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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하느님 사랑 없는 신앙은 그저 사회적 산물”
  • 끌로셰
  • 등록 2017-05-02 15: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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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 news.va >의 4월 28일자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원제 : 프란치스코 교황, 이집트 알-아즈하르 대학 대이맘(Grand Imam) 예방 및 국제평화학술대회 참석자들에 전언- 편집자주


▲ (사진출처=CNS/Paul Haring)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집트 순방의 첫 번째 외부 행사로 알-아즈하르 학술회장에서 열린 국제평화학술대회(International Conference for Peace)에 참석해 연설을 했다. 이집트의 알-아즈하르 대학교는 이슬람 수니파 신학과 종교 교육에 있어 세계 최고의 기관이자 가장 오래된 이슬람 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연설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집트 문화의) 지식 추구와 교육의 가치는 의식적 선택의 결과이며 이는 결국 더 많은 결실을 맺게 되었다”고 호평하며 “우리 스스로의 미래를 위해서도 이와 유사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평화를 위한 미래는 다음 세대의 올바른 교육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람을 초월하는 신과 사람을 둘러싼 세상과 접촉하며, 자기 폐쇄적이지 않은 정체성을 조성함으로써 사람의 가장 좋은 부분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교육은 진정으로 평생의 지혜가 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지혜는 타인을 찾아 나서는 것이며, 경직된 태도와 사고 그리고 폐쇄적인 마음의 유혹을 이겨내는 것”이라며, “다시 말해 지혜란 열려있으며, 역동하며, 겸손하면서도 따져 묻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종교간 대화 차원에서, “우리 미래가 여러 종교와 문화의 만남에 달려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함께 나아가라는 부름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하며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종평위)와 알-아즈하르대화위원회(Committee of Al-Alzar for Dialogue)가 구성한 통합대화위원회(Mixed Committee for Dialogue)의 행보에 격려를 보냈다.


대화란, 인간성의 진정한 표현


교황은 종교, 문화 간 차이를 받아들이려면 “자기 정체성과 타인의 정체성을 존중해야 할 의무, 차이를 받아들일 용기” 그리고 “진심”이라는 세 요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대화란 인간성의 진정한 표현으로써 어떤 특정한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라 일종의 진리로 가는 길, 즉 꾸준히 걸어 나가 경쟁을 협력으로 바꿔내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상대를 존중하는 열린 마음과 진실한 대화를 통한 교육은 함께 미래를 쌓아 나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하면서, “증오와 폭력을 조장하는 이들의 흉악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젊은이들과 함께하여, 성숙의 과정 중에 있는 이들을 돕고, 꾸준히 선한 마음을 키움으로써 악의 선동 논리(incendiary logic)에 대응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이집트를 ‘약속의 땅’이라고 부르며 이집트에서는 “여러 신앙이 서로 만나고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지고 공동선을 위한 공동 노력의 중요성을 인정해왔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이집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폭력에 대해, 십계명 ‘살인해서는 안 된다’(탈 20,13)를 들며 “모든 종교는 이 명령을 따라야한다”고 강조하고 “폭력은 모든 종교적 표현의 부정이다”라고 비판했다. 또 “인간 존엄과 인간 권리를 훼손하는 행위를 고발하고 종교의 이름으로 모든 형태의 증오를 정당화하려는 시도를 밝혀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느님 사랑에서 비롯된 것 아니라면 신앙은 그저 ‘사회적 산물’에 불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슬람 무장단체나 IS와 같은 일부 극단 세력들에 대해서도, “자비로운 하느님을 향한 신실한 마음과 진실한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면, ‘신앙’은 그저 ‘합의의 산물’ 혹은 ‘사회적 산물’에 불과하며 이는 사람을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박살내버린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종교는 평화를 촉진해야 할 내재적 소명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폭력에 폭력으로 대항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목소리를 키우고 우리를 보호할 무기를 찾아 헤매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평화를 만드는 이들이지 무기를 만드는 이들이 아니며, 방화범이 아닌 소방대원이 필요하고, 파괴 유발자가 아닌 화해 전도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는 문제인 대중영합주의적 태도(포퓰리즘)로 인한 국가 간 무력행사에 대해서도 “선동적 포퓰리즘은 평화와 안정을 정착시키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폭력을 조장하지 않을 때만 평화가 보장되며 모든 일방적인 행동은 극단주의와 폭력의 신봉자들에게 주는 선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집트가 하느님의 도움으로 문명의 땅과 약속의 땅이 되라는 사명에 계속해서 응답할 수 있기를, 그리하여 사랑하는 이집트 국민들과 중동 지역 전체의 평화 구축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염원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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