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로마 현지시간) 교황청은 성직자 성범죄 문제의 보편적 해결책을 내놓기 위해 2월 21-24일에 개최되는 전세계 주교회의 의장단 회의 방식과 구성을 공개했다. 알레산드로 지소티(Alessandro Gisotti) 교황청 임시 공보실장은 또한, 이번 회의를 바라보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기대를 전했다.
주교회의 의장단 회의는 본회의, 실무회의, 증언 청취 및 공동기도로 구성되며 그 외에도 23일 참회 예식과 24일 폐막 미사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이 본회의 진행을 교황청 공보실장을 지낸바 있는 페데리코 롬바르디(Federico Lombardi) 예수회 신부에게 일임했다고 공개했다.
지소티 임시 공보실장은 2월 회의의 목적이 “모든 주교들이 성범죄라는 전세계적 문제를 예방하고 퇴치하기위해 해야 할 일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라며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세계적 문제는 세계적 대응으로만 해결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다”고 전했다.
학술회의가 아닌 사목자들의 회의가 되기를, 이번 회의가 기도와 식별, 교리적이면서도 실무적인 차원의 모임이 되기를 바란다.
지소티 공보실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 같은 바람을 전하며 각 주교회의 의장들이 2월 회의를 통해 각국 상황에 적용 가능한 구체적 규율을 가지고 각국으로 돌아가서 성직자 성범죄를 예방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며, 사건 은폐 등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책임을 다하게 하는 것을 가장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교황청은 여러 경로로 2월 회의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소티 공보실장은 “교회가 (이번 회의를 통해) 학대 퇴치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이 회의가 지난 15년 간 교회가 멈춤 없이, 확고히 이어온 고통스러운 여정의 한 단계임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이번 회의가 새로운 것이라기 보다는 기존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 안드레아 토르니엘리 교황청 홍보부 편집국장은 < 바티칸뉴스 > 영어판 사설에서 “2월 회의에 대한 언론의 과도한 기대가 존재한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기대가 사목자들간의 모임, 그중에서도 교황과 함께 학대라는 주제에 대해 묵상할 전세계 주교회의 의장들 간의 만남이 갖는 교회 내부적 의미를 가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세계 주교회의 의장들의 참여를 통해 “사람들이 이번 위기의 심각성을 더 깨닫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회의의 구체적 목적이 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교들로 하여금 “진실을 존중하고 사건 관련자들을 고려하여, 피해자를 보호함으로써 더 이상 어떤 사건도 가로막히거나 은폐되지 않도록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르니엘리 편집국장은 전세계 성직자 성범죄 사태 해결을 위해 “규율, 법률, 법조항 및 절차가 점점 더 정확해지고 명확해진다고 해도 충분치 않다”며 “이를 적용해야 할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변화하지 않으면 이것들만으로는 절대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