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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복) 연중 제28주일 독서·복음 묵상
  • 김수복
  • 등록 2017-10-13 19: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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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독서(이사 25,6-10ㄱ) 해설

<메시아 시대의 잔치>


‘왕’이신 주님(24,23)께서 이스라엘을 포함한 모든 민족과 모든 백성을 시온 산 위에서 베푸시는 잔치에 초대하신다. 이 잔치는 온갖 박해와 고통과 슬픔에서 벗어난 하느님의 공동체가 모여서 벌이는 축하 잔치이다. 사람의 마지막 가장 큰 원수인 죽음도 창세기 3장의 무서운 저주를 받아 사라질 것이다. 이 메시아적인 시야는 과거 업적과 회복을 기념함과 동시에 더 나은 실현을 향해 나아가는 긴장이기도 하다.


죽음의 멸망을 말한 다음, 이사야는 죄악에서 돌아서는 회개와 용서를 선포한다. 하느님의 용서와 사람의 회개는 사람이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이런 의미로 8절은 신약성경에서 죽음과 죄악에 대한 그리스도의 승리를 가리키기 위하여 폭넓게 인용되고 있다(고린 전 15,26.54이하. 묵시 21,4).


주님께서는 모든 민족과 모든 백성을 돌보고 구원하려 하신다. 주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선택하신 것도, 예수님께서 교회를 세우신 것도 결국 인류 전체의 구원을 위하여 몸 바치게 하시려는 목적에서였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은 그 같은 적극적인 사명을 수행해야 했으며, 교회도 인류 전체의 화해와 일치와 해방과 구원을 위해 몸 바치라는 자기 사명을 다함으로써 자기 자신도 구원을 받게 되어 있다.


시편(22) 해설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 없어라


이 시편은 소박하면서도 시적이다. 시편작가는 하느님께 대한 깊은 신뢰와 신심을 표현하고 있다.


첫째 부분(1-4절)에서는 성경에 자주 나오는 목자라는 심상을 사용한다.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 없어라.” 하느님의 인도하심을 따르면, 안전하고 위안이 가득하고 온갖 좋은 것이 넘치는 샘터로 가게 될 것이다.


둘째 부분(5-6절)에서 시편작가는 목가적인 은유를 사용하여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온갖 은총과 당신 어지심을 노래하며, 하느님의 집에 살고 싶다는 열망을 드러낸다.


제2독서(필리 4,12-14.19-20) 해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사도를 결코 버리지 않으신다>


바오로는 필리피 신자들에게서 받은 물질적인 도움에 앞서, 그들이 자기에게 보여준 애착 때문에 기뻐한다(4,11). 그리고 14절에서는 그들이 자기와 더불어 고생하면서 힘든 선교활동에 참여했음을 특히 감사하고 있다.


바오로는 복음을 선포하는 자기 직무를 수행하면서 감옥에 갇히고 굶주리고 조롱과 경멸을 받아왔다. 그러한 바오로를 붙잡아 주고 격려해줄 자는 누구인가? 그리스도께서 몸소 바오로 사도에게 온갖 역경을 극복하고 오히려 그 역경을 세상에 복음을 전파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게 하신다(1,12).


20절의 찬미가는 갈라 1,5절과 병행을 이룬다. 바오로는 19절에서 ‘나의 하느님’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필리피 교회 전체와 더불어 ‘우리 하느님 아버지’라고 부른다. 바오로의 이 표현 양식은 교회 전례의 신앙고백에 나오는 양식과 같다. 따라서 우리는 이 편지에서 사도직을 수행해가는 바오로의 노고와 역경을 엿볼 수 있으며, 하느님의 도우심에 대한 굽힐 줄 모르는 그의 신뢰심을 읽을 수 있다. 



복음(마태 22,1-14 또는 마태 22,1-10) 해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


이 비유의 본뜻을 알아들으려면, 이 비유가 쓰여진 배경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이 비유는 예수님을 배척한 일이 얼마나 엄청난 잘못인지를 유다인에게 깨우쳐주기 위해 쓰여졌다.


혼인 잔치 비유는 해석학적 관점에서 볼 때 알아듣기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예수님께서 열어놓으신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잔치는 예언 문학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하는 상징으로서 하느님께서 임금으로서 다스리시는 ‘나라’를 가리킨다.


그 나라에 들어오라고 하느님께서는 거듭거듭 초대하고 계신다. 먼저 초대받은 사람들은 그 초대를 온갖 핑계를 대어 거절한다(8절). 그래서 거리에 나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초대하라고 명하신다. 나쁜 사람 좋은 사람 할 것 없이 모든 사람이 그 나라에 초대를 받는다(10절). 결국 하느님의 나라는 모든 사람이 빠짐없이 초대를 받는 나라다. 이스라엘 백성도 오늘날의 교회도 모든 사람과 온 인류를 구원하시려는 하느님의 계획에 몸 바치지 않으면 하느님의 초대를 거절하는 셈이 된다.


모든 사람이 빠짐없이 하느님 나라의 잔치에 초대를 받았으되, 각 사람에게 요구되는 것은 그 초대에 걸맞는 실천과 행동이다. 인생의 목적을 사람사랑과 인류사랑에 두고 살아가야만 하느님 나라의 잔치상에 앉게 된다. 14절은 사람의 자유결단과 항구한 실천의 중요함을 강조하는 말씀이다.


묵상


하느님의 초대는 우리에게 심판이 된다


오늘의 복음이 우리에게 내놓는 비유는,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당신 직분을 수행한 마지막 날들에 당신의 설교를 배척하고 당신을 죽이려 드는 자들에게 심판과 단죄를 내리시는 비유이다. 그들은 유다인을 공식적으로 대표하는 사제들의 우두머리들과 바리사이들의 지도자들이었다. 마태오 복음서에서, 이 비유와 그 앞에 나오는 비유들로, 예수님께서는 메시아인 당신을 배척하는 이스라엘의 잘못은 바로 자기네가 하느님께 선택받은 유일한 목적을 저버린 잘못이라고 선언하신다.


이 비유는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인 교회 자신에게도 귀중한 교훈과 경고가 된다. 특히 마태오가 그 비유를 구원의 역사 전체에 적용하고 있다.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의 그 같은 구원경륜에 비추어 자기 위치를 가늠하고 자기 인생의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


창조를 시작할 때부터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혼인잔치를 마련해 놓으셨다. 오직 그 혼인잔치를 위해서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당신 모습대로 창조하셨다.


하느님께로부터 특별한 모양으로 당신과 친교를 맺도록 초대를 받은 첫 번째 백성인 이스라엘 백성은 메시아이신 예수님을 배척하고 말았다. 이스라엘은 자기네가 선택받은 목적과 소명을 잊어버렸다. 온 인류를 구원하시려는 하느님의 원래 계획에 따라 이스라엘은 마땅히 예수님의 요청을 받아들여야 했다. 이스라엘은 구약의 완성이신 예수님을 받아들여 사람을 사람이기 때문에 사랑하고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경지까지 다다라야 마땅했다. 


그러나 하느님의 계획과 영 동떨어지게 그들은 메시아가 오면 자기들에게 정치적 독립을 안겨주고 더 나아가 많은 나라를 정복하게 하리라는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을 선택하실 때 세우신 뜻은, 이스라엘이 당신 말씀으로 교육을 받아 온 인류가 화합하고 단합하여 구원받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귀감이 되라는 것이었다. 어디까지나 인류의 구원을 위한 도구 역할을 충실히 다하라고 선택하고 부르신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은 온 인류를 구원하시려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거절하고, 모든 사람이 초대받는 혼인잔치에 참석하기를 거절했다. 그 혼인잔치는 처음부터 모든 사람을 위해 마련된 잔치이며, 이스라엘은 모든 사람이 모여올 수 있도록 안내하고 시중드는 역할을 담당하는 영광스런 사명을 받았지만, 그 사명을 다하지 못했다.


하느님의 초대는 또한 교회 현실에 대한 심판도 된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도 신형 바리사이가 될 위험을 안고 있다. 그리스도인은 늘 깨어 있고, 하느님을 경외하고, 끊임없이 회개하고, 하느님의 초대에 합당하게 응답할 수 있어야 한다.


하느님께서 성령을 통하여 눈으로 볼 수 있는 교회, 신자들의 공동체를 세우신 목적도, 구약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을 일으켜 세우신 목적과 똑같이, 온 인류를 이끌어 당신이 차려 놓으신 혼인잔치 상에 앉히시려는 데 있다. 교회 신자들이 생각하기를 자기들만 구원받고 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은 구원을 받지 못한다고 단정한다면 그것은 말도 되지 않는 잘못된 생각이다.


성령께서는 창조 이래로 한 사람 한 사람 안에서 그리고 인류 전체 안에서 무한한 정성으로 구원활동을 펼치고 계신다. 교회의 소명과 역할은 성령의 지시를 충실히 따르면서 모든 사람・온 인류 안에서 힘차게 활동하시는 당신 구원사업에 몸 바치는 데 있다. 그 소명과 역할을 잊어버리고 인류의 화해와 일치와는 무관하게 십계명만 지켜서 구원받으리라는 생각은 바리사이들과 똑같은 생각이다.


교회의 존재이유, 그리스도인으로 부르심을 받은 근본 목적은 인류의 하나 됨을 위해 그리스도처럼 목숨을 걸어놓고 노력하는 데 있다. 인류의 화해와 일치는 이 세상에서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벌이는 혼인잔치이다. 이 세상에서 이미 이루어지는 그 친교의 혼인잔치는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시는 날 천상 혼인잔치로 건너갈 것이다. 교회가 받은 소명은 그 혼인잔치를 마련하기 위해 생명까지 바쳐서 모든 사람과 온 인류를 섬기고 시중드는 일이다.



연중 제28주일 독서・복음


제1독서(이사 25,6-10ㄱ)

<메시아 시대의 잔치>


만군의 주님께서는 이 산 위에서 모든 민족들을 위하여  살진 음식과 잘 익은 술로 잔치를, 살지고 기름진 음식과 잘 익고 잘 거른 술로 잔치를 베푸시리라. 그분께서는 이 산 위에서 모든 겨레들에게 씌워진 너울과 모든 민족들에게 덮인 덮개를 없애시리라. 그분께서는 죽음을 영원히 없애 버리시리라. 주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의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 내시고 당신 백성의 수치를 온 세상에서 치워 주시리라. 정녕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날에 이렇게들 말하리라. “보라, 이분은 우리의 하느님이시다. 우리는 이분께 희망을 걸었고 이분께서는 우리를 구원해 주셨다. 이분이야말로 우리가 희망을 걸었던 주님이시다. 이분의 구원으로 우리 기뻐하고 즐거워하자. 주님의 손이 이 산 위에 머무르신다.”


시편(22)

저는 일생토록 주님의 집에서 사오리다 


제2독서(필리 4,12-14.19-20)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사도를 결코 버리지 않으신다>


형제 여러분, 나는 비천하게 살 줄도 알고 풍족하게 살 줄도 압니다. 배부르거나 배고프거나 넉넉하거나 모자라거나 그 어떠한 경우에도 잘 지내는 비결을 알고 있습니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겪는 환난에 여러분이 동참한 것은 잘한 일입니다. 나의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영광스럽게 베푸시는 당신의 그 풍요로움으로, 여러분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채워 주실 것입니다. 우리의 하느님 아버지께 영원무궁토록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아멘. 


복음(마태 22,1-14 또는 마태 22,1-10)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


예수님께서는 또 여러 가지 비유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어떤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 그는 종들을 보내어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을 불러오게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오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다른 종들을 보내며 이렇게 일렀다. ‘초대받은 이들에게, ′내가 잔칫상을 이미 차렸소. 황소와 살진 짐승을 잡고 모든 준비를 마쳤으니, 어서 혼인 잔치에 오시오.′ 하고 말하여라.’ 그러나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떤 자는 밭으로 가고 어떤 자는 장사하러 갔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종들을 붙잡아 때리고 죽였다. 임금은 진노하였다. 그래서 군대를 보내어 그 살인자들을 없애고 그들의 고을을 불살라 버렸다. 그러고 나서 종들에게 말하였다. ‘혼인 잔치는 준비되었는데 초대받은 자들은 마땅하지 않구나. 그러니 고을 어귀로 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 오너라.’ 그래서 그 종들은 거리에 나가 악한 사람 선한 사람 할 것 없이 만나는 대로 데려왔다. 잔칫방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임금이 손님들을 둘러보려고 들어왔다가,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 하나를 보고,  ‘친구여, 그대는 혼인 예복도 갖추지 않고 어떻게 여기 들어왔나?’ 하고 물으니,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그러자 임금이 하인들에게 말하였다. ‘이자의 손과 발을 묶어서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라.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 





[필진정보]
김수복 : 살레시오 수도회에서 10년 동안 수도생활을 하고, 그 동안 서울 가톨릭 신학대학 6년을 수료했다. 40년 동안 5개 언어에서 성서와 신학 관련 서적을 우리말로 옮기는 번역노동자였다. 현재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둘, 손자 넷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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