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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개혁은 그 자체로 끝이 아니라 과정이다”
  • 끌로셰
  • 등록 2016-12-23 18:59:21
  • 수정 2016-12-26 17:4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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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 NCR > 12월 22일자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원제 :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청 성탄 연설서 바티칸 개혁 저항에 대해 규탄) - 편집자주



▲ 2015년 12월 24일 성탄 전야 미사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목요일(22일) 성탄 전 모임 자리에서 “몇 추기경과 대주교들은 선의로 질문을 던지는 반면 일부는 ‘악의적 저항’을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바티칸의 중앙 집권적 관료제 개혁 노력에  반대해 온 고위 성직자들에 대해 혹독한 비판을 가했다. 


교황은 “이러한 심각한 반대는 꼬인 마음에서 출발하며 이는 악마가 악의를 불러일으킬 때 그 모습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반대는 전통과 외관, 형식과 고정 관념 혹은 연극, 연기자, 연기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욕심으로 숨어든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목요일에 있었던 한 연례 모임에서 이와 같은 발언을 한 것인데, 이전 교황 때 이 연례 모임은 그저 휴일 전에 인사를 나누는 정도의 만남 이었다. 


올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개혁을 추진하면서 12개의 지표를 강조했다. 우선 교황은 고위 성직자들, 특히 교황이 추진하는 변화에 저항한 이들을 몹시 꾸짖었다.


또 교황은 악의적으로 반대하는 세력 외에도, ‘열린’ 저항과 ‘은밀한’ 저항이라고 부르는 경우를 구분했다.


바티칸 개혁을 실시하면서 사람들은 교회의 ‘사령부’가 움직일 수 없는 관료 조직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에 따르면, 열린 저항이란 “선의와 진실된 대화”로 비롯되는 것이며 숨겨진 저항은 “말로는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모든 것이 지금 이 상태 그대로 있기를 바라는 이들이 말하는 현실 안주적인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 아무 의미 없는 수사에 만족하는 비겁과 고집의 마음에서 말미암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바티칸 개혁을 실시하면서 사람들은 교회의 ‘사령부’가 움직일 수 없는 관료 조직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Ecclesia semper reformanda est : 교회는 언제나 개혁되어야 한다”라는 라틴어 문장을 언급하며, 교황은 바티칸의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사람들은 “가장 먼저,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더 (교회가) 살아있다는 징표를 보아야 한다. 이는 즉 순례길에 나선 교회를 보아야 하는 것이며, 살아 있기 때문에 언제나 개혁되어야 하는(semper reformanda) 교회를 보아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교황은 “개혁은 그 자체로 끝이 아니라 성장의 과정이자, 회개의 과정이라는 점에서 계속해서 (개혁을) 반복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개혁이라는 것은 교황청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고자 하는 ‘미적’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이 개혁은 “늙은 교황청의 모습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려는 속임수”와 같은 화장을 하는 것과 다르다고 말했다.


“개혁은 그저 ‘새 인물’이 아니라 ‘새로운 마음가짐을 한’ 인물에 의해 이뤄질 때만이 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교황이 말했다. “직원을 교체하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교황청 구성원 모두가 영적으로, 인간적으로, 그리고 직업적으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이어 “우리는 끊임없는 변화와 정화가 필요하며, 이러한 마음가짐의 변화 없이는 모든 개혁의 노력은 쓸모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이 언급한 개혁의 12가지의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다



1)  개인적 책무(개인의 변화)

2)  사목 (사목적 변화)

3)  선교 정신 (그리스도 중심)

4)  투명한 조직

5)  기능성

6)  현대화 

7)  절제(교황청 조직 간소화)

8)  (부서간) 보완성

9)  시노드적 합의 과정

10)  가톨릭 정신

11)  전문성

12)  점진적 변화




‘투명한 조직’에 대해서는, “모든 부서가 법리적으로 동일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전제하에 바티칸 정부의 각 부서들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각 부서는 자기 관할 구역이 있다. 이 관할 구역은 지켜져야 하나, 이 지역 분배 역시 합리적이고, 효과적으로 그리고 생산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대화’에 대해서는 바티칸 공의회 때 사용해 유명해진 업데이트(구식의 것을 최신의 것으로 만들다)를 뜻하는 ‘아조르나멘토 aggiornamento’라는 이탈리아어를 사용하여, 이러한 업데이트는 “시대의 징표에 관심을 가지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한다”고 전했다.


‘시노드적 합의 과정’에 대해서, 교황은 “모든 바티칸 부서의 업무에서 통치에 대해 시노드적 방식이 명확히 드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각 부서가 (타 부서의 의견을 듣지 않고) 자신의 의견만을 반영하는 태도를 보일 수 있는 전문화된 부서를 증대시키면서 생기는 분열을 피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톨릭 정신에 대해서는, 바티칸 각 부서는 전세계에서 교회의 다양성을 대표할 수 있는 구성원들로 채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더 많은 평신도들이, 특히 이들은 사제나 성직자들보다 더욱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서에 배치될 것”이라고 예견하며 “여성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황은 2013년 4월에 있었던 추기경 자문단 신설부터 시작하여 2016년 10월 교황청 생명학술원에 이르기까지 그가 개혁 과정 중 추진한 18개의 과정에 대해 언급하면서 거의 45분 가까이 되는 연설을 마무리했다. 


만남이 끝나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참석한 추기경들과 주교들 한 명 한 명에게 예수회 5대 총원장인 16세기 이탈리아 신부 클라우디오 아쿠아비바(Claudio Acquaviva)의 저서 ‘영혼의 병을 치유하는 방법 Tricks to cure the sicknesses of the soul’을 한 권 씩 나누어 주기도 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의 문제로 인해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 혹은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 혹은,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 문제제기라고 하는 것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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