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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 양모 곁에는 언제나 신부, 수녀가 있었다
  • 특별보도팀 저스티스
  • 등록 2017-03-22 16:30:14
  • 수정 2017-04-14 13:5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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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프레스>는 지난 1월 대구입양아동 학대사망사건(은비사건)에 대한 제보를 받고 세 달여 동안 관련 내용을 취재했습니다. 성가정입양원과 원장수녀의 입장을 듣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이후 성가정입양원을 비롯해 은비사건과 관련된 반론이 제기될 경우 이를 충분히 반영하겠습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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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9일 은비가 사망한 후, 성가정입양원 원장수녀와 직원은 은비에게 자신들이 준비한 옷을 입혀 보내고 싶다며 장례식장을 찾아왔다. 당시 장례식장을 지키던 대구미혼모가족협회 김은희 대표가 원장수녀에게 입양체험(입양 전제 가정위탁)에 대한 생각을 물으니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법적으로 문제없다. 관습적,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수 있지만…” 


하지만 입양특례법에 따르면 ‘법원의 입양허가 결정 후 입양될 아동을 양친이 될 사람에게 인도’해야 하므로 입양 전제 가정위탁은 위법이다. 이러한 성가정입양원의 태도에 김은희 대표는 11월 5일부터 대구지방법원 앞에서 은비 사망사건을 알리기 위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 대구지법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김은희 대표 (사진제공=대구미혼모가족협회)


다시 등장하는 ‘천주교’ 그리고 ‘친분’


시종일관 양부모를 두둔했던 원장수녀의 모습은 법정에서도 이어졌다. 모든 공판 일정에 참석했던 김은희 대표는 “(원장수녀가) 늘 양모 옆에서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재판장 들어가기 전하고, 나올 때도 어깨를 잡고 나왔다”라면서, “판결이 나기 전까지 이 사람은 무죄”라고 말하는 것을 직접 듣기도 했다고 전했다. 


공판장에는 대구미혼모가족협회, 성가정입양원 뿐만 아니라 양부모의 친인척, 지인들도 대거 참석했다. 이들 가운데 천주교대구대교구 신부인 양모의 친오빠가 있다. 은비가 뇌사로 경북대병원에 입원한 당시, 신부는 자신의 인맥을 동원해 은비 주치의에게 압력을 행사했다. 신부와 친분이 있는 병원관계자들이 주치의에게 전화해 양부모를 다시 만나줄 것을 권하거나, 양부모는 아동학대를 할 사람들이 아니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 해 12월, 대구지방법원에서의 공판 이후 양모는 수녀들과 함께 재판장을 빠져나왔다. 양모 곁에 있던 대구지역 유치원교사 수녀는 양모의 어깨를 어루만지며 환한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한 매체의 기자가 양모와 성가정입양원 원장수녀에게 심경을 물으며 인터뷰를 시도하자 신부가 거칠게 기자를 막아섰다. 카메라로 촬영하는 기자 모습을 본인의 휴대전화로 촬영하기도 했다. 


‘남은 다섯 명의 아이들을 위해 선처해달라’?


▲ ⓒ 문미정


1월 25일 구형 당시에는 피고측 방청객 중에 젊은 청년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기자가 청년들에게 인터뷰를 시도하니, “우리 같은 찌끄레기가 뭘 압니까. 있다가 가면 되고. 끝나면 집에 가서 자면 되지요”라고 답했다. 


이날 양부모는 최후진술을 통해 자신들은 친자와 입양한 아이들을 위한 삶을 살았으며, ‘남은 다섯 명의 아이들을 위해 선처해달라’고 말했다. 공판이 끝난 후, 청년들은 양모 곁에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에워싸고 함께 법정을 벗어났다. 


2월 8일 판결 선고 결과 양부 징역 10년, 양모 징역10개월·집행유예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범행 횟수와 방법, 결과의 중대성 등으로 볼 때 죄가 매우 무겁지만, “네 명의 자녀를 입양해 잘 양육하고 있으며, 당초 피해아동도 최선을 다해 돌 볼 의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이유를 밝혔다. 


이경은 경북대 교수 논문 ‘아동학대 가해 부모의 법적 조치 분석’에서, 2000~2014년까지 가정 내 아동학대사건 판례 중심으로 아동학대사건의 양형요소를 분석한 결과, 판례는 피해아동보다 피고인의 상황을 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번 판결에서도 네 살 은비가 겪었을 고통보다도 양부모가 아이들을 잘 양육하고 있는 점을 양형이유로 밝히고 있다.


현재 검찰측과 피고인측은 각각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무엇이 진정으로 남은 아이들을 위하는 일일까


은비는 학대로 인해 사망했고, 은호에게서도 학대정황이 발견돼 생모가 아이를 데려갔다. 양부모는 은비와 은호에 앞서 현재 나이 19살, 15살, 11살, 8살 아이들을 입양한바 있다. 이 중 19살, 15살 아이들은 캐나다로 유학을 간 상태이며, 남은 두 아이는 양모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경찰 수사 당시, 10살 아이는 은비가 막대기로 스스로를 때리고 머리를 땅에 박았으며 라면·꿀물을 쏟아 화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또한 은호 얼굴에 있는 상처는 은비가 때려서 생겼다고 말했다. 아이는 양부모가 주장한 내용과 일치하는 진술을 했다. 


10살 아이는 어떻게 양부모의 진술과 똑같은 말을 할 수 있었을까. 이 아이를 비롯한 다른 아이들은 은비가 양부에게 학대당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목격했을 것이다. 직접적인 신체학대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 할지라도, 아이들이 받았을 정신적 충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가톨릭프레스 취재진은 유학 가 있다는 아이들의 신변을 확인하기 위해, 성가정입양원과 아동보호전문기관, 그리고 대구시에 문의했지만 어디서도 시원한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입양 후 유학을 보냈다는 아이들과 현재 양모 곁에 남아 있는 아이들, 정말 이대로 아무 문제없는 것일까? 


성가정입양원은 은비 사망사건을 ‘참회기도’로 무마 하려는가 


2월 27일 가톨릭프레스 취재팀은 성가정입양원의 공식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연락을 시도했으나, 성가정입양원은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이후로도 관련 질문을 메일로 전달했으나 회신은 없었다. 


그런데 가톨릭프레스 특집 기사가 나간 이후, 어떤 입장 표명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성가정입양원은 홈페이지 첫 화면에 은비 학대사망사건에 대한 ‘참회의 기도’를 올렸다.


▲ 성가정입양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참회의 기도` (사진출처=성가정입양원 홈페이지)


이들은 참회의 기도를 통해 ‘아이에게 부모를 맺어주고 싶었던 마음이 과했음’을, ‘집으로 가는 길을 빨리 열어주고 싶었던 마음이 앞섰음’을, ‘아이와 부모가 한 가족이 되는 과정을 세심히 살피지 못함’을 참회하고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기도 마지막에는 ‘저희가 너무 큰 죄인이기에 은비를 평생 잊지 않고 기도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기도’라고 적힌 이 공지문에는 발신자도 수신자도 표시되지 않았다. 


양부모의 학대로 은비가 4년간의 짧은 삶을 뒤로 하고 눈을 감은 시점에서, 단지 기도로 참회하겠다는 것은 이 사태에서 한 발짝 떨어져 지켜보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기도’하면 용서받는다? 그럼, 책임은 누가 지나…


성가정입양원은 은비 사망사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은비가 1차 가정에서 되돌아오고 마음을 추스르기도 전에 다시 대구 가정으로 입양 전제 가정위탁을 보냈다. 대구 가정을 여러 차례 방문해 은비를 직접 만나고서도 아동학대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 은비가 뇌사로 쓰러진 것을 알면서도 입양허가절차를 계속 진행했다. 은비 생부모에게는 은비의 상태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임의로 즉시항고권포기서를 제출해 친권이 빠르게 양부모에게 넘어갔다. 


그런데 성가정입양원 직원들은 은비가 뇌사로 쓰러지기 전날, 가정방문을 통해 은비의 안전을 확인 해봐야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오갔다고 고백했다. 이들은 정말 은비가 뇌사로 쓰러지기 전까지 아동학대를 의심하지 못했던 걸까. 여러 정황이 의혹을 가중시키고 있다. 


은비사건 재판장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신부와 수녀들, 그리고 ‘그럴 사람들이 아니라더라’는 말만 되풀이 하는 수많은 ‘지인’들. 이들로 인해 오히려 의혹은 커졌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참회’와 ‘반성’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누가 무엇을 잘못했고 그래서 어떤 결과를 초래했으며 그 책임은 누가 지겠다는 말인가. 책임지지 않는 참회와 반성은 껍데기 빈 말에 지나지 않는다. 진정으로 참회한다면, 지금이라도 은비 사망사건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



후속 보도는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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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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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mem2018-03-20 19:56:09

    입양원 원장수녀님 언제가는  사고  칠줄  알았네요 .  은비얘기요???  원장수녀를  이십명의  아이들이  동시에  엄마라고  부른다는  카톨릭 신분  기사좀  내려 주시겠어요  신자로서  창피하고 부끄럽네요.  남아눈시아따 수녀님 동기들도 공감할수없는  수녀님 모습일거예요  , 너무  위선작인  표현입니다 . 아슬아슬하게  사시는게  항상  걱정이었거든요 . 좀  겸손해기시길  내내  기도 했었구요 . 남은 수도생활  진짜 얼굴을  찾으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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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mem2017-03-31 00:00:20

    저 수녀님이 무섭다. 정말 종교인이라는 사람이...이상한 믿음. 결국 수녀나 양부모나 자기 죄를 숨기는데 급급한것 같다. 그럴 사람이 아니라니...나는 기독교로 20년을 살고 기독교의 모순에 실망해 천주교로 작년부터 개종했다. 그런데 이 기사를 보니 카톨린 신자로써 살기로 한것에 대해 후회가 든다. 자신의 가족이라고 감싸주는 그 양부모쪽 가족인 신부도....죄를 지었으면 죄값을 받아라. 하느님이 다 보고 계신다. 나쁜 사람들...그렇다고 당신들의 죄가 가벼워지지 않는다. 학대 한 사람들도 방임한 사람도 지인이라며 그들을 감싸주는 자들도 전부 은비를 죽게 한 사람들이다. 정말 끔찍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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