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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자 성범죄 관련, 칠레 주교단 전원 사임 의사 밝혀 - 1801년 정교협약 이후 처음 있는 일 - 교황, 성직자 성범죄 취급방식에 '심각한 결점'있다 지적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8-05-21 14:37:36
  • 수정 2018-05-21 14:5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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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과 칠레 주교단이 14일부터 17일까지 성직자 성범죄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 (사진출처=Vatican News)


칠레 성직자 성범죄에 대한 논의를 위해 14일부터 17일까지 프란치스코 교황과 칠레 주교단이 만났다. 그 자리에서 칠레 현직 주교 32명은 교황에게 사임 의사를 밝히는 서한을 제출했다.


로마 현지 시간으로 18일, 루이 페르난도 라모스 페레즈(Luis Fernando Ramos Perez) 주교와 후안 이냐시오 곤잘레스 주교(Juan Ignacio Gonzalez)기자회견을 열고 사임 서한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칠레 주교단에게 우편으로 보낸 서한을 칠레 TV채널 < T13 >이 단독으로 공개하자, 칠레 주교단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기자회견에서 주교단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여준 아버지와 같은 경청자세와 형제애가 담긴 지적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히며, “우리의 심각한 잘못과 태만에 대해 (성직자 성범죄) 피해자와 교황 그리고 하느님의 백성과 칠레에 사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주교단은 “피해자들은 이해할 수 없는 와중에 몇 번이나 교회 공동체의 공격에 맞서야 했을 것”이라고 인정하면서, 자신들이 성직자 성범죄에 부적절한 방식으로 대처했음을 시인했다. 


또한 “서한을 통해 로마에 있는 모든 칠레 주교들이 우리의 사목직을 프란치스코 교황의 손에 맡겨 교황께서 자유롭게 우리 하나하나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고 공표했다.


주교단은 “이번에 솔직한 대화를 나눈 시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끌고 있는 내적 변화의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였다”면서 “우리는 교황과 일치하여 정의를 복원하고, 피해 복구에 참여하여 칠레 교회의 예언적 사명을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라모스 주교는 입장 발표에 대해 “각 주교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입장과 결론에 대한) 반응과 의견을 표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화와 식별이라는 상황 속에서 주교들은 이 중대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대책을 제안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지에 더욱 일치하기 위해서는 교황의 손에 우리의 사목직을 반납하려는 절대적인 의지가 있음을 공표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고 말했다. 


“고통스럽지만 벌어진 심각한 사실의 책임을 받아들이기 위해 주교단으로서 그리고 연대를 위한 행동을 보일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사임 서한을 제출한 것에 대해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경우 각 주교들은 자신의 사목 업무를 이어가게 되는 것을 뜻한다”고 밝히며,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 왼쪽부터 후안 이냐시오 곤잘레스 주교, 루이 페르난도 라모스 페레즈 주교 (사진출처=La Croix)


프랑스 일간지 < La Croix >에 따르면, 이와 같은 집단 사임, 혹은 집단 사임 의사 표명은 가톨릭교회를 프랑스의 주요 종교로 인정하면서 교회를 통제하고자 했던 1801년 프랑스와 교황청간의 정교협약(콩코르다툼) 체결 후 교황 비오 7세가 프랑스 주교단을 재구성하기 위해 주교들 전체에게 사임하라고 명령한 이후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 


< AP >에 의하면, < T13 >을 통해 공개된 서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어느 누구도 예외일 수 없으며 남에게 이 문제를 떠넘길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성직자 성범죄 취급 방식에 ‘심각한 결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표면적인 조사만을 수행하거나 명백한 범죄 증거를 포함한 고발을 아예 조사하지 않았던 경우를 언급했다. 이러한 부실한 대처의 결과로 “범죄자를 고발한 사람들과 피해자를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분노를 느끼게 되었다”고 비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칠레 주교나 수도 장상들이 아동성애자로부터 아동을 보호하는데 있어 ‘심각한 태만’이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수도자나 신부들이 “범죄 행위의 절대적인 심각성을 축소하고 이를 한낱 결점이나 윤리적 과실로 취급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수도자와 성직자들이 또 다시 “매우 부적절한 방식으로 다른 교구에서 환영을 받고, 미성년자들과 매일 접촉할 수 있는 교구 직분이나 사목 직분을 부여 받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교황은 시클루나 대주교 보고서의 “교회 문헌을 관리하는 사람들에 의한 관련 문건 파기와 같이” 교회 내에서 성직자 성범죄를 조사하는 관련자들에게 “압박을 가했다”는 증거에 “우려와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밝혔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문제가 수도자 혹은 성직자 개인이나 일부의 문제가 아니라, 이들이 신학교에서 받는 교육이나 훈련의 문제일 수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 공동체 내의 이러한 문제들은 그저 개별 사건을 해결하고 해임하는 것으로 끝내는 것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으로는 충분하지 않기에 우리는 이를 뛰어넘어야 한다. 우리가 이러한 구체적 사건들이 일어나고 반복되게 만든 근간과 구조를 자세히 살펴보지 않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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