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 시국 대책위 등 20여 개 개신교 사회단체들은 1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폭력 정권 규탄 및 고(故) 백남기 농민 추모 기독인 시국기도회’를 열었다. 이들은 백남기 선생을 추모하며 사건에 대한 특검 시행을 촉구했다. 또한, 박근혜 정권을 규탄하며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개신교 단체들은 생명을 살리는 삶을 살아온 백남기 선생이 국가폭력 앞에서 무참히 쓰러지는 장면을 보면서 참담하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또한, 백남기 선생의 삶과 죽음이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방향과 의무를 알려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신교 평신도시국대책위원회 박연미 장로(새민족교회)는 “그분의 삶과 죽음으로 이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분명히 알게 됐다”며 “백남기 농민이 국가폭력에 의해 희생당했다는 것이 낱낱이 드러났다. 저들이 이것을 인정하게 하고, 사과하게 하고, 다시는 집회와 시위에 공권력을 남용하게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이 사람에게 살상 무기를 휘두르는 일을 서슴지 않고 있다. 상식도 염치도 없는 무리가 권력을 부여잡고 횡포를 일삼는 나라가 돼버렸다”며 “거짓을 일삼고, 그것을 감추기 위해 또다시 악행을 저지르고, 그러다가 악행이 드러나면 무례와 늑장으로 대응하는 저들을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김경호 목사(들꽃향린교회)는 경찰이 사람을 죽이고도 사과를 하지 않는 것은 앞으로 이런 방법으로 국민을 계속 죽이겠다는 현 정부의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백남기 선생의 죽음이 살인 정권의 어두운 의지를 국민이 깨닫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목사는 “백남기 농민에게 강제로 손을 댄다는 것은 모든 종교인이 참을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기독교인들이 절대 용서치 않을 것이고, 하느님께서 심판의 벌을 내리실 것이다. 불의한 권력에 맞서 이 땅에 정의가 돌아올 수 있도록 맞서겠다”고 말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박득훈 목사는 “대한민국 주권자가 국가의 헌법 정신을 짓밟는 불의한 정권에 맞선 것을 경찰이 왜 과잉진압으로 대처하느냐”라며 “하느님이 정의를 세우라고 준 권력을 가지고 정의를 짓밟는 행위는 하느님을 우롱하는 것이다. ‘우리가 백남기다’라는 말은 우리가 백남기 선생님처럼 독재권력에 저항하자는 결심이다”라고 강조했다.
정현찬 백남기투쟁본부 공동대표(가톨릭농민회 회장)는 “지금 서울대병원 의사라는 사람은 백남기 농민이 병들어 죽었다고 한다. 전 국민이 다 봤는데도 병들어 죽었다고 한다”라며 “이 의사의 행동만 보더라도 검찰이 시신을 탈취해 무엇을 하려는지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힘없는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쓰러졌다. 이제는 경찰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국민을 물대포로 쏴 죽이는 세상이 됐다”라며 “민주주의를 위해, 인권을 바로 세우기 위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반드시 특검이 이뤄져야 하며, 여기 계신 국민께서 백남기 형제를 지켜주시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힘을 모아 주셔야 한다”고 호소했다.
기도회에 참석한 250여 명의 신자들은 이후 ‘우리가 백남기다’, ‘책임자를 처벌하라’, ‘특검을 즉각 실시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대한문 앞에서 정부서울청사까지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특히 “폭력정권 살인정권 박근혜 정권은 물러가라”고 외치며 현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