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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신자수로 평가하는 개종 전도’ 해선 안된다
  • 끌로셰
  • 등록 2018-03-29 17:27:10
  • 수정 2018-03-29 17: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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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 HOLY SEE PRESS OFFICE >의 3월 26일자 보도자료를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보기) - 편집자주


▲ (사진출처=Breitbart)


지난 22일 교황청 국무성 외무부 장관 폴 갤러거(Paul Gallagher) 대주교는 ‘중국 사회에서의 그리스도 정신 : 영향, 상호작용과 토착화’라는 주제로 열린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이 컨퍼런스에는 중국 학자들과 중국 양 챠오씽(YANG Xiaoting) 주교가 함께했다.


외무부 장관 폴 갤러거 대주교는 이날 연설에서 “중국이 자신의 세계관과 문화 문명의 귀한 유산을 유지하며 국제 관계 속에서 안정적인 방식으로, 영향력을 펼치며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갤러거 대주교는 “외교 정책에 있어 중국은 기존 국제 관계의 균형에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을 채택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들로부터 존재감을 확보해가고 있다”고 지적하며 “국내 정책적으로는 상당수 시민들이 가난을 극복할 수 있는 장기적인 프로그램을 권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갤러거 대주교는 중국이 국제 관계를 바꾸고 있다고 평가하며 “세계화에 ‘중국의 모습’을 반영하고자 하는 경제, 정치, 문화적 양식을 통해 자기 정체성을 강조하며 세계의 도전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종교와 관련해서 일반적으로 반복되고 강조되는 것 역시 ‘중(국)화’ (Sinicization)이다”라고 말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가톨릭 신자라면 안정을 바라지 말고 어려운 상황 속으로 뛰어들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인용하며 중국의 복음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복음화와 관련한 식별의 역동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식별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선포할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사명의 성공을 신자수로 평가하는 개종 전도나 복음이 전달되는 복합적 사회문화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신앙의 추상적 선포가 되어서는 안 된다.


▲ 교황청 국무성 외무부 장관 폴 갤러거 대주교. (사진출처=Salt and Light 유투브 갈무리)


이 같이 밝히며 갤러거 대주교는 “중국에는 이미 하느님께서 계시며 중국인들의 문화와 삶 속에서 움직이고 계신다”고 강조했다. 


특히 갤러거 대주교는 페데리코 롬바르디(Federico Lombardi) 신부의 말을 인용하여 “중국 땅과 문화에 심어져 자기 유전적 정체성에 알맞은 방식으로 성장하고 복음의 씨앗이 열매를 맺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오늘날 중국 교회의 사명은 복음을 모두에게 전하고 ‘온전히 가톨릭 신자가 되고 진정한 중국인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중국 팡 지안핑 베드로 주교 (Peter Fang Jianping)가 중국-교황청 주교 임명권 관련 협약에 대한 인터뷰 중 “우리는 국가의 시민으로서 먼저 시민이 되어야 하며 그 다음에 종교와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발언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팡 주교는 중국 의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의원을 역임하고 친정부적 발언을 한다는 점에서 갤러거 대주교 역시 지하교회를 중국 정부 관할에 두고, 중국 교회를 일원화 하려는 의도를, 더 나아가 주교 임명권에 대한 협상 가능성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갤러거 대주교는 ‘중화’와 ‘토착화’를 강조하며 이를 통해 “올바른 그리스도 존재의 위상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더해 청중들에게 협조할 것을 당부하며 “공자의 땅의 과거와 현재의 역동성에 온전히 통합된 중국 가톨릭 공동체에 협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와 달리 중국 정부는 지하교회를 내버려두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 ucanews >는 지하교회 소속으로 교황청의 인가를 받았으나 중국 정부의 인가를 받지 못 한 닝더(Mindong) 교구의 구오 시진 요셉 주교(Joseph Guo Xijin)가 성주간 첫 날인 지난 26일 중국 국가종교사무국과의 대화 후 자신의 비서 신부와 함께 어딘가로 실려 갔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구오 주교는 작년 주님 부활 대축일 전야에도 이런 일을 겪고 20일이 넘어서야 본당으로 돌아올 수 있었으며 심지어는 ‘세뇌 수업’까지 참여하라는 강요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오 주교는 최근 중국과 교황청 간의 주교 임명권 협정 가능성과 관련해 “우리는 그저 교황님의 결정에 순종할 뿐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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