특조위의 활동을 방해하고 무력화하는 행위에 대한 제한적 수사권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특조위에만 예외적으로 수사권을 줄 수는 없다고 하는데, 이미 특검이 예외적으로 수사권을 행사한다. 제한적이지만 특조위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한 수사권을 부여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각오 다지며, 특조위 광화문 단식농성장 천막 철거


간담회 후 특조위는 지난 7월 27일부터 71일간 지속해온 단식 농성을 중단키로 하고 낮 12시 20분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특조위 단식농성장 천막을 철거했다. 30여 분간 진행된 천막 철거 작업이 끝나자 이석태 위원장은 “이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막막한 마음도 있지만, 우리가 한마음이 돼서 함께 진실규명을 향해 포기하지 말고 나아가자”며 특조위 위원들과 조사관들을 격려했다. 


세월호 유가족과 세월호 농성장 봉사자, 특조위원들은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특조위의 단식농성 천막이 철거되는 모습을 지켜봤다. 카메라로 철거 현장을 찍던 윤혜진 씨도 울음을 터트렸다. 


▲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71일 동안 자리를 지켜온 특조위 단식농성장이 철거됐다. ⓒ 최진


▲ 세월호 유가족과 농성장 봉사자, 특조위원들은 철거 장면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며 눈물을 흘렸다. ⓒ 최진


지난 3년간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와 관련해 봉사를 해왔던 윤 씨는 “특조위를 지키지 못해 가슴이 찢어진다. 아이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너무 안타까워서 자꾸 눈물이 난다”며 “진상규명이 될 때까지 끝까지 갈 것이다. 특조위나 가족들이 똑같은 마음일 것이다. 70여 일간 특조위 분들이 너무 고생 많았다”고 말했다.


윤 씨는 특조위 단식 천막이 철거되는 모습을 보며 “이 나라의 상황이 기가 막힌다. 이런 나라를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며 “특조위는 문을 닫지만 우리는 또 다른 방식을 찾을 것이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진실은 언젠가 반드시 드러나게 돼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특조위는 6일 오후 3시 경기도 안산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정부합동분향소와 기억의 교실 등을 방문하고 참사 유가족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다음 특조위 전원위원회는 내달 17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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