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이 선언한 베를린 구상을 시작으로 남북관계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평창올림픽, 우리 측의 특사 파견, 남측 예술단의 평양공연, 그리고 27일 ‘판문점선언’으로 한반도는 완연한 봄을 맞이하고 있다. 두 정상은 올해 안에 종전선언과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평화의 꽃의 만개를 약속했다.
지난 27일, 남과 북의 모든 국민들에게 큰 희망을 안겨준 약속의 중심에는 판문점에 위치한 남측 ‘평화의 집’과 북측 ‘통일각’이 있었다. 실제로 지난 3월 20일에 있었던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을 위한 남북실무접촉과 29일에 있었던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고위급 회담이 통일각에서 열렸고 실제로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평화의 집은 시설 개선을 위한 리모델링 작업이 있었다. 남북관계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기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평화의 집과 통일각. 이곳은 어떤 곳일까?
평화의 집, 통일각.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생겼나
평화의 집과 통일각은 서로 대칭되는 건물이다. 그렇기에 회담장을 중심으로 평화의 집은 서남쪽으로, 통일각은 서북쪽으로 약 150m 정도 떨어져 있으며 두 건물 모두 군사회담을 제외한 민간회담이나 중요한 행사의 준비접촉을 위해 많이 사용되었다.
평화의 집은 1989년 12월에 완공된 연건평 약 3,300㎡(약 998평)의 3층 건물로 1층은 응접실과 로비실, 2층은 본회담장과 통신실, 대표 대기실, 마지막으로 3층은 연회 등의 목적을 위한 회의실이 위치한다. 한편 평화의 집은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지난 4월 6일부터 20일까지 노후화된 시설 개선과 샤워실 설치, 침대 교체, 엘리베이터 설치 등의 리모델링이 진행되었다.
통일각은 1985년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제안으로 건립되었고 연건평은 약 1,600㎡(약 460평)의 지상 1층, 지하 1층으로 건축되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에 의하면 대리석과 개성에서 채굴된 화강석으로 만들어진 내부의 구조는 중앙 홀을 중심으로 왼편으로 회담장이 위치하고 있다. 또한 대표단이 대기하는 두 개의 방은 회담장과 연결되어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로 2012년 3월 내부 리모델링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평화의 집과 통일각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 남북국회회담 준비접촉 제1차~10차(1988~08.19~1990.01.24)
남북이 평화의 집과 통일각에서 처음 만난 순간은 1988년에서 1990년까지 열린 남북국회회담 준비접촉이었다. 1,3,5,7,9차는 통일각에서 2,4,6,8,10차는 평화의 집에서 이루어진 남북국회회담 준비접촉은 1984년 8~9월 서울, 경기, 충청 일대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인해 남한에 재난이 발생했고. 이에 북한에서 수재물자를 지원하면서 대화가 재개되었다.
그리하여 열린 준비접촉에 남측은 당시 채문식(민주정의당) 수석대표를 비롯한 5명, 북측은 전금철(조선노동당)을 비롯한 5명을 대표단으로 하여 본회담 의제문제를 비롯한 회담형식, 대표단 구성, 운영절차 등을 협의했다. 그러나 남한은 남북 간의 다각적인 교류협력문제, 남북불가침선언 문제, 남북정상회담 개최문제를 주장했고, 북한은 팀스피리트 한미 합동 군사연습 중지문제, 불가침에 관한 공동선언 발표문제, 남북협력과 교류문제를 주장하면서 남북국회회담은 개최도 못한 채 준비접촉은 결렬되었다. 하지만 남북국회회담 준비접촉은 남북이 두 장소에서 수많은 회담을 하는 신호탄이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 제1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준비접촉 제1차~5차(2000.04.22~05.18)
제1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1,3,5차는 평화의집에서 2,4차는 통일각에서 준비접촉이 있었고 대표단, 수행원 각각 3명의 규모로 행해졌다. 남측은 양영식 통일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하고 북측은 김령성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참사를 수석대표로 하여 이루어진 이 회담에서는 경호, 의전, 수행인원, 통신, 보도 등의 실무적 분야에 대해서 협의했다. 중간에 취재단 규모와 정상회담 의제 등에서 이견이 있어 우려를 낳았으나 양 측의 대표가 5월 18일 5차 접촉을 끝으로 실무 절차합의서에 서명하면서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를 완료했다.
■ 2018 남북정상회담 준비 남북 고위급회담(2018.03.29)
2018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통일각에서 남측 조명균 장관,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대표로 하는 각 측 대표단이 만나 고위급회담을 진행했다. 그 결과 4월 27일에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협의했고 추후에 필요한 경호, 의전, 보도 등의 실무회담을 각각 평화의 집과 통일각에서 진행하기로 협의했다. 그 결과, 4월 5일과 18일 평화의 집과 통일각에서 경호, 의전, 보도 분야 실무회담을, 4월 7일과 14일 통일각에서 통신 분야 실무회담을 진행했다.
■ 2018 남북정상회담(2018.04.27)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은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응원 속에 마무리되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월 27일 오전 9시 30분 판문점에서 만나면서 시작된 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비핵화, 9월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 군사적 적대 관계 금지를 골자로 하는 '판문점선언'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회담의 모두발언에서 “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순간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되었다”고 말했다. 앞서 평화의 집과 통일각이 남북 대화의 중심에 위치했던 것처럼 2018 남북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마련된 한반도 평화체제는 앞으로도 이 두 곳의 역할을 기대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