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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호소문 보며, ‘그런데 추기경은?’
  • 최진
  • 등록 2016-12-07 16:50:29
  • 수정 2016-12-07 17: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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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조계종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사진출처=대한불교 조계종)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매일 전국적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자승 스님이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성명서’나 ‘입장문’이 아닌 ‘호소문’을 ‘낭독’했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이번정권에 미련이 남은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교단차원에서 대표 인사가 입장을 직접 밝혔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6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호소문을 통해 대통령의 조건 없는 퇴진을 강력히 촉구했다. 


그는 촛불집회를 통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의 뜻이 분명하게 드러났고, 국제 정세가 위태롭고 급박하게 변하고 있으므로 대통령이 국가를 사랑하고 국민을 아낀다면 정상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한시라도 빨리 퇴진을 결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승 총무원장은 “수백만 국민이 민주주의 역사를 새로 쓰는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고 있다”며 “작금의 상황에서 조건 없는 즉각적인 퇴진만이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길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여야 정치인들에게도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하며, “국민의 마지막 기대가 대통령의 탄핵에 있는 만큼 눈앞의 당리당략에 따라 조변석개(朝變夕改)하지 말고 민심을 올곧이 받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전 불교계 지도부 호소문 발표에 이어, 오후에는 불교단체들이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인근에서 범불교 시국회의의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대한불교청년회 등 불교계 33개 단체로 구성된 범불교 시국회의는 박 대통령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즉각 퇴진해 줄 것을 촉구했다. 


자승 총무원장은 2007년 대선 때 선거조직 상임고문으로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도왔다. 또한, 2016년 총선에서도 여당 정치인의 선거운동에 모습을 드러내 정교 유착 논란의 중심이 됐다. 


그는 지난달 9일 청와대를 방문해 종교계 원로 자격으로 박 대통령에게 조언했다. 천주교에서는 서울대교구 염수정 추기경이, 개신교에서는 김장환 목사와 김삼환 목사가 초청됐다. 종교계 시민단체들은 청와대가 친정부 성향의 종교인만을 초청해 편향된 종교계 의견을 수렴했다며 이를 맹렬히 비난했다. 


한편 자승 총무원장의 호소문이 불교계 내에서는 진실성 논란이 있다고 할지라도, 당장 천주교 입장에서는 이조차도 부러운 상황이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매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국미사를 봉헌하고, 각 지역 교구장 주교들이 시국미사 집전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사회정의 실현을 위한 교회의 실천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서울대교구장이자 한국 가톨릭교회의 수장인 염수정 추기경은 각종 시국미사에서 나온 발언과 자신은 무관하다고 선을 그으며, “정치는 평신도의 영역”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신자 의원들을 위한 미사를 집전하고 각종 정부 행사에 참석하는 염 추기경이 현 정부의 부정의혹과 시국미사 참여에 대해서 침묵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적어도 한국 천주교회를 대표하는 종교인으로서 국민적 분노가 표출된 이번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입장 정도는 밝혀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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