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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평화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 최종원 안중근청년기자단
  • 등록 2018-10-10 19:3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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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13일, 안토니오 구테헤스(Antonio Guterres) UN 사무총장


이 땅에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손에서 무기를 내려놓는 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진정한 평화는 우리가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의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UN 사무총장


2018년은 세계 인권선언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세계인권선언은 1948년에 제2차 세계대전이 몰고 온 끔찍한 참상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고, 전 세계가 지켜야 할 인권 보장 기준을 세우기 위해 UN총회에서 채택되었습니다. 인권은 누구나 보장받아야 할 권리임을 최초로 천명한 선언이며, 대한민국 헌법에서도 선언의 조항들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제가 고등학생일 때, 학교에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책이 필독서로 지정되었습니다. 그 때 당시에는 독후감 상 좀 타보겠다고 책을 빠르게 속독하느라 깊이 없이 머리에만 내용을 급히 채워 넣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다 몇 달 전, 이 책을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바라본 책 속의 상황들은 끔찍했습니다. 배고픔의 대물림, 불평등한 분배 구조, 정치적 이익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구호 활동 등의 어려움으로 인해 5초마다 한 명의 아이가 죽어간다고 합니다. 이미 전 세계에서 약 120억 명을 먹일 수 있는 식량을 생산하고 있지만, 약 10억 명이 만성적인 영양실조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탈북시민이 강연 때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평화(平和)의 화(和)는 벼(禾)와 입(口)이 합쳐진 한자’임을 언급하였습니다. “벼가 입에 들어가야 평화가 온다” 평화에 대한 다른 시각이었습니다. 맞습니다. 먹지 않으면 인류는 평화를 떠나 생존할 수 없습니다.


인권은 고사하고, 먹을 것도 배급받지 못해 굶주림이 일상이 된 이들에게, 우리는 어떻게 ‘평화’를 말할 수 있을까요? 더불어, 평화를 말하기 전에 먼저 우리의 ‘평화 감수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제 37회 세계평화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하는 이재준 고양시장 (사진출처=UN세계평화의 날 한국조직위원회)


세계 평화의 날, 무기를 내려놓는 날


지난 9월 8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제37회 UN세계평화의 날 기념식’에 다녀왔습니다. 매년 9월 21일은 유엔에서 제정한 ‘세계 평화의 날’인데, 이 날은 전 세계에 폭력이 없어지는 날로 24시간 동안 어떠한 총성도 들리지 않도록 무기를 내려놓는 날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 유엔 공보국의 제안으로 정부의 지원 아래 ‘UN세계평화의 날 한국조직위원회’가 조직되면서, 매년 기념식과 기념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 청년 대표(좌)와 대담을 하고 있는 임형준 UN세계식량계획(WFP) 한국사무소장(우)


제가 도착했을 때는 유엔세계식량계획 한국사무소 임형준 소장과 청년들의 대담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여러 질문들이 오갔습니다. ‘북한과 같은 투명하지 않은 국가에 지원이 꼭 필요한가요?’ ‘우리나라도 못 사는 사람이 많은데 왜 개발도상국들을 도와주어야 합니까?’


임형준 소장은 “인도적인 지원은 필수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0~2세 유아시기에 영양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뇌가 잘 자라지 않고, 평생을 몸이 약한 상태로 살아야 합니다”라며 인도적인 지원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구호 사업은 또한 철저히 모니터링을 통해 진행되며, 그렇기에 식량 손실률이 매우 낮다고 합니다. 만약, 해당 국가가 모니터링을 거부한다면, 식량 지원을 하지 않는 원칙에 따라 지원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독재국가의 ‘정권유지’에 악용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도 WFP의 식량지원을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20년 간 받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최초로 지원을 받는 나라에서 지원을 하는 공여국로 성장하였습니다. 


소장님의 말을 듣고 저는 우리나라의 취약 계층도 당연히 도와야 하지만, 전 세계에서 고통 받는 이들을 도와 ‘제 N의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것도 정말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적극적 평화, 소극적 평화


노르웨이의 요한 갈룽 학자는 평화를 ‘적극적 평화’와 ‘소극적 평화’로 분류하였습니다. ‘소극적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입니다. ‘적극적 평화’는 그와 더불어 ‘환경파괴’ ‘인권침해’ ‘반목과 갈등’이 없는 상태라고 합니다. 우리와 북한의 관계는 지금 ‘소극적 평화’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서로간의 적대 의식과 판이한 문화 체계로 인해 ‘적극적 평화’를 실현하기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냉전의 시대는 끝났지만, 전 세계 곳곳에서 내전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이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앞서 말했던, 구테바흐 사무총장의 말처럼 우리는 무기를 내려놓는 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적극적 평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그는 “분쟁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뿌리를 뽑고, 보다 포용하는 사회를 만들며,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를 위해 책임 있는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앉아서 기다리지 말고 그들에게 가라, 그들과 함께 살아라, 그들을 배우고 사랑하라. 그들이 알고 있는 것부터 시작해 그것으로 무언가를 이루어라. 


중국을 대표하는 철학자 노자(老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적극적 평화’를 이루기 위해, ‘평화 감수성’을 기르기 위해서 우리는 행동해야 합니다.  


▲ (왼쪽부터) 악수하고 있는 Monica Willard UN 세계평화의날 NGO위원회 대표, 김원수 전 UN 사무차장 및 군축고위대표, Liberato Bautista UN종교NGO위원회 대표 (사진출처=UN세계평화의 날 한국조직위원회)


행동의 첫 걸음은 ‘대화’일 것입니다. 사진 속 세 사람은 모두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대화 없이는 상대방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지 못하면 공감할 수 없다고 합니다. 대화는 신뢰의 출발점이며, 평화를 향한 지름길이라고 말해주셨습니다. 


세계의 어떤 이도 편견 없이 바라보고, 격의 없이 대화하고 싶습니다. 인류는 우주 관점에서 티끌보다 작은 존재이지만, 생명체라는 선택 받은 우주의 행운아이기도 합니다. 같은 인류로서 평화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내가 소중한 만큼, 타인의 인권도 소중하며 누구도 침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한 것들이 이뤄지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꿔봅니다. 평화를 응원합니다.  


▲ UN세계평화의 날 기념식 (사진출처=UN세계평화의 날 한국조직위원회)


세계인권선언 전문


모든 인류 구성원의 천부의 존엄성과 동등하고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세계의 자유, 정의 및 평화의 기초이며, 인권에 대한 무시와 경멸이 인류의 양심을 격분시키는 만행을 초래하였으며, 인간이 언론과 신앙의 자유, 그리고 공포와 결핍으로부터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세계의 도래가 모든 사람들의 지고한 열망으로서 천명되어 왔으며, 인간이 폭정과 억압에 대항하는 마지막 수단으로서 반란을 일으키도록 강요받지 않으려면, 법에 의한 통치에 의하여 인권이 보호되어야 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국가간에 우호관계의 발전을 증진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국제연합의 모든 사람들은 그 헌장에서 기본적 인권, 인간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남녀의 동등한 권리에 대한 신념을 재확인하였으며, 보다 폭넓은 자유속에서 사회적 진보와 보다 나은 생활수준을 증진하기로 다짐하였고, 회원국들은 국제연합과 협력하여 인권과 기본적 자유의 보편적 존중과 준수를 증진할 것을 스스로 서약하였으며, 이러한 권리와 자유에 대한 공통의 이해가 이 서약의 완전한 이행을 위하여 가장 중요하므로, 이에, 국제연합총회는, 모든 개인과 사회 각 기관이 이 선언을 항상 유념하면서 학습 및 교육을 통하여 이러한 권리와 자유에 대한 존중을 증진하기 위하여 노력하며, 국내적 그리고 국제적인 점진적 조치를 통하여 회원국 국민들 자신과 그 관할 영토의 국민들 사이에서 이러한 권리와 자유가 보편적이고 효과적으로 인식되고 준수되도록 노력하도록 하기 위하여, 모든 사람과 국가가 성취하여야 할 공통의 기준으로서 이 세계인권선언을 선포한다.




[필진정보]
안중근 청년기자단 : 마지막 순간까지 동양평화를 염원했던 안중근 의사를 기억하며, 글과 영상 등의 컨텐츠를 제작해 통일과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가는 <안중근의사 기념사업회 - 청년안중근> 소속 기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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