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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은 ‘기쁜 소식’, 올해도 기쁜 소식 많이 들으세요!”
  • 신성국
  • 등록 2018-01-10 11:47:39
  • 수정 2018-02-13 15:2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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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하여 독자들과 요한복음을 중심으로 우리 삶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우리 신앙을 새롭게 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기 위한 강좌를 개설한 것이다.


복음서가 생기기 전에 이미 ‘예수 신앙 공동체’가 존재했다. 일부에서 ‘예수 신앙 공동체’를 ‘교회’라고 사용하는데, 정확히 말해서 ‘예수 신앙 공동체’로 칭함이 정확하다. 이 공동체는 예수님이 죽고, 부활하고, 승천하신 다음 예수를 중심으로 신앙생활 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기 때문이다.


초기 공동체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가르치거나 지식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예수님을 어떻게 하면 잘 따르고,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관심이 주된 문제였다. 즉 신앙을 삶으로 표현하는 것, 증거 하는 것이 주된 관심사였다.


최초의 신앙 공동체는 예루살렘에서 시작했다. 그 뒤에 조금씩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여러 공동체가 생겨나고 설립되었다. 지역마다 예수님에 대한 선포가 달랐고, 신앙 공동체의 특성도 다양했다. 어떤 공동체는 예수의 비유 말씀을 통해 감화를 받았고, 어떤 공동체는 예수의 행적을 들으면서 감동했다.


예수의 행적과 말씀을 수록한 자료들은 적어도 30여 년간 구전(口傳)으로 전승되었다. 복음서는 초기 공동체가 살았던 신앙 고백의 산물이며 신자들의 신앙을 굳세게 하고 감화를 주기 위해 기록되었다. (요한 20:30-31) 


다양한 신앙 공동체에서 나온 결과물이 바로 4개의 복음서로 나타난 것이다.


지역 공동체들은 사도들과 목격자들의 생생한 증언과 설교가 사라지면서 예수님에 대한 ‘기억과 기록’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그리하여 최초의 복음서로 AD 60-70년경에 마르코 복음이 쓰였다.


그 후에 쓰인 마태오 복음서와 루카 복음서는 마르코 복음서를 ‘원재료’로 삼고, 자료를 추가 삽입하여 편집한 복음서들이다. 세 개의 복음서는 마르코가 기록한 원 자료를 기초로 삼아 유사하고 공통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공관복음서’라고 한다.


예수님이 죽으시고 부활과 승천 후 60년이 지난 다음 요한복음서(AD90년경)가 기록되었다. 요한복음은 공관 복음과는 다른 내용이 다수 발견된다. 


공관복음은 예수님에 대한 전기(傳記) 형태로서 역사적인 이야기를 중심으로 많이 다루었는데, 요한복음은 요한계 신학사상이 담긴 독특한 복음서다.


요한복음은 다른 복음보다 30여년을 더 숙고하고,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철학적 사조를 반영하고 있어서 요한계 신학의 결정체로 봐야 한다. 요한복음은 요한 제자들을 중심으로 에페소에 모여 쓴 책이며 예수님의 생애(biography)에 대한 서술보다는 신학적 메시지를 깊이 담고 있는 책의 특성을 갖는다.


따라서 우리가 요한복음을 읽을 때는 시대적 배경, 사상적 특성, 문화적 성향을 이해하며 메시지를 제대로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복음은 기쁜 소식(Good News)이다


나에게 기쁜 소식은 무엇인가?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는 인사말에는 “올 한해에도 기쁜 소식을 많이 들으십시오”라는 축복의 덕담이 들어있는 것이다.


기쁜 소식은 사적인 차원에서도 필요하지만 공적인 차원에서, 민족공동체 차원에서도 필요한 것이다. 예수님의 기쁜 소식은 인류와 우주적인 차원에서까지 무한한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한해를 돌이켜볼 때, 우리는 박근혜 탄핵과 정권교체라는 복음적 사건을 체험했다. 성서의 탈출기 사건에서 히브리 백성이 이집트의 파라오 지배와 억압으로부터 벗어나 해방과 자유를 향한 위대한 사건을 우리 민족도 경험하게 되었다.


우리는 오랫동안 헬조선 상황에서 절망하고, 패배하며 힘겨운 나날을 살아왔다. 국민들의 삶은 일체 돌보지 않고, 304명의 인간 생명이 침몰하는 배에서 살려 달라고 아우성치는데도 눈과 귀를 틀어막고 수수방관한 박근혜를 국민의 힘으로 끌어내린 촛불 사건은 대한민국 근현대사 중에 가장 위대한 사건이었다.


위대한 시민 촛불의 기운은 새해벽두부터 김정은의 신년사를 통해 남과 북의 해빙 모드로 전개되고 있다. 바로 이게 ‘복음’이 아니고 무엇인가? 절박하고 애절한 분단된 민족의 외침에 하느님은 기꺼이 화답하며 지구상 마지막 분단국의 비극을 더 이상 방관하지 않으시겠다는 징표를 주신다.


우리 신앙인은 하느님이 주신 시대의 징표를 제대로 읽고, 민족 분단을 거두어내고 우리 시대에 화해와 평화의 빛을 밝혀야 한다. 


올해에는 우리 민족에게 매일 매일 복음이 선포되고, 나날이 좋은 소식이 울려 퍼지면서 사람다운 세상, 정의로운 세상, 평화로운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필진정보]
신성국 : 천주교 청주교구 소속으로 마리스타 교육수사회 파견사제다. 현재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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