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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중국, 주교 임명권 조약 체결 - 교황, “일치를 위한 새로운 과정이 시작되기를”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8-09-27 12:35:28
  • 수정 2018-12-18 17:5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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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America Magazine)


22일(현지시간) 교황청 공보실은 중국과 가톨릭 주교 임명권 관련 협정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단절된 중국과의 관계회복을 위해 노력했던 교황청은 이번 합의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이고 있어 더욱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 교황청이 인정한 주교들과 중국이 인정한 주교들로 나누어져 있던 중국 가톨릭교회에 큰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 가톨릭교회는 지금까지 교황의 수위권을 국가 운영에 대한 외세의 침략으로 규정하고 이를 거부해왔다. 이 때문에 교황청에서 인가를 받은 주교일지라도 중국 정부가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온전한 활동을 할 수 없거나 사실상 지속적인 탄압을 받아왔다. 반면 중국 측에서는 유일하게 국가가 허가한 중국천주교애국회를 통해 주교를 직접 임명하고 이들만이 공식적으로 미사를 집전하거나 사목을 수행할 수 있었다. 따라서 중국 교회는 국가의 허가를 받지 못한 일명 ‘지하교회’와 국가 공인 교회로 나누어져 혼란을 겪어왔다.

  

교황청은, 교황청 국무원 외무차관 앙투완 카밀레리(Antoine Camilleri) 몬시뇰과 중국 외무부 왕차오(Wang Chao)차관이 ‘주교 임명에 관한 잠정 협정’(Provisional Agreement on the appointment of Bishops)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교황청은 이번 협정 서명을 “점진적이고 상호적인 접근의 결실”이라고 평가하며 이번 협정이 “세심한 협상이라는 긴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으며 협정 적용의 주기적 점검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교황청은 이번 협정의 핵심인 주교 임명권이 어떤 정치적인 사안이기보다는 “교회에 있어 매우 중대한 문제”라고 설명하며 정치적인 타협이나 양보보다는 교회의 일치와 존속에 무게를 둔 합의였음을 강조했다.


교황청은 “이번 협정이 풍성하고 미래 지향적인 대화 과정에 도움이 되고 중국 가톨릭교회의 삶과 중국 국민들의 공동선 및 세계 평화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협정과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미인가 주교들을 공식으로 임명했다. 인정받은 주교는 궈진차이(Guo Jincai) 요셉, 황빙장(Huang Bingzhang) 요셉, 레이시은(Lei Shiyin) 바오로, 류신홍(Liu Xinhong) 요셉, 마잉린(Ma Yinglin) 요셉, 웨푸셩(Yue Fusheng) 요셉, 잔스루(Zhan Silu) 빈첸시오 주교 그리고 2017년 사망하기 전 “교황청과 화해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한” 두스화(Tu Shihua) 주교다. 


교황청 공보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공식 주교 임명을 통해 “과거의 상처가 극복되어 중국의 모든 가톨릭 신자들이 온전한 일치로 이어지는 새로운 과정이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만이 인정했던 이 주교들은 교황의 위임 없이 주교 서품을 받았기 때문에 교회법 1382조에 따라 파문에 해당하는 자동 처벌(latae sententiae)을 받은 바 있다.


또한, 교황청은 협정을 즈음해 창더(Changde) 교구를 신설했다. 교황청은 창더 교구가 베이징좌(See of Beijing)의 관하 교구(suffragan diocese)로 설정될 것이라고 밝히며 창더 시에 위치한 착한 목자 예수 성당(Church of Jesus the Good Shepherd)을 관하 주교좌성당으로 지정했다. 


교황청에 따르면 창더 교구 영토의 상당 부분이 1883년 12월 21일 인정을 받아 1946년 4월 교황 비오 12세에 의해 저홀/진저우(Jehol/Jinzhou) 교구로 승격된 동 몽골리아 대목구(Apostolic Vicariate of Eastern Mongolia)에 속해있었다. 교황청은 창더 교구에 약 25,000명의 가톨릭 신자가 있으며 12개 본당에 사제 7명과 수녀 십여 명 및 신학생들이 살고 있다고 전했다.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Pietro Parollin, 교황청 국무원장)은 이번 협정에 대해, 교황청의 입장과 같이 “사목적인 목적을 가진 협정”이라고 이야기하며 “더 자유로운 환경과 자율성, 조직을 조성하는 일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처음으로 모든 중국 주교들이 로마 주교와 일치하게 되었다”고 강조하며 “지금 필요한 것은 베드로 후계좌인 교황과 민간 당국이 인정하는 착한 목자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파롤린 추기경은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공산주의 국가와의 이러한 협정이 가톨릭교회를 ‘팔아넘기는 것’이라는 비판에 대해 “정부가 공산주의가 아니고 종교의 자유를 존중했다면, 협상할 필요 자체가 없었을 것”이라며 “교회를 위한 자유로운 공간을 확보하여 교회가 교황과 일치하는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 치빌타 가톨리카 > (La Civiltà Cattolica) 잡지 편집인 안토니오 스파다로(Antonio Spadaro) 예수회 신부 역시 이번 협정에 대해 “교회를 두 공동체로 갈라놓았던 난제들이 사라지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요한 바오로 2세가 시작한 불법 서임 주교 정상화 작업을 프란치스코 교황이 완료했다고 강조하며, 40명 정도가 교황의 인정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홍콩에 위치한 성령연구센터에 따르면 2017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홍콩을 포함한 중국에는 추산 1천만명의 가톨릭신자, 주교 101명(국가 공인 주교 65명, 지하교회 주교 36명), 사제 3,870명(국가 공인 교회 사제 2,550명, 지하교회 사제 1,320명)이 있다. 


국가가 공인한 8개의 대신학교와 10개의 소신학교에는 각각 398명, 300명의 신학생이 재학 중이며 6개의 지하교회 신학교(underground seminary)에는 100명의 신학생이 재학 중이다.


수위권 : 교황의 사목적인 권한. 교황 고유의 최고 권한으로 신자들에게 신앙과 도덕을 가르치고 교회의 규율과 다스림에 관한 것이다.


주교좌 성당 : 교구장 주교의 주교좌가 있는 성당. 교구장 주교는 교구 내 어느 본당에서도 머물 수 있지만 특정 본당을 지정해 영구적으로 관할하는데, 이 성당을 주교좌성당이라고 한다. 주교좌 성당은 교구의 중심 본당으로서 주교가 직접 관할하며 미사도 집전한다. (천주교 용어집)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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