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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복) 대림 제2주일 독서・복음 묵상
  • 김수복
  • 등록 2017-12-08 11:2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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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례자 요한의 설교


제1독서(이사 40,1-5.9-11) 해설

<우리의 하느님이 오신다. 주님의 길을 닦아라. 주님의 영광이 나타나리라>


이 대목부터 ‘위로의 책’(이사 40-55)이다. 이사야 예언자는 얼마 안 있어 이스라엘 백성이 귀양살이에서 풀려나 돌아오게 되리라고 예고한다. 귀양살이에서 되돌아오게 되는 것은 하느님이 베푸시는 사랑의 발로요 표시라고 설명한다. 하느님은 당신께 바라고 희망을 두는 사람을 결코 저버리시지 않고 어김없이 구하여 주신다고 설명한다.


‘고통이 끝났다’(2절) 거룩한 도읍 예루살렘에 살다가 귀양살이 와 있는 사람들에게 예언자는 복역기간이 끝나고 받을 벌을 다 받고 죄를 용서받았다고 말한다.


‘귀양살이에서 되돌아오는 길’(3-5절) 되돌아가는 길을 평탄하게 고르고 다듬어야 한다. 그 길은 거룩한 길이어서 부정한 사람이 그리로 지나가지 못하고 어리석은 자들은 서성거리지도 못할 것이다(이사 35,8. 43,19). 사막에 널려 있는 온갖 장애물을 걷어 치워야 한다. ‘한소리 있어 외친다’는 구절은 신약성경에서 세례자 요한에게 적용된다.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마태 3,3. 요한 1,23)가 들린다.


‘기쁜 소식’(9-10절) 하느님의 사자(使者)가 위대한 사건을 공식으로 선포한다. 귀양살이하던 자들이 되돌아올 뿐 아니라, 하느님이 당신의 도읍 예루살렘 안에 새로이 현존하겠다고 약속하신다.


‘착한 목자’(11절) 결론으로, 주께서 양순한 목자의 모습으로 오시리라고 말한다. 새끼 양들을 가슴에 안아 품고 젖먹이 딸린 어미 양을 쉬게 하면서 모든 양떼를 인도해 가시는 착한 목자로서 오시리라고 말한다(에제 34,11-24. 루카 15,1-7).


시편(84) 해설

<주님, 저희에게 당신 자애를 보이시고 저희에게 당신 구원을 베푸소서> 


결정적인 이집트 탈출(해방)을 기다리면서 주님께 자비와 구원을 청하자. 주님의 영광은 천상 예루살렘 안에서 놀라운 광채를 띠게 될 것이다.


그러나 현세를 살아가는 우리 가운데 현존하시는 동안에도 영적인 복을 풍성히 내리실 것이다. 하느님께 충성을 바치고 정의를 실천하여 평화를 이룩하게 하는 복을 내리실 것이다.


제2독서(2베드 3,8-14) 해설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면서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린다>


‘시간의 상대성’(8절) 저자는 시편 90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하면서 시간의 상대성을 강조한다. 즉 인간에게 길거나 짧은 것이 하느님에게는 조금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분만이 당신이 개입할 순간을 알고 계시고, 우리 인간들로서는 그분이 다시 오실 날을 알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마르 13,32).


‘시간의 끝’(9-10절) 어떤 사람들은 재림이 지체된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그것은 하느님이 인내롭고 너그러우심을 드러낸다(참조. 1베드 3,20). 하느님은 죄인들에게 회개할 기회와 여유를 주려고 참고 기다리신다. 주님은 어떤 인간도 멸망하지 않고 구원받기를 바라고 계신 때문이다.


“다시 오실 그리스도를 기다리면서 거룩하게 살아간다”(11-14절) 예수를 따라 예수처럼 사는 사람들은 마지막 날을 조금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종말론적 사건들이 터져도 그들은 동요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하느님이 승리하시는 심판 날이 하루 빨리 오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느님의 정의와 사랑이 인류공동체를 지배하는 날이 하루 빨리 오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느님은 영원히 ‘정의가 깃드는 새로운 세상’, ‘새 하늘과 새 땅’을 약속하신다. 먼저 땅에서 하느님 뜻이 이루어져 인류공동체가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시는 한 가정, 정의와 사랑이 깃드는 ‘하느님의 가정’이 된 다음, 그 ‘하느님의 가정’이 된 인류공동체는 ‘새 하늘 새 땅’에서 살게 될 것이다.


복음(마르 1,1-8) 해설

<세례자 요한은 옛 예언자들처럼 메시아가 오신다고 예고한다>


‘세례자 요한은 선구자다’ 마르코 복음서는 선구자의 임무를 띤 세례자 요한을 등장시키면서 시작된다. 마르코 복음서 저자는 예언자들이 사용한 방법으로 메시아를 예고한다. 광야는 신자가 시련을 겪고 시험과 유혹을 이겨내야 하는 장소다. 광야에서 나는 ‘소리’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 마음으로부터 회개하라고 초대하는 소리다.


우리네 인생살이는 자기 자신만을 위한다거나 자기 가족의 안위만을 도모한다거나 자기 나라의 부강만을 끝없이 추진하려는 유혹을 뿌리쳐야 하는 광야다. 다른 많은 사람들 특히 가난하고 병들고 억눌리고 추방당하고 갇힌 모든 사람들과 더불어 호흡과 감정과 삶과 운명을 나누는 방법으로 그리스도의 행방시키는 기쁜 소식을 전달하기로 작정하고 살아가야 하는 광야이다. 회개란 그러한 인생 목표설정과 그 목표를 향하여 나아가는 노력이다.


‘주님의 길을 준비하라’ 세례자 요한은 단순하게 메시아가 오신다고 예고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죄를 용서받기 위해 뉘우치고 보속하는 세례를 설교한다. 세례자의 권고는 세 가지 의미를 내포한다고 볼 수 있다.


첫째는, 분심과 잡념을 벗어나서 우리 마음속 깊은 데서 말씀하시는 하느님께 주의 깊게 귀를 기울이라는 것이다. 둘째는, 자기중심주의, 자기가족중심주의, 자기나라중심주의를 포기하고, 모든 인간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나눔의 정의와 사랑의 실천에로 돌아서라는 것이다. 셋째는, 나와 타인과의 관계, 사람들 사이의 관계,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정의와 사랑의 원칙에 입각하여 해결하기로 노력하라는 것이다.


하느님은 특히 가난한 사람들, 무시와 천대를 받는 사람들을 사랑하신다. 당신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그런 사람들을 섬기려고 목숨을 바치셨다. 따라서 무시당하는 가난한 사람들을 사랑하고 섬기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입으로만 떠드는 회개는 그야말로 거짓말이다.


묵상


오시는 주님을 맞아들이는 우리의 발걸음


‘내 백성을 위로해 주어라’ 이 기쁜 소식을 이사야 예언자는 아직 귀양살이를 하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예고한다. 해방이 다가오고 조국으로 돌아갈 날이 다가왔다. 해방되어 조국으로 되돌아가는 길에 광야와 사막을 거치겠지만, 하느님이 몸소 당신 백성을 앞장서서 이집트 탈출 때처럼 온갖 장애를 이겨내게 하실 것이다. 예루살렘에 도착하면, 이스라엘 백성은 그분의 위대하심과 영광을 찬미하게 될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그리고 전혀 새롭고 놀라운 차원으로, 커다란 기쁜 소식이 예수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오늘도 장엄하게 선포되고 있다. 하느님은 세상 모든 사람들을 결코 잊지 않고 저버리지 않으신다. 혹시 어미가 제 젖먹이를 잊거나 버리는 일이 있을지 모르지만, 하느님은 인간 하나하나를 결코 저버리지 않으신다.


하느님은 애초부터 어느 특정한 한 나라나 집단만을 구원하시려는 것이 결코 아니다. 구약시대에 이스라엘 백성을 택하신 것도, 또 신약시대에 당신 제자들의 동아리를 만드신 것도 다름 아닌 모든 인간과 온 인류를 하나 되게 하여 천상 예루살렘으로 인도하시기 위함인 것이다.


천상 예루살렘으로 향하여 나아가는 해방의 길은 울타리와 장벽을 걷어치우는 작업이다. 나와 남 사이의 울타리, 내 가정과 다른 가정의 울타리. 내 지방과 다른 지방 사이의 울타리, 내 출신과 다른 출신 사이의 울타리, 내 피부색깔과 다른 피부색깔 사이의 울타리, 내 국민과 다른 국민 사이의 울타리를 걷어치우는 작업이다. 그 작업이 광야에서 인류해방, 즉 인류의 화해·일치·합심의 진군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작업이다.


주님의 길을 준비하라.


교회와 사회 사이의 울타리도 제거되어야 한다. 교회와 사회를 이원적으로 구분하는 시각을 교정해야 한다. 사회와 세계 속에는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이 함께 살고 있다. 다른 종교인들도 함께 살고 있다. 그리고 다른 모든 사람과 다른 모든 종교인도 하느님의 자녀답게 서로 위해주고 섬기면서 살라는 부르심을 받고 있다. 교회의 사명은 모든 사람과 모든 종교인으로 하여금 그 부르심에 따라서 살아가도록 빛과 누룩의 역할을 다하는 데 있다. 예수처럼 살아가는 모범을 보임으로써 하느님의 자녀답게 사는 길을 보여주는 데 있다. 


교회라는 공동체의 구성원이 된다는 의미는 어떤 폐쇄적인 집단의 일원이 된다는 뜻이 아니다. 예수처럼 모든 사람과 모든 백성의 선익에 열려 있고 인류전체의 나눔‧화목‧일치‧기쁨에 열려 있는 적극적이고 의식적인 결단과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 된다는 뜻한다.


교회는 인류를 해방하고(하나 되게 하고) 구원하는 성사(聖事)다. 교회가 그 같은 자기의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고 소금 구실을 다해야 사회와 세계가 썩지 않는다.  


모든 인간이 이기주의의 시련과 유혹을 견디며 일생을 살고 가는 시간의 장소인 이 세상은 그리스도께서 인류를 거느리고 천상 예루살렘으로 인도하여 건너가시는 광야이다. 이제 다시금 그리스도인임을 자처하는 신자들은 세례자 요한처럼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하는 막중한 사명을 띠고 있다 하겠다.


지금 그리스도께서 맨 앞장서시고 그리스도의 마음씨와 생활방식을 가장 많이 닮은 사람의 순서대로 행렬을 이루어 천상 예루살렘을 향하여 힘차게 행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할 때, 모든 사람은 그리스도를 닮은 정도에 따라 앞설 수도 있고 뒤처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마음씨가 예수를 닮아 있고 마음속에 계시는 성령의 영감에 따라 착실히 살아가는 사람이 어김없이 그 대열에서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인류를 하나 되게 하여 천상 예루살렘으로 데려가는 분이시다. 인류를 한 마음이 되게 하는 그러한 구원사업에 동참하는 사람이 모두 인류 안에 주님의 길을 준비하는 사람이다.




대림 제2주일 독서·복음



제1독서(이사 40,1-5.9-11)

<주님의 길을 닦으라>


위로하여라, 위로하여라, 나의 백성을. ─ 너희의 하느님께서 말씀하신다.─ 예루살렘에게 다정히 말하여라. 이제 복역 기간이 끝나고 죗값이 치러졌으며 자기의 모든 죄악에 대하여 주님 손에서 갑절의 벌을 받았다고 외쳐라. 한 소리가 외친다. “너희는 광야에 주님의 길을 닦아라. 우리 하느님을 위하여 사막에 길을 곧게 내어라.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거친 곳은 평지가 되고 험한 곳은 평야가 되어라. 이에 주님의 영광이 드러나리니 모든 사람이 다 함께 그것을 보리라. 주님께서 친히 이렇게 말씀하셨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시온아 높은 산으로 올라가라. 기쁜 소식을 전하는 예루살렘아 너의 목소리를 한껏 높여라. 두려워 말고 소리를 높여라. 유다의 성읍들에게 “너희의 하느님께서 여기에 계시다.” 하고 말하여라. 보라, 주 하느님께서 권능을 떨치며 오신다. 당신의 팔로 왕권을 행사하신다. 보라, 그분의 상급이 그분과 함께 오고 그분의 보상이 그분 앞에 서서 온다. 그분께서는 목자처럼 당신의 가축들을 먹이시고 새끼 양들을 팔로 모아 품에 안으시며 젖먹이는 어미 양들을 조심스럽게 이끄신다. 


시편(84)

주님, 저희에게 당신 자애를 보이시고 저희에게 당신 구원을 베푸소서. 


제2독서(2베드 3,8-14)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린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 한 가지를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주님께는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습니다. 어떤 이들은 미루신다고 생각하지만 주님께서는 약속을 미루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여러분을 위하여 참고 기다리시는 것입니다. 아무도 멸망하지 않고 모두 회개하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님의 날은 도둑처럼 올 것입니다. 그날에 하늘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사라지고 원소들은 불에 타 스러지며, 땅과 그 안에서 이루어진 모든 것이 드러날 것입니다. 이렇게 모든 것이 스러질 터인데, 여러분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까? 거룩하고 신심 깊은 생활을 하면서, 하느님의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그날을 앞당기도록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날이 오면 하늘은 불길에 싸여 스러지고 원소들은 불에 타 녹아 버릴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분의 언약에 따라, 의로움이 깃든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이러한 것들을 기다리고 있으니, 티 없고 흠 없는 사람으로 평화로이 그분 앞에 나설 수 있도록 애쓰십시오. 


복음(마르 1,1-8)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 이사야 예언자의 글에“보라, 내가 네 앞에 사자를 보내니 그가 너의 길을 닦아 놓으리라.”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하고 기록된 대로, 세례자 요한이 광야에 나타나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였다. 그리하여 온 유다 지방 사람들과 예루살렘 주민들이 모두 그에게 나아가, 자기 죄를 고백하며 요르단 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았다. 요한은 낙타 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둘렀으며, 메뚜기와 들꿀을 먹고 살았다. 그리고 이렇게 선포하였다.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내 뒤에 오신다. 나는 몸을 굽혀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필진정보]
김수복 : 살레시오 수도회에서 10년 동안 수도생활을 하고, 그 동안 서울 가톨릭 신학대학 6년을 수료했다. 40년 동안 5개 언어에서 성서와 신학 관련 서적을 우리말로 옮기는 번역노동자였다. 현재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둘, 손자 넷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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