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 HOLY SEE PRESS OFFICE >의 1월 1일자 보도자료를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보기) - 편집자주
프란치스코 교황은 1월 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에 ‘평화를 찾는 이민자와 피난민’을 주제로 열린 제51차 세계 평화의 날을 맞아 “물질적으로 가난하지만 사랑으로 가득하며 예수님과 일치하는 어머니와 같은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표현에 대해 “마리아 안에서 육화하신 순간부터 주께서는 우리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셨다”고 말했다. “더 이상 인간 없는 하느님이란 존재하지 않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며 교황은 “예수께서 어머니로부터 받은 육신은 영원히 우리들의 육신”이라고 강조했다.
어머니(mater)라는 표현은 물질(matter)이라는 말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하늘에 계신 하느님이자 무한하신 하느님께서는 스스로 자신을 낮추시고 실재(matter)하시어 우리와 함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와 닮고자 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이렇게 “인간은 더 이상 홀로 있지 않게 되며 어느 누구도 고아가 아닌 (하느님의) 평생 자녀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 생명을 위해 일하는 것은 하느님을 위해 일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머니 태중의 생명부터 연장자와 고통 받는 이, 병든 이들의 생명뿐 아니라 혐오를 일으키는 사람의 생명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명은 환대와 사랑 그리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
교황은 ‘그러나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루카 2:19)는 구절에 등장하는 ‘간직’과 ‘되새김’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마리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 예수께서는 ‘말을 할 줄 모르는 아이’였다. ‘여러 번에 걸쳐 여러 가지 방식’ (히브리서 1:1)으로 행해진 하느님의 말씀은 ‘때가 차자’(갈라티아 4:4) 침묵이 되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침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말구유를 바라보며, 우리는 다시금 우리가 사랑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침묵 속에서 바라볼 때, 우리는 예수의 말씀이 우리 마음에 들리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침묵이란 “만연한 소비지상주의와 요란한 광고, 의미 없는 대화에 우리의 자유가 썩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한 편으로는 예수의 탄생과, 요셉의 사랑 그리고 목동들의 방문과 빛나던 밤이 있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알 수 없는 미래와 오갈 곳 없는 상황, 예수를 말구유에서 낳아야만 하는 실망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를 되새긴다는 것에 대해 “마리아는 아무 것도 남김없이 놓아버렸으며 자기 연민이나 원한 때문에 자기 안에 담아둔 것이 없었다. 대신 마리아는 모든 것을 하느님께 전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마리아는 이 모든 것들을 ‘간직’한 것이며 우리 역시 이러한 기쁨과 슬픔을 건네줄 때 이를 간직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우리 생명이 공포, 스트레스 혹은 미신의 포로가 되지 않도록 하고 우리 마음을 닫거나 잊으려고 하는 대신 모든 것을 하느님과의 대화로 변화시킴으로써 (모든 것을 간직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 한 해의 시작에 우리 역시 순례 길에 오른 그리스도인으로서 과거의 짐을 뒤로 하고 진정으로 중요한 것들에서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고 말했다. 교황은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이 바로 “하느님의 어머니”라고 말했다.
자애롭고 자신을 낮추며 물질적으로 가난하지만 사랑으로 가득하며 죄에서 벗어나 예수님과 일치하는 마리아의 모습은 하느님께서 바라는 우리의 모습이며 하느님께서 바라는 그분의 교회의 모습이다.
교황은 “이 대축일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뒤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우리는 자신의 품에 하느님을 안고 있는 어머니와 그 말구유에서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교황은, 마리아에 대한 신심은 영적으로 갖춰야 할 예의가 아니라 그리스도적 삶의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해서 말했다. “성모 마리아를 바라봄으로써, 우리는 모든 쓸모없는 짐들을 뒤로 하고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재발견하라는 부르심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며 마리아의 모습이 단순한 예식으로써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 발전의 방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