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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경제성 장관 조지 펠 추기경, 보직 해임
  • 끌로셰
  • 등록 2019-02-27 16:28:52
  • 수정 2019-02-28 14:3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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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NBC)


지난 해 12월, 아동을 상대로 한 5건의 성범죄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교황청 경제성(사도좌 재무원, Secretariat for the Economy) 장관 조지 펠(George Pell) 추기경의 판결 보도금지 조치가 호주시간으로 지난 25일 해제됐다.


2018년 말, 조지 펠 추기경을 상대로 제기된 다른 성범죄 관련 재판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해당 재판 전까지 보도금지 명령을 내린 탓에 호주 언론들은 조지 펠 추기경의 유죄 선고를 보도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해외 일부 언론이 이를 보도하면서 사건이 알려진 바 있다


조지 펠 추기경은 1996년 호주 멜버른 대교구장으로 취임한 직후 멜버른의 세인트 메리 대성당(St.Mary's Cathedral)에서 두 명의 남아를 성추행했다. 이외에도 1970년대 여러 남아를 상대로 한 아동성범죄 혐의가 제기되었으나 해당 재판은 모종의 사유로 기각되었다. 


펠 추기경 측 변호인은 이에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이에 앞서 오는 27일에는 검사 측과 변호인 측의 형 집행 방식에 대한 변론이 열린다. 27일에는 형 집행에서 아동성범죄의 심각성과 같은 펠 추기경에게 불리한 사유와 더불어 초범, 고령의 나이 등 펠 추기경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는 참작 사유들을 다투게 된다.


조지 펠 추기경은 2017년 6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허락을 받아 사도좌 재무원 장관직을 임시 휴직했다. 하지만 2018년 말 펠 추기경의 유죄 소식이 들려오자 교황청은 판결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동시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황청 개혁을 자문하는 추기경 자문단(C9) 구성원 교체와 함께 조지 펠 추기경이 C9 소속이 아니라는 소식을 알렸다. 


소식을 접한 호주 주교회의 의장 마크 콜리지(Mark Coleridge) 대주교는 성명서를 내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했다. 콜리지 대주교는 피해자들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말과 함께 “펠 추기경의 과거 성범죄 유죄 소식은 호주와 전 세계의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며 “주교들은 모든 사람이 법 앞에 평등하며 호주 법체계를 존중하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해당 판결을 낸 호주 법원은 추기경 측 법조팀이 제기한 항소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6일 교황청 임시 공보실장 알레산드로 지소티(Alessandro Gisotti)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7년 6월 조지 펠 추기경이 호주로 돌아갔을 때 이미 공적 성무 집행 금지와 아동과의 접촉을 막기 위한 ‘예방 조치’(precautionary measures)를 내린바 있다고 밝혔다.  


지소티 공보실장은 “호주 주교회의 의장 입장에 동의한다”면서 “이미 밝혔듯이 우리는 호주 사법당국을 최대한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러한 존중에 따라 항소심 절차 결과를 기다릴 것이며 조지 펠 추기경에게 방어권이 있음을 다시 알린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지소티 공보실장은 공식 입장문이 아니라, 이례적으로 공식 SNS를 통해 “조지 펠 추기경은 더 이상 재무원 장관이 아니다”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펠 추기경은 2014년 2월 재무원 장관으로 임명되었으며, 교황청 장관직은 보통 5년을 주기로 갱신된다는 점에서 펠 추기경의 장관직 연임 포기 또는 장관직 해임과 이번 재판결과 공개가 우연히 맞아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가톨릭매체 에 따르면 조지 펠 추기경이 저지른 성범죄 피해자 중 한 명은 재판 결과 공개 이후 “지금까지 부끄러움, 외로움, 우울함을 겪어왔다”고 털어놨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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