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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후 신중한 태도 보이는 바티칸
  • 끌로셰
  • 등록 2016-11-14 12: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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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 La Croix > 11월 9일자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보기) - 편집자주



9일 아침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성 국무원장은 “바티칸은 트럼프 정부가 진정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소망 한다”고 밝혔다. 


교황성 2인자 피에트로 파롤린은 ‘미국 국민들의 의지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미국 대선 결과를 접했으며, 모든 판단에 앞서 트럼프 당선자가 내릴 추후의 결정들을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파롤린 추기경은 “미국 국민들이 표출한 의지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라디오 바티칸 인터뷰를 통해 말했다. 교황성 입장에서는 매우 빠르면서도, 억만장자 트럼프 당선에 대한 바티칸의 우려를 감추지 못 하는 반응을 보였다.


물론,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되었다고 하더라도 바티칸과 미국 간 입장 차는 여전히 존재했을 것이다. 지난 5일 저녁 세계 경제체제에 혹독한 독설을 날리기도 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힐러리나 트럼프보다는 지난 4월 바티칸의 초대를 받기도 했었던 민주당의 불운한 후보 버니 샌더스와 좀 더 친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의 연장선상에 위치하고 있던 힐러리 역시 바티칸 입장에서는 안심이 되는 후보였다. 오바마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여러 대립 지점에도 불구하고, 이 둘은 함께 일할 수 있었다. 쿠바와의 외교 관계 정상화가 그 예 중 하나였다.


트럼프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대립 지점은 이것과는 또 다르다. 트럼프는 ‘낙태 반대론자’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취하면서도, 기후변화협약(COP21)에 대한 회의와 이민자들에게 미국 국경을 닫겠다는 의지를 감추지 않았는데,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두 의제이기도 하다.


지난 2월 프란치스코 교황과 트럼프는 이민자들에 대해 주고받은 대화에서 대립한 바 있다. 교황은 멕시코 접경 지역에 반이민자 벽을 세우겠다는 트럼프의 제안에 대해 “어디가 되었든 다리가 아닌 벽을 세울 생각만 하는 사람은 기독교인이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이때 교황은 마침 멕시코 순방에서 바티칸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교황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후보에게 투표하라거나 투표하지 말 것을 촉구하지는 않았다.


“종교 지도자라는 사람이 일개 개인의 믿음을 의심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나는 기독교인임이 자랑스러우며 대통령이 된다면 기독교가 계속해서 공격받고 약화되는 일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트럼프는 반박했고, 이어 바로 당일 자신의 발언을 절제하는 모습을 보이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멋진 사람”이며 자신은 “교황을 많이 존경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두 상황을 비교하면서 “후보자가 되는 일과 대통령이 되는 일, 즉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고 말하며 트럼프 당선 후 첫 담화에서 차기 대통령이 지도자로서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을 높이 평가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이 걱정하는 것으로 보이는 유일한 지점은 트럼프가 여러 번 표현한 바 있는 ‘미국은 국제 상황에 지금보다 덜 개입할 것’이라는 의지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하게 될 선택을 지켜볼 것이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우리는 주님께서 그 분을 밝혀주시고 자신의 조국을 위해 봉사하는데 그를 도와주시기를, 그와 더불어 전 세계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서 기도 한다”고 말하며 “심각하게 찢겨 나간, 즉 심각한 분열의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모든 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를 보기 위해 기다릴 것”이라는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우리는 그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지켜볼 것이며 그 때서야 어떤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 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인터넷 뉴스 사이트 < Crux >에서, 미국 바티칸 전문가 존 알렌은 트럼프와 교황이 추후에 논의할 수 있을 논점들을 강조했다. 그 논점으로 ‘전 세계 반기독교 탄압에 대한 저항’, ‘종교의 자유에 대한 더 큰 관심’을 꼽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국에서 매우 인기 있다”


진보적으로 분류되는 미국 가톨릭 월간지의 바티칸 특파원 조슈아 맥엘위는 “트럼프가 앞으로 몇 달 동안 무슨 이야기를 할지를 기다려보아야 한다”고 가 강조했다.


“미국에서 교황은 매우 인기 있다”는 사실을 다시 언급하면서, 조슈아 멕엘위는 트럼프가 상당수의 가톨릭 신자,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과 반드시 모든 점에서 일치하지 않는 신자들까지도 버릴 것이 아니라면 교황과 전면으로 대립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조슈아 멕엘위는 “미국은 매우 분열되어 있다. 이들을 통합시키는 것은 시간이 걸릴 것이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세우고 있는 대화의 문화에 기반 한다면, 모든 기독교인들은, 주교를 필두로 하여 대화를 촉진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교인들의 추후 역할에 대한 한 분석에서는 “기독교인은 일치와 화해의 원천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 주교들의 역할


이런 점에서, 다음 주 발티모어에서 열리는 새 주교 의장 선거는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전통에 따라 현재 부의장이자 휴스턴 대주교인 다니엘 디 나르도가 의장직을 받을 경우, 부의장을 대체할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화의 문화를 따르고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받게 될 것이다. 조슈아 맥엘위는 “미국 주교들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강조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의 문제로 인해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 혹은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 혹은,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 문제제기라고 하는 것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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