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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은 ‘교회’가 아니라 ‘교계제도’가 한 것
  • 끌로셰
  • 등록 2018-11-28 11: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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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회 신부이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토마스 리즈(Thomas Reese) 신부는 < NCR > 칼럼을 통해 교회의 잘못을 지적할 때 ‘가톨릭교회’(Catholic Church)라는 표현이 아닌 ‘가톨릭 교계제도’(Catholic Hierarchy)라는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즈 신부는 ‘교회가 이러이러한 것을 가르친다’, ‘교회가 아동을 보호하는데 실패했다’, ‘교회는 동성애를 혐오하고 성차별적이다’, ‘교회는 권위적이다’라는 표현들에서 모두 ‘가톨릭교회’가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특히 이와 관련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도 ‘교회’라는 표현은 교회 건물에서부터 그리스도의 신비로운 지체를 가리키기까지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즈 신부는 “언어가 중요하다”면서 특정 집단이 가지고 있는 종교적 정체성과 해당 종교 전체를 동일시하는 실수에서 비롯되는 “무슬림이 그리스도인을 죽이고 있다”와 같은 표현이 잘못된 것인 만큼 “가톨릭교회가 아이들을 보호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리즈 신부는 “여기서 아동을 보호하는데 실패한 것은 주교들이며, 교계제도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계제도의 죄 때문에 하느님 백성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리즈 신부는 “교계제도나 주교라는 표현 대신 교회라는 용어를 쓴 것은 부정확한 글쓰기 방식이며 나 역시 분명 유죄일 것”이라고 고백했다. 그리고 “교회라는 용어를 쓰기 전에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더 나은, 더 정확한 용어가 있는지 잠시 멈춰서 고민해 봐야한다”고 제안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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