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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장소로서의 교회 해체 현실 받아들여야”
  • 끌로셰
  • 등록 2018-11-30 16: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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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부터 30일까지 교황청 문화평의회(Pontifical Council for Culture)가 주최하고 교황청립 그레고리오 대학과 이탈리아 주교회의 후원으로 ‘하느님은 더 이상 여기 계시지 않은 것인가? - 경배 장소의 해체와 교회 문화유산의 통합적 관리’ 컨퍼런스가 열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축사에서 “교회 건물들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는 지적은 걱정스럽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우리를 반추하게 만들고 우리가 적응해야 할 시대의 징표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컨퍼런스가 교회의 해체(decommissioning) 및 교회 차원의 재활용과 일반 사목 안에서의 문화유산 관리에 관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전임 교황 성 바오로 6세와 성 요한 바오로 2세 역시 이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드러낸바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역적 특색을 담고 있는 여러 교회 문화유산들이 사목을 행하는데 있어 자연스러운 통로가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목 계획을 세우는데 있어 지역 교회들은 자신들의 문화유산을 적절히 사용하는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진정으로 이러한 문화유산은 사람들에게 영적 가치의 인식을 넓혀줄 수 있는 독특한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회문화유산평의회 정기총회 연설, 2000년 3월 31일)


아름다운 것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우리가 실리를 따지는 실용주의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줍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 215항)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 문화유산은 전례와 복음화 그리고 사랑 실천의 일부”라면서 “교회 문화유산은 그 자체로 복음 선포, 설교, 교리가 함께 하는 복음화 도구”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교황은 이러한 문화유산들이 “교회 공동체가 행하는 자선활동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필요했던 교회 건물들이 이제는 신자와 성직자가 부족하거나 도시와 지방간의 인구 불균형으로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는 지적은 걱정스럽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우리를 반추하게 만들고 우리가 적응해야 할 시대의 징표로 받아들여야 한다.


교황은 초대 교회의 순교자 중 한 명인 성 라우렌시오가 “교회 보물들을 내놓을 것을 명령받고는, 오히려 로마 황제를 놀리며 로마 황제에게 자신이 구호품으로 받은 것들로 먹이고 입힌 가난한 이들을 보여주었다”는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성화에서도 소중한 전례 용품들을 팔아 그 돈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는 성 라우렌시오의 모습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일화가 “교회 문화유산의 보호와 보존의 의무를 가르치면서도, 교회 문화유산이 절대적 가치를 갖고 있지는 않다는 점을 선언하는 것이며 필요에 따라 문화유산은 인류의 더 큰 선에, 특히 가난한 이들에게 도움이 되어야한다는 교회의 가르침”이라고 강조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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