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 HOLY SEE PRESS OFFICE >의 6월 21일자 보도자료를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보기) - 편집자주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1일 교회 일치 운동을 위해 설립한 세계교회협의회 (World Council of Chruches, 이하 WCC) 설립 70주년을 맞아 스위스 본부를 방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번 순방에서 강조한 메시지는 ‘함께 걷기’와 ‘기도하기’였다.
스위스 연방 알랭 베르세 대통령과 스위스 복음교회 연방(Federation of Evangelical Churches) 의장 고트프리트 로허(Dr. Gottfried Locher) 박사와 인사를 나눈 후 프란치스코 교황은 WCC 교회 일치 센터를 방문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성령 안에서 함께 걷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걷기는 우리 삶의 진정한 의미, 즉 삶이란 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드러낸다.
교황은 이 같이 설명하며 “걷기는 우리가 계속 걸어 나갈, 목표를 추구할 원동력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렇게 걸어 나가기 위해서는 ‘노력’, ‘인내’, ‘연습’이 필요하다면서 결국 이것은 “항시적인 회개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령 안에서” 함께 걸어 나가지 않으면 “육의 욕망을 채우게 된다”(갈라 5, 16)고 경고하며, “본능에 이끌려 고삐 풀린 소비지상주의의 노예가 되고 하느님의 목소리는 점차 묵살된다”고 개탄했다.
결국 “성령 안에서 함께 걸어간다는 것은 속세(의 논리)를 거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는 섬김과 용서를 통한 성장이라는 마음가짐을 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걸어 나가는 것이 특정 공동체의 이득을 적절히 보호하지 않는다고 해서 손해 보는 사업이라고 생각하는데, 교회 일치를 위해 손해 보는 사업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이 때, 손해는 복음적인 것이며 이는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루카 9, 24)와 같은 예수의 말씀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프란치스코 교황은 WCC 센터 비서트 후프트(Visser’t Hooft) 홀에서 열린 교회 일치 모임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WCC 사무총장 올라브 픽세 트베이트(Dr. Olav Fykse Tveit) 박사와 WCC 총회 의장(Moderator) 아네스 아부옴(Dr. Agnes Abuom) 박사를 비롯한 WCC 측 인사와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 의장 커트 코흐(Kurt Koch) 추기경과 만났다. 교황은 이 만남 바로 전, 남북한 교회 대표단과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 일치에 필요한 것이 우리 자신의 생각이나 전략, 프로그램이라기보다 복음화를 위한 새로운 노력임을 강조했다. 교황은 “점점 더 커지는 사명에 대한 자극은 더 큰 일치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하며, “초기 그리스도교에서 설교가 교회의 봄을 알렸듯, 복음화가 새로운 교회 일치의 봄 시작을 알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리 아버지’라고 말할 때마다 우리가 형제자매라는 사실을 느낀다. 기도는 교회 일치의 산소와도 같은 것
교황은 ‘걷기’와 더불어 ‘기도하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스도 공동체의 노력은 디아코니아(Diakonia)라는 단어를 통해 올바로 정의 내려질 수 있다면서 “디아코니아란 우리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마르 10, 45) 오신 주인을 따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복음의 진정성은 그리스도인들이 세계 각지에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의 부르짖음에 응답하는 방식에 달려있다고 강조하며, “가장 약한 이들은 점차 변두리로 밀려나고 있으며, 일용할 양식과 일자리, 미래를 빼앗기고 있는 반면 부자들은 점점 소수가 되면서 더욱 부자가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정 문화 패러다임을 절대화 하거나 집단의 이익에 몰두하고자 하는 유혹을 이겨낼 수 있도록 서로를 격려하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리스도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무심한 것도 문제지만, 자신이 받은 축복을 하느님이 자신을 선호하는 징표로 받아들이는 일부 사람들의 신념은 더욱 큰 문제다”라고 지적하며 특정 문화나 종교가 다른 문화나 종교보다 우월하거나 열등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