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19일 일리노이(Illnois)주 리사 매디건(Lisa Madigan) 검찰총장(Attorney General)은 일리노이주 가톨릭 교구에서 발생한 성직자 성범죄에 대한 초동 조사 보고서(Preliminary Findings of the Investigation into Catholic Clergy Sexual Abuse of Minors in Illnois, 이하 초동 수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초동 수사 보고서에 따르면 교회가 한 번도 알리지 않은 성직자 성범죄 고발건수가 적어도 500건에 달한다.
일리노이주에는 6개 교구가 있으며, 교구 측에서는 신빙성 있는 혐의로 성범죄 고발을 당한 성직자 수가 185명이라고 공표한 가운데, 매디언 검찰총장은 이외에도 500명 이상의 성직자에 대한 성범죄 고발이 있었다고 공개했다.
매디건 검찰총장은 “교회가 성직자 성범죄 희생자들을 너무나 자주 무시해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는 이번에 초동 조사 결과를 나누고 싶었다”며 “기초적인 조사 결과이기는 하지만, 이는 조사를 계속해야 할 필요성과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 앞서 지난 8월에는 미국 펜실베니아주 조쉬 샤피로(Josh Shapiro) 검찰총장이 교회 내부 문건과 추가 증언들을 토대로 펜실베니아주 8개 교구에 300명 이상의 성범죄 가해 성직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일리노이 주 검찰 역시 시카고(Chicago) 대교구를 비롯해 벨빌(Belleville), 졸리엣(Joliet), 피오리아(Peoria), 락포드(Rockford), 스프링필드(Springfield) 각 교구의 문건을 열람했다. 성직자 성범죄 고발 접수 절차 및 조사 과정과 관련된 문건들이 주로 검토되었다고 일리노이 주 검찰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매디건 검찰총장은 “고발을 철저히 조사하지 않는 선택을 함으로써 가톨릭교회는 피해자와 교구민 그리고 대중에게 일리노이 주 사제가 연루된 모든 성적 비위(sexually inappropriate behavior)에 대한 온전하고 정확한 해명을 내놓아야 할 도덕적 의무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시카고 대교구장 블레이스 수피치(Blase Cupich) 추기경은 같은 날 성명을 발표하고 “성직자 성범죄라는 재앙을 해결하지 못한 우리 과오(our failures)에 대해 교회 전체의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특히 시카고 대교구는 성명서에서 일리노이 주 검찰 초동 수사 보고서에 대해 “성직자 성범죄로 피해를 입은 많은 이들에게 가해진 심각한 피해를 인정하고 이에 슬픔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신도 전문가가 중심이 되어 성범죄 조사, 교육, 치유 과정을 제공하는 아동청년사무국(Office for the Protection of Children and Youth) 등 대교구 차원의 진상규명과 치유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시카고 대교구는 2002년부터 모든 성직자 성범죄 고발 건을 사법 당국에 신고했으며, 과거 사건들도 신고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일리노이 주 검찰 초동 수사 보고서 역시 “두 교구만 가해 성직자 명단을 공개했다”고 지적했는데 이 두 교구는 시카고 대교구와 졸리엣 교구였다. 보고서는 나머지 교구들이 일리노이 주 검찰의 조사 전까지 “‘신빙성 있는’ 고발을 당한 전체 성직자 명단을 공개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