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성모․국제성모병원 사태해결을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와 전국보건의료노조는 22일 오후 2시 인천시 동구 송림동 인천교구 신청사 앞에서 ‘보건의료노조 집중행동의 날’ 집회를 열고 인천‧국제성모병원 사태해결을 촉구했다.
인천교구가 송림동 신교구청사로 이전함에 따라, 이날 집회는 교구가 새롭게 둥지를 튼 신청사 앞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이들은 교구가 시민대책위와 보건의료노조의 대화 요구를 지속해서 외면할 경우, 답동성당과 인천성모병원 앞에서 진행된 1인 시위와 촛불집회 등을 신청사 앞에서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오는 27일 교구장 착좌식을 통해 정신철 주교가 신임교구장 임기를 시작함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인천교구가 장기화된 성모병원 사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경찰 저지선이 넘어갈 정도로 강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이날 집회에는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보건의료노조 회원 150여 명이 참석했다.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전국에서 모인 노조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2년여 동안 진행해온 성모병원 정상화를 위한 투쟁의 시간을 되새겼다. 이어 착좌식과 교구청 이전으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인천교구가 지난날의 잘못을 청산하고 생명과 노동을 존중하는 교회로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위원장은 “천주교 인천교구는 성탄절과 착좌식을 앞두고 새 교구장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조합 탄압과 돈벌이 경영으로 문제가 됐던 성모병원 사태는 홍명옥 지부장이 해고된 상태로 진전 없이 흘러왔다”라며 “대화를 통한 사태해결로 결자해지(結者解之)를 하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또한 “그동안 답동성당에서 1인 시위와 촛불집회, 집중투쟁을 전개했고 이제는 교구청이 이전한 새로운 곳에서 집중투쟁을 시작한다”며 “새 교구장 주교가 시민들과 노동자들의 염원을 받아들여 대화의 물꼬를 터준다면 투쟁의 수위를 조절하겠지만, 또다시 묵묵부답 반응이 없다면 제2의 투쟁을 선포하고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양승조 인천시민대책위 공동대표는 “신자는 죄와 얽힌 것을 성직자에게 고백하고, 성직자는 그 갈등을 풀어주는 것이 천주교 고백성사라고 안다. 그러나 부부나 자식과의 갈등을 고백하는 신자에게 ‘법대로 해라’, ‘시간이 가면 해결 된다’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는 해고자 복직에 대한 갈등을 해결하고 보험금 부당청구에 대한 죄를 시인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신교구청 관리자에 따르면 현재 신교구청은 내‧외부 공사가 진행 중이며, 교구업무는 아직 구교구청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편 이날 집회에 앞서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구교구청을 방문해 정신철 주교와의 면담을 재차 요청했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현실적으로 착좌식 이전에 면담을 진행하기는 시간상 힘들고, 1월에 면담이 가능할 수 있다’는 내용을 인천교구 사회사목국장이 전해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