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합중국을 한자문화권 나라들에서는 ‘미국’이라고 부른다. 중국은 원래 외국 이름을 한자식으로 만들 때 가급적 좋은 뜻으로 만들었기에 ‘美國’이라는 이름을 채택했고, 우리나라는 그 이름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우리나라에서 ‘美國’이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한 때는 조선 말기 고종 3년이다. 부산진에 들어온 미국 상선에 대한 부산 첨사의 필담 보고에 처음 ‘美國’이라는 이름이 사용되었다. 

일본은 중국이나 우리나라와 달리 ‘米國’이라고 표기한다. 과거 2차 대전시 적국이었던 미국을 비하하기 위해서 ‘쌀 미(米)’자를 썼는데, 미국과 동맹 관계를 잘 유지하면서 미국의 사랑을 극진히 받고 있는 오늘에도 ‘美國’이 아닌 ‘米國’을 고수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미국’이라는 이름이 묘한 선입견을 갖게 했다. 알게 모르게 미국은 ‘아름다운 나라’라는 생각을 갖게 했고, 더 나아가 ‘천사의 나라’라는 착각마저 갖게 했다. 

미국은 총으로 세워진 나라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국이 영국과 벌인 독립전쟁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미국은 건국 이전부터 원주민 학살에 열성을 기울였고, 건국 이후에도 끊임없이 원주민 토벌과 학살을 자행했다. 

원주민 3천만 명 학살, 총으로 세워진 나라

▲ 미국 총기 상점에 진열된 중고 소총들 ⓒ Black N.

미국은 원주민 3천만 명을 학살했다. 원주민의 피가 물든 땅 위에 나라를 세웠고, 계속적으로 원주민을 학살하면서 영토를 넓혔다. 미국이 원주민을 학살하지 않은 곳은 본토와 동떨어진 하와이와 알래스카뿐이다. 

그렇게 총으로 세워진 미국이라는 나라는 오늘날에도 총이라는 무기를 수호신으로 여긴다. 총이 없으면 하루도 살 수 없는 것 같다. 각지각처에서 총기 사고가 지속적으로 빈발하여 무고한 생명들이 처참히 희생당하는데도 연방정부와 의회는 총기 규제를 하지 않는다. 

미국에서 무기 제조업체와 무기 거래상의 파워는 실로 막강하다. 인명을 살상하는 각종 무기, ‘전쟁’과 동의어인 무기 산업이 미국 경제의 골격이다. 미국은 무기 산업이 아니고는 지탱할 수 없는 나라다. 

미국에서 빈발하는 총기 사고 뉴스를 접할 적마다 총으로 세워진 나라답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지난 달 14일 미국 플로리다의 한 고등학교에서 총기 사고가 발생하여 17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 

그 총기사고로 자식을 잃은 부모들 앞에서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교사들을 무장시키는 것이 학교 내 총기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는 해괴한 말을 했다. 교사들을 무장시키겠다는 발언이기도 하다. 무기 거래상의 ‘지시’를 받은 것만 같은 트럼프의 망언을 접하며 다시 한 번 미국은 총이 없이는 살 수 없는 나라라는 생각을 했다. 

과거 두 번의 세계 대전을 주도했던 미국은 오늘날에도 지구촌 곳곳의 수많은 전쟁을 주도한다. 미국은 스스로 세계의 ‘경찰국가’임을 드러내고 있다. 경찰국가 자임은 패권주의의 발로다. 미국은 패권주의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한다. 

패권주의, 미국의 민낯

▲ 반자동소총 / 미국에서 심각한 총기폭력을 유발해온 AR-15 계열 반자동소총. 애초 군사용으로 설계된 것을 민간 판매용으로 개조 생산한 모델이다. ⓒ 공개 자료

미국이 북한을 대하는 태도에도 경찰국가 자임, 패권주의의 민낯이 드러난다. 북한의 핵 능력을 강제하려는 태도의 이면에는 무기 거래상의 계산도 숨어 있다. 북한의 핵 능력이 발전하고 유지되는 한 미국의 수많은 재래식 무기들은 소용가치를 잃게 된다. 한국과 일본에 막대한 규모의 무기를 판매하는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핵 능력은 눈엣가시와 같은 큰 위협이다.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 등 초강대국들을 제외하고는 이 지구상에서 미국과 맞장을 뜨는 유일한 나라다. 미국에 감히 맞서는 북한의 존재는 미국에게 실로 눈엣가시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은 북한을 핑계 삼거나 이용하여 한국에 대해서는 항상 고압적인 자세를 취한다. 정치적인 압력뿐만 아니라 통상 압력도 행사한다. 또 미국의 한국에 대한 고압적인 태도에는 일본에 대한 편애 의지도 잠복해 있다. 

미국은 한국에 대형 기지들을 두고 있으면서도 임대료 한 푼 내지 않는다. 오히려 기지 유지비용을 한국에 물린다. 한국 상공에서 자기들 마음대로 세균 실험도 하고, 한국 땅에 탄저균 따위 대량의 위험 물질을 은닉하기도 한다. 미국의 그런 행동 앞에는 으레 ‘군사동맹’이라는 말이 깃발처럼 나부낀다.

군사적으로 동맹국인 미국은 통상 쪽으로는 우리에게 가장 위협적인 경쟁국이다. 그들은 통상에서도 한국을 지배하려고 한다. 경쟁국 차원을 지나 적대국이 될 공산이 크다. 

세계 각지에서 민주 정권을 전복시킨 전력들도 가지고 있는 미국은 우리가 경계도 해야 할 대상이다. 대한민국에서 그들은 박정희의 5·16군사쿠데타를 방조했고, 전두환의 12·12쿠데타와 5·18광주학살을 묵인했으며, 전두환과 노태우의 KAL858기 폭파와 이명박의 천안함 조작을 눈감아 주었다. 눈감아주었을 뿐만 아니라, 뒤로는 한국 정부의 그런 치명적인 약점을 최대한 이용하기도 했다. 

이미 상식화된 얘기지만, 미국은 언제 어디서나 무슨 일에서건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독재정권도 돕는 그들에게 민주주의는 허울이고 구실이며 명분일 뿐이다. 결코 ‘미국(美國)’일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