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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통령을 잘 뽑아야 토요일에 쉴 수 있다”
  • 최진
  • 등록 2016-12-05 17:49:24
  • 수정 2016-12-05 21: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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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이후 현 정권을 하루속히 퇴진시키라는 국민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촛불의 선전포고, 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란 이름으로 열린 6차 촛불집회에는 전국에서 232만 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 팻말을 들고 있는 시민(위). 이날 시민들은 박 대통령의 담화 이후 여당과 일부 야당의 반대로 탄핵안이 연기되는 상황에 분노한다는 뜻을 정치권에 분명히 알렸다. 이날 집회에서는 ‘스스로 정계에서 물러남’을 뜻하는 ‘하야’라는 표현보다, ‘탄핵’‧‘구속’‧‘심판’ 등의 문구가 늘었다.

청와대로 향하는 시민들(아래). 현 정권의 심판을 요구하는 6차 촛불집회가 3일 서울 광화문광장과 시청광장 등을 비롯해 청와대 일대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3시 20분께 시민들은 세월호 유가족을 선두로 청와대 행진을 시작했다. 청와대로 향하는 자하문로와 효자로 모두 시민들로 가득 찼다. 


▲ ⓒ 염은경


▲ ⓒ 염은경


의정부교구 녹양동 성당 대건회원들은 이날, 삼각김밥을 준비해 세월호가족들과 함께 행진에 나서는 시민들에게 나눠 주었다. 정인숙 레아씨는 "개인적으로만 집회에 참가했었는데 성당 식구들이 신자로서 같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이렇게 김밥을 준비하게 됐다"며, "작지만 우리들의 행동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청와대 앞 100m에서 차벽을 세운 경찰(위). 현행법상 청와대 100m 이내에서는 집회·시위를 할 수 없지만, 법원은 최초로 이날 집회‧행진을 청와대 앞 100m까지 허용했다. 본 촛불집회에 앞서 시민들은 청와대를 포위하는 ‘에워싸기’ 행진을 진행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이유로 경찰력을 동원했지만, 결국 사상 첫 청와대 100m 행진은 한 명의 연행자도 없이 마무리됐다.

박근혜 구속을 요구하는 손팻말(아래).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시민단체나 정당에서 나눠주는 손팻말 외에도 미리 제작해놓은 다양한 손팻말을 통해 박 대통령의 구속을 요구했다. ‘뽕’은 박 대통령을 둘러싼 많은 의혹 가운데 약물 중독 의혹에 대한 풍자다.



세월호 7시간을 밝히라는 노란 망토를 두른 시민(위).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세월호 유가족은 참사 발생 963일 만에 청와대 앞 100m까지 갈 수 있었다. 이들은 경찰이 차벽으로 막은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눈물의 집회를 이어갔다. 

‘즉각탄핵’ 손팻말을 들고 청와대를 바라보는 시민. 이날 집회는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이후 국민의 뜻을 드러내는 자리였다. 대통령 탄핵에 동참하는 듯 보였던 일부 야권이 분열 조짐을 보이며 탄핵 시기를 계산했지만, 시민들은 ‘즉각 탄핵’하라는 요구를 전달했다. 



‘박근혜를 구속하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든 시민(위). 박 대통령은 지난 11월까지 3번의 담화문을 통해 국정농단 사태를 수습하려고 했으나, 시민들의 분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포승줄에 묶인 박 대통령의 형상을 담은 조형물(아래). 이날 시민들은 “범죄자 박근혜를 즉각 구속하라”고 외치며, 대통령 직무수행 부정을 저지른 박 대통령을 구속수사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운동 주민센터 앞 신교동 교차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 이들은 오후 6시로 예정된 본 집회에 앞서 청와대 앞으로 행진하며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한 참가자는 “오늘 집회는 청와대 앞에서 속 시원하게 소리라도 지르는 집회”라며 빠른 걸음으로 행렬 앞쪽을 향했다. 어떤 소리를 지를 것이냐고 묻자, “욕이 나올까 걱정”이라고 답했다.



‘박근혜 퇴진’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웃는 어린이. 이들은 행렬 도중 카메라를 향해 5분간 웃음을 지으며 손팻말을 높이 들었다. 가장 어릴 것으로 추정되는 여자 어린이는 키가 너무 작아서 사진에 나오지 못했다.



탄핵을 지연시킨 국민의당을 향해 ‘공범 혐의’를 추궁하는 팻말. 이날 집회에서는 애초 2일 추진키로 했던 대통령 탄핵을 9일로 지연시킨 국민의당에 책임을 묻는 손팻말이 나왔다. 이들은 탄핵이 성사되지 못할 경우, 국민의 염원을 배신한 국민의당이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촛불을 든 아이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 시민(위). 이날 집회에는 가족 단위의 참여자들이 눈에 띄었다. 부모들은 어둠을 밝히는 촛불을 든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갔다.

자녀에게 민주주의를 설명해주는 어머니(아래). 아이에게 어떤 내용을 설명 중이었냐고 묻자, “‘대통령을 신중하게 잘 뽑아야 토요일 집에서 쉴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쳤다”며 웃었다.



길바닥에 앉아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든 수도자. 대림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천주교는 대림 2주일을 인권 주일, 그 주간을 사회교리 주간으로 삼고 있다. 인권 주일 하루 전 진행된 이 날 집회에서 수도자들은 교회의 인권에 대한 정신을 말과 글이 아니라, 온몸으로 실천하고 있다. 



시민들에 의해 밝혀지는 촛불(위). 오후 6시 본 집회를 시작으로 집회 참여 인원이 대폭 늘어나면서 거리가 촛불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배고픔에도 양보할 수 없는 박근혜 퇴진(아래). 집회 시간이 오후 7시를 넘어가면서 저녁을 먹기 위해 일부 참가자들은 인근 식당가를 향했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미리 준비한 도시락이나 빵, 옥수수나 감자 등을 먹으며 집회 현장을 지켰다.



횃불을 들고 집회에 참석한 시민. 일부 정치인들이 대통령 담화에 대한 해석을 두고 논쟁을 벌이는 사이, 광장의 촛불은 횃불이 되고 있다.

경복궁 앞을 가득 채운 촛불을 든 시민들. 일부 정치인은 촛불이 바람에 꺼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촛불 집회가 거듭될수록 더욱 많은 참여자가 청와대 앞으로 진격하고 있다. 현재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현대 민주주의의 역사’로 기록되고 있다.



전국 232만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이 참가해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집회 기록을 갈아치운 6차 촛불집회는 박근혜 정권의 즉각 심판을 요구하는 국민의 뜻을 드러냈다. 이에 ‘탄핵 신중론’을 주장하며 박 대통령의 탄핵을 지연시킨 일부 야권과 ‘점진적 퇴진’으로 돌아섰던 비주류 여권은 국민의 뜻을 통해 탄핵 성사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촬영=최진 / 염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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