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자 성범죄 퇴치를 위한 국제단체 ‘성직자 성범죄 종식 모임’(Ending Clerical Abuse, 이하 ECA)이 지난 4일부터 오는 8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첫 모임을 가진다. ECA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성직자 성범죄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하고, 교황청에 ‘2014년 UN 아동 권리 위원회가 요구한 아동 보호 권고사항을 받아들이고 실행 할 것’을 요구한다.
현재 ECA에는 5개 대륙 17개국이 참여하며 특히 칠레 카라디마 사건 피해자 중 한 명인 호세 안드레스 무리요(José Andres Murillo)와 성직자 성범죄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프랑스 필리프 바르바랑(Philippe barbarin) 추기경을 고발한 성직자 성범죄 대응 단체 라 파롤 리베레(La Parole Libérée) 공동 설립자 프랑수아 드보(François Devaux)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 La Croix >지와 인터뷰를 가진 무리요는 “성직자 성범죄 퇴치를 위한 제안 사항을 담은 서한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리요는 이번 ECA 회의에 대해 “모든 형태의 학대, 특히 영적 환경에서 벌어지는 성범죄를 퇴치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히며 “우리는 특정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칠레 신자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강조했듯 학대와 학대 은폐로 이어진 모든 사건에 맞서 싸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 은폐를, 성범죄와 동일한 교회법 중대범죄(delicta graviora)로 취급할 것을 요구하겠다.
무리요는 이 같이 밝히며 특히 이번에 전달하게 될 서한에는 “아동 성범죄 퇴치와 교회 문화 변화를 위한 매우 구체적인 수단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와 관련해 ‘성범죄와 성범죄 은폐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를 폐지’하고, ‘주교 및 수도장상의 성범죄 신고의무를 제도화 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신적, 물질적, 경제적, 영적 부분에 있어 배상을 필요로 하는 피해자들에 대한 조처를 강구해야 한다.
결국 이 모든 조처의 핵심이 “교회 공동체의 힘, 특히 여성의 힘에 대해 재고해보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여성은 권력의 일부가 아닌, 대항 세력으로서 활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칠레 성직자 성범죄 사건은 특수한 사례가 아니다. 이는 여러 국가에서 반복되고 있는 사건들의 상징이다.
특히 “사제에게 권력이 집중되어 있으며, 겉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국가에는 수많은 학대 상황이 존재한다”고 비판하며 “어떤 나라에 ‘위기가 없다’고 한다면 이는 의심스러운 일이며 분명 문제는 ‘숨겨져 있을 것’이기에 오히려 반대로 더욱 유심히 관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