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는 지난 10일, 예멘 난민들을 보호하고 있는 제주난민지원센터를 찾아 거주시설과 환경을 돌아본 후 후원금 일천만원을 전달하고 향후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NCCK 이홍정 총무는 후원금 전달식에서 제주도에 오게 된 예멘인들이 “우리와 같은 분단을 경험한 이들”이라고 말했다. 또한 예멘 난민들이 “이웃종교와 평화와 상생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었다”면서 “4·3이라는 역사적 아픔을 경험한 제주를 통해 평화를 만들어가는 일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제주난민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사)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 홍성직 공동대표는 NCCK와 한국교회의 방문에 감사를 표하며 “UN난민기구는 한국과 깊은 역사적 관계가 있으며, 한국은 난민협약에도 가입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한국이 “독자적 난민법을 가진 유일한 아시아 국가임에도 이번 예멘 난민들에 대하여 일부 기독교권의 반대가 심했다”고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많은 교회들이 구호와 봉사의 손길을 보내오고 있다”고 말하며 예멘 난민들을 돕기 위한 관심과 손길에 감사를 전했다.
이번 모금에는 NCCK 회원교단, 사)라이프오브더칠드런, 남북평화재단 등이 참여했다.
제주난민지원센터와 NCCK는 현재 진행 중인 난민심사과정과 결과 발표를 주시하며 향후 예멘 난민들에게 필요한 일들에 함께 대처해 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사회경제적으로 매우 열악한 상황에 놓인 예멘 난민에 대한 관심이 한국 종교계 전반으로 퍼지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지난 7월 말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주 예멘 난민들을 위해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수에레브(Alfred Xuereb) 대주교를 통해 교황청 자선기금 1만 유로를 천주교제주교구 강우일 주교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교황 선출 이후 첫 행보로, 이민자와 난민들이 유럽으로 가는 통로가 되는 이탈리아 람페두사 섬을 방문할 정도로 이민과 난민 문제에 관심을 보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