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8일, 제2차 세계 가난한 이의 날 미사에서 “그리스도인이라면 반드시 가난한 이를 도와야 한다”고 말하면서 “이는 사회적 선택이나 어떤 교황 임기 안에 일어나는 유행이 아닌, 신학적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예수께서 빵을 늘리신 기적을 행한 이후 군중이 모여들자 자리를 뜨고 제자들에게 이들을 돌려보내라고 한 일과 새벽에 물위를 걸어 제자들에게 다가오신 일을 들어 “예수께서는 ‘떠날 수 있는 용기’를 가르치시며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도로써 하느님께 나아가고, 사랑으로써 가난한 이들에게 나아가야한다.
그러면서 교황은 “예수께서는 마음을 우쭐하게 만드는 성공과 영혼을 무감각하게 만드는 고요를 떠나보낼 수 있는 용기를 가르쳐주고 계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생의 진정한 보배는 바로 하느님과 이웃”이라면서 “하느님을 향해서 위로 올라가고, 우리 형제자매들을 위해서 아래로 내려가야”한다고 말했다.
언제나 움직이며 떠나는데 능하고 섬기는데 충실한 이가 되어야 한다.
이처럼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고향이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알기에, 나그네가 되는 것에 익숙하다”면서 “우리는 축적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것을 붙들기 위해 사라지는 것을 뒤로 하는데서 우리 영광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날 복음에 등장한 ‘바다(sea)’라고 하는 것이 사실은 ‘호수’(마태 14, 25)와 같은 것이라고 설명하며 “뿌연 심해를 가진 바다라는 개념은 악의 위력을 상기시켜준다”고 설명했다.
예수께서 이러한 호수 위를 걸으신 것은 “(우리를) 안심시켜주시는 것”이라고 말하며 “압도적인 힘의 과시가 아닌 예수님만이 우리의 가장 큰 적, 즉 악마와 죄 죽음과 공포와 세속을 이길 수 있다는 위안을 주는 확신의 표징”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이처럼 “우리 인생이라는 배도 마찬가지로 파도에 요동치고 바람에 요동친다”면서 “이런 바다 가운데서 능히 항해하는 비결은 예수님을 우리 인생이라는 배로 초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분께서 배에 타시기만 하면, ‘바람은 그치고’(v. 32) 난파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이처럼 오로지 예수님과 함께 있을 때만 우리도 안심 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예수님께서 곧 손을 내밀어’(v. 31)라는 구절 안에서 교황은 ‘주님, 저를 구해주십시오’라고 외치는 “베드로의 입장에 서보아야 한다”며 이 때 우리는 “구원을 애원하기는 하지만, 신앙이 적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자기만족을 느끼게 하는 자만을 내던지고 구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바로 신앙의 시작.
교황은 이 같이 강조하며 “그렇기 때문이 우리 모두는 가난한 이들과 만나며 신앙을 체험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가난한 이와 만나는 것은 “사회적 선택이나 어떤 교황 임기 안에 일어나는 유행이 아닌 신학적 필수조건이다”라고 강조했다.
낙태의 위기에 처한 태아, 불안으로 고향에서 도망쳐 나온 난민뿐만 아니라 물질만능주의와 같은 사고방식이나 신자유주의 같은 체제 안에서 소외되어 고통 받는 사람들,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혼자 살아가는 이들이 모두 그리스도인의 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소수의 부자들이 본래 모든 이들에게 속한 재화로 축제를 벌이는 와중에 훌쩍거리며 울고 있는 모든 라자로의 부르짖음… (cf. 루카 16, 19-31)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뿐만 아니라 “친구 하나 없이 인생의 풍랑을 맞이하는 이들,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미래 때문에 고향을 떠나는 이들, 훌륭한 자연 자원마저 뺏긴 모든 민족들”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인간 존엄을 무시하는 행위를 바라보며,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무관심으로 팔짱을 끼고 서있거나 어쩔 수 없다는 듯 팔을 뻗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신앙인으로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하셨듯이 우리 손을 뻗어야 한다.
교황은 이 같이 강조하며 “예수께서는 굶주리고 목마른 이들에게서, 외지인과 존엄을 빼앗긴 이들에게서, 병든 이와 감옥에 갇힌 이들에게서 그분을 알아보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님께서는 의무감에서 비롯해 손을 뻗은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그리하신 것”이라면서 “우리도 그래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만 선을 행하라고 부르심을 받은 것이 아니다.
교황은 “예수께서는 그보다 더한 것을, 즉 돌려줄 것이 없는 이에게 주고,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gratuitously) 사랑하라고 명령하시는 것(cf. 루카 6, 32-36)”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