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종교는 차별과 맞서 싸우는 것”
  • 최진
  • 등록 2017-05-03 17:03:42
  • 수정 2017-05-03 17:04:05

기사수정


▲ 지난달 29일, 제주 남선사 깨바라 콘서트에서 다국적 밴드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연주했다.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남선사에서 29일 다국적 밴드가 만들어가는 이색 콘서트가 열렸다. 다문화 시대에 필요한 배려와 나눔을 일깨우며 화합을 향해 함께 나아가자는 ‘깨바라 콘서트’다. 


남선사 주지 도정 스님은 “외국에 살면서 한국인들이 당하는 차별을 보고 가슴 아팠다.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 보니 한국인이 외국인을 차별했다. 그래서 차별의 문화를 어떻게 고쳐나갈까를 고민하게 됐고, 음악을 생각하게 됐다”며 “깨바라 콘서트는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음악에 끌려 와서 음악을 듣고, 흥에 겨워 함께 노래를 부르며 소통하는 것이다”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이번 콘서트는 공익적 문화활동 그룹인 ‘드리머스’의 무대로 채워졌다. ‘드리머스’는 차별과 편견이 없는 사회를 꿈꾸며 2015년부터 광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다국적 밴드다. 국적과 외모는 다르지만, 음악을 통해 벽을 허물고 주변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것이 밴드 활동의 목적이다.


“종교가 깨어나지 못하면 국민저항 받게 될 것”


도정스님은 “부처님은 사회적 약자인 중생을 위해 일생을 바치셨고, 예수님도 약자들 편에서 제도적 차별과 맞서 싸우셨다. 종교의 정신은 차별과 맞서 싸우는 것”이라며 “그러나 한국사회는 외국인과 여성, 세입자와 노동자 등 약한 사람에 대한 차별이 문화처럼 만연해있다”고 짚었다.


도정스님은 최근 대한민국 사회가 촛불혁명을 통해 차별의 시대를 끝내고 선진화된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희망적 메시지를 전했다. 콘서트의 이름인 ‘깨바라’도 그동안 잘못 알고 있던 편견에서 깨어나서 새로운 시대와 세상을 가슴에 품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국민의식이 깨어나고 성장하는 반면, 종교는 아직 그렇지 못하다. 불합리한 종교재판이 일어나 명진스님이 징계를 받아도 어느 승려 하나 집행부를 지적하지 않는다. 


도정스님은 “국민의식은 깨어나고 있는데, 종교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국민의 저항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님은 촛불대선으로 새로운 민주정부가 구성되면 종교도 낡은 적폐를 뜯어고치지 않고는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보다 종교가 더 폐쇄적이라면 국민은 종교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교계, 시대정신 반영된 지도자를 직선제로 뽑아야”


스님은 불의에 저항하지 않는 단체는 죽은 단체라면서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불의한 것을 자각했다면 그것에 저항하는 일이야말로 촛불을 든 국민 정서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시대에 역행하면서 폐쇄성을 고집하는 종교는 점차 소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천주교에서는 교황님이 이런 노력을 많이 하시는 것으로 안다. 불교계도 교황님 같은 분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불교계가 총무원장직선제를 통해 시대의 정신이 반영된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TAG
키워드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