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난한 이에게 먹을 것을 주면, 사람들은 나를 성인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왜 그들이 가난한지를 물으면, 사람들은 나를 공산주의자라고 부른다.
가난한 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 군부독재에 맞서 투쟁한 브라질의 엘데르 카마라(Hélder Câmara) 대주교의 시복을 위한 교구 예비 심사가 지난 19일 종료됐다.
엘데르 카마라 대주교(1909-1999)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브라질 군부 독재에 저항한 인물로 가난한 이들의 권리와 민주주의를 옹호해왔다.
이로 인해 군부의 살해 협박을 받기도 했던 엘데르 대주교는, 로메로 대주교와 마찬가지로, 익명의 암살단에 의해 가까운 친구였던 안토니오 엔리케 페레이라 네토(Antônio Henrique Pereira Neto) 신부를 잃기도 했다.
카마라 대주교는 “내가 가난한 이에게 먹을 것을 주면, 사람들은 나를 성인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왜 그들이 가난한지를 물으면, 사람들은 나를 공산주의자라고 부른다”라는 발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우리가 무관심해서는 안 될 울음소리 가득한 비참한 상황들이 존재한다”고 말하며 브라질의 빈곤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모든 회기에 참석하기도 했던 카마라 대주교를 두고 교황 바오로 6세는 “가난한 이의 형제, 나의 형제”라고 부르기도 했다.
대통령 사임 후 권력 구조에 대한 불만으로 군부와 우익이 결합해 쿠데타를 일으킨 1964년 카마라는 브라질 북동부에 위치한 올린다-헤시피(Olinda-Recife) 대교구의 대주교로 임명되어 1985년까지 교구장직을 수행했다.
카마라 대주교의 시복 청원인 조시엘 고메스(Jociel Gomes) 신부는 지난 5일 이탈리아 주교회의 산하 < Avvenire >와 인터뷰를 갖고 고 카마라 대주교와 그의 시복 절차에 대해 설명했다.
고메스 신부는 카마라 대주교가 “우리에게 가난한 이들과, 자신을 지키지 못하는 이들, 소외받은 이들을 잊지 말라고 권고하는 것”이라며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역사 속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들, 억압받고 고통 받는 이들의 권리를 위해 투쟁해야 한다. 우리는 정의와 평화를 실천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년간의 교구 예비 심사 과정을 끝마치고 시성성에 시복 문건들이 도착했다며 “로마에서 시성성 심사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메스 신부는 “카마라 대주교의 삶과 성덕이 세상에 선포되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특히 최근 성인으로 선포된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를 언급하며 고메스 신부는 “둘은 모두 하느님과의 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이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열렬히 설교하고 있는 ‘밖으로 나가는 교회’, 즉 지리적 변방과 존재의 변방에 닿을 수 있는 교회의 선구자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