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성모·국제성모병원 부원장 박문서 신부가 지난 2월 면직*되고 4개월이 지났다. 사태 발생 후 새로운 병원 경영진은 지난 3월, 박 전 신부를 주가조작,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진행 상황은 알려진 바 없다.
이에 오늘(25일) 오전 11시 인천성모·국제성모병원 정상화를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는 인천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문서 전 천주교 인천교구 신부를 주가조작,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아픈 환자들의 생명을 다루는 곳, 사람을 살리는 곳에서 일어난 일을 무시하고 지나갈 수 없다.
시민대책위 이인화 공동대표는 “만 3년 동안 병원이 제대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신부가 개인적인 범죄를 저질렀다면 이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지만 그가 사회적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강조했다.
이인화 대표는 천주교인천교구가 잘못을 밝혀내고 바로 잡기를 기다렸지만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직접 당사자가 되어 사건을 진행하기 위해 고발장을 제출한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본질은 더욱 심각하다. 박 신부가 파면된 사실을 확인하고 시민대책위에서 고발하려고 하니 경영진에서 한 달만 유예해달라는 부탁이 있었다.
시민대책위 양재덕 공동대표는 경영진이 내부에서 고발하겠다고 했지만 몇 달이 지나도 아무런 진척이 없다고 토로했다. 경영진이 조사를 했다면 그 내용이 무엇인지, 혐의가 있는지 없는지 답해야 하는데 ‘수사 의뢰 했다’고만 얼버무리고 있다고 일갈했다.
시민대책위 관계자는, 고발된 사건은 검찰에서 수사를 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수사 의뢰된 경우에는 검찰이 자의적으로 판단해 수사를 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병원 측의 소극적인 태도를 비판했다.
다시는 성직자가 권력을 이용해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일이 없도록 일벌백계해서 표본으로 삼아야 한다.
시민대책위는 ‘박 신부가 부당한 방법으로 빼돌린 돈은 어디로 갔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박 신부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졌다 해도 최고 위치가 아닌 이상 감시 통제하는 권력은 따로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최고 권력은 누구인지, 빼돌린 돈이 누구에게 상납됐고, 어떻게 쓰였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대책위는 이날, 박 전 신부에 대한 ‘업무상 배임’, ‘배임수재’ 그리고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등 세 가지 혐의로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고 정확한 수사와 엄정한 처벌을 촉구했다.
한편, 박문서 전 신부의 행방에 대해 천주교인천교구 측에서는 ‘알 수 없다’고 답했으며 시민대책위는 정확한 수사와 처벌이 이루어 질 때까지 사건에 집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 면직 : 성직자로서의 직분을 박탈하는 천주교의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