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일) 대한불교조계종 원로회의가, 지난 28일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서 선거인단 과반수의 득표를 얻고 당선된 원행스님에 대한 당선 인준을 했다.
그러나 원로회의 인준 소식이 알려지자 불교재가단체와 시민연대 등에서는 이를 비판하며 즉각적으로 반대행동에 돌입했다.
불교개혁행동은, 총무원장 선거 후보에서 동반 사퇴한 한 스님이 특정세력들의 지령에 의해 총무원장 선거가 움직였다고 표현했음을 되짚었다. 그러면서 이는 “자승 전 원장을 주축으로 하는 종단의 적폐세력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사실상 짜여진 각본대로 총무원장 선거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종헌종법을 무시하는 적폐세력에 의해 일방적으로 선출된 총무원장을 인준한 것은 한국불교와 조계종단을 또다시 나락으로 전락시키는 행위임을 천명한다”면서, 원행 총무원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조계종단과 한국불교를 불합리한 상황으로 몰고 가는 종단 기득권세력, 이권만 있으면 불교는 안중에도 없는 기존 정치세력의 배후는 과연 누구인가?
불교개혁행동은 “이권 세력과 기득권 세력, 적폐세력의 정점에는 자승 전 원장이 있다는 것은 이미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지적하며, “사상 초유의 총무원장 돌려막기로 종단을 사유화하려고 하는 적폐세력이 바로 그들”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계종 적폐청산을 위해 목숨을 내놓고 41일간 단식을 했던 설조스님은 “원로회의가 당선자 원행을 인준한 것은 종단의 최고지도자로서 지켜야 할 중차대한 직분을 소홀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절대다수의 출가대중과 재가대중의 적폐청산의 바람을 저버린 극히 유감스러운 처사”라고 통탄했다.
적폐 청산에 나섰던 많은 대중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는 것으로 들어 알고 있으나, 청전교단 회복은 불제자로서 결코 포기하거나 미룰 일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 드리고자 한다.
불교개혁행동과 설조스님은 이 같은 상황에서도, 재정의 불투명한 운영과 비공개 관행을 혁파할 수 있는 제도적인 개혁이 성취될 때까지 정진을 멈추지 않을 것이란 각오를 다졌다.
이날 원로회의에서는 찬성 17표, 반대 5표로 원행스님 총무원장 인준이 이뤄졌다.
한편, 오는 5일 오후 5시에는 설조스님의 위법망구(爲法忘軀, 법을 위해 몸 돌보는 것을 잊는다는 뜻) 정신을 기리고 지속적인 적폐청산을 목적으로 하는 ‘청정법회’가 출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