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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교계, 3차 대국민 담화에 강한 비판
  • 최진
  • 등록 2016-11-30 16:00:09
  • 수정 2016-12-01 09:3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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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진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3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가운데, 담화를 접한 종교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그리스도교계는 이번 박 대통령의 담화가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적인 염원을 또 다시 외면한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하게 혹평했다.


먼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비상시국대책회의(이하 시국회의)는 박 대통령의 담화가 발표된 지 1시간여 만에 즉각 논평을 내고, “박 대통령이 ‘국회의 뜻을 따르겠다’며 퇴진 결정을 미룬 것은 현실정치를 고려하지 않은 꼼수에 불과하다”고 정리했다.


시국회의는 “박 대통령이 절차적 권력이양의 뜻을 밝혔지만 국민의 요구는 여전히 즉각 퇴진이다. 이런 방법으로 국민의 분노를 피할 수 없다”며 “박 대통령은 여전히 피의자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국민은 다시 한 번 절망하고 있으며 분노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짚었다. 이어 “국회는 자신들의 임무가 조속한 탄핵절차를 밟는 것임을 주지하고 속히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이번 담화가 “성찰도 통회도 없는 말”이라며 “‘다 내려놓았다’며 진퇴 문제를 국회에 던진 것은 그간 대통령이 했던 말들 중에 최악”이라고 혹평했다.


사제단 역시 “스스로 결단해야 하는 하야를 엉뚱하게도 탄핵을 소추하고 결의하는 기관인 국회에 떠넘긴 것은 탄핵을 회피하려는 얕은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여전히 자신의 죄과가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성찰도 할 줄 모르고 통회도 할 줄 모른 채, 시종 범죄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저 모습은 실로 우리를 슬프게 만든다”며 “명색이 대한민국의 최고 지도자라는 자가 어째서 원죄로도 상실되지 않았던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잃어버렸는지 그저 통탄스럽다”고 비판했다.


특히 “국민에게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 박 대통령이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노력했다’, ‘한 순간도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 믿었다’는 등의 말을 했다”며 “인간의 존엄성을 잃어버린 자의 파렴치와 어리석음 앞에 새삼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개탄했다.


사제단은 국민이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아직 민주주의의 노력이 더욱 요구된다며 악을 청산하는 일에 마음을 모아줄 것을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박근혜퇴진기독교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도 논평을 통해 “박근혜는 불타오르는 국민들의 분노와 즉각 퇴진하라는 명령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여전히 작금의 사태에 대한 현실감이 없다”고 평가했다.


▲ 29일 오후 2시 30분 박근혜 대통령은 제3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며,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사진출처=청와대)


운동본부는 “박근혜 본인이 임명한 검찰에 의해 자신이 범죄자임이 명백히 밝혀졌다”며 “소위 ‘질서 있는 퇴진’을 말하는 새누리당은 박근혜와 함께 공범이고 즉각 해체해야 할 존재임을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야당들은 광장의 국민들과 함께 박근혜 퇴진운동에 온 힘을 모아야 하며, 국회는 탄핵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문하며, “행여 ‘질서 있는 퇴진론’을 가지고 촛불민심을 분열시키려는 세력이 있다면 이들은 하늘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 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한국교회연합도 논평을 통해, 박 대통령이 “국정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이미 국정 혼란과 공백이 이어져 온 상황에서 더 이상의 혼란에 대해 걱정하는 대통령의 마음을 국민이 얼마나 수용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한국교회연합 회장 조일래 목사는 박 대통령이 “본인 입으로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고 약속하고 이를 어긴 대통령”이기 때문에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특권을 내려놓고 법이든 도의적 책임이든 응당한 처벌을 받겠노라고 선언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조 목사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최순실 개인이 아닌 대통령의 책임”이며, “이는 대한민국의 국격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또한 대통령이 본인의 진퇴 문제를 국회에 맡긴 이상 여야 정치권은 특검을 통한 조사와 함께 대통령의 퇴진문제에 집중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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